점수가 필요할 때마다 최형우(40)가 있다.
프로야구 KIA가 4월 마지막 주중 3연전을 5-0 승리와 함께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NC를 홈 광주로 불러들여 1패 후 2연승을 달성했다.
지난 21~23일 삼성과의 시리즈를 스윕승으로 장식한 후 두 시리즈 연속 승패마진 흑자를 냈다.
시즌 9승(11패)을 신고하며 승률 5할선에도 근접해간다.
긴장감 넘치는 ‘0’의 행진이 계속되던 경기다.
선발 등판한 두 좌완이 순항했다.
KIA가 자랑하는 ‘고졸 루키’ 윤영철이 위기를 막으며 5이닝 무실점했다.
데뷔 처음으로 상대에 홈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뒤를 이은 장현식, 전상현도 마찬가지였다.
핵심은 홀로 KIA에 맞선 NC 구창모였다.
무시무시한 피칭이었다.
1회말부터 7회말 첫 타자까지 19타자 연속 아웃을 잡았다.
단 하나의 출루도 없는 퍼펙트 피칭으로 KIA는 이렇다 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변곡점은 퍼펙트 행진이 깨질 때 찾아왔다.
KIA에 운이 따랐다.
제대로 떨어진 스플리터에 배트를 가져다 댄 김선빈의 타구가 2루수 우측, 우익수 앞 애매한 공간으로 향했다.
2루수 박민우가 내달렸지만 공은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KIA의 첫 안타, 첫 출루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흔들린 구창모는 볼넷까지 내주며 1사 1,2루에 몰렸다.
이제 문제는 KIA가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릴 수 있는지였다.
흐름을 깰 점수가 간절했던 순간. 그 곳에 최형우가 있었다.
이날 삼진 1개,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시프트에 걸린 땅볼로 고개를 떨궜던 그는 2B2S 카운트에서 구창모의 슬라이더를 때려 내야를 뚫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기 충분했다.
나비효과는 대단했다.
황대인의 희생플라이를 시작으로 이우성, 한승택의 적시타가 쏟아져 순식간에 5-0이 됐다.
잠잠하던 KIA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혈을 뚫은 최형우의 한방은 그만큼 결정적이었다.
‘또 최형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난 삼성전 스윕의 중심에 있던 그다.
21일 끝내기 3점 홈런, 24일 3안타 경기가 줄지었다.
이 기간 KBO 역대 최다 2루타 기록도 경신했다.
팬들이 내내 그의 이름 석 자를 연호했다.
그 활약이 그대로 NC와의 시리즈까지 이어졌다.
매 경기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이 0.328까지 올라왔다.
구창모를 무너뜨리는 결승타까지 때려내는 ‘클러치 능력’은 덤이었다.
1983년생 베테랑의 나이를 잊은 질주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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