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미 KBO리그 최고 스타다.
단순히 기량만 뛰어난 게 아니라 경험도 누구보다 빠르면서 굵직하게 쌓았다.
만 23세, 입단 5년차지만 오를 수 있는 큰 무대는 모두 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제외한 모든 국제무대에 나갔고 2년차였던 201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뛰었다.
3년차였던 2019년 한국시리즈(KS)에서는 타율 0.412로 뜨겁게 배트를 휘둘렀다.
늘 그랬듯 큰 경기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인 키움 외야수 이정후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WC)도 그랬다.
비록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WC 두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는 이정후였다.
WC 1차전 9회초 결승타 후 포효와 세리머니는 올시즌 그 어떤 장면보다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WC 2경기 동안 타율 0.556(9타수 5안타)로 역시나 뜨겁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키움과 이정후가 앞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선수로서 정상에 올라 MVP를 수상할 수는 있으나 우승 트로피와 우승 반지까지 차지한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팀 전력만 봐도 KS에 진출했던 2019년과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당시는 모든 포지션에 특급 선수가 가득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정후를 향한 의존도만 높아지고 있다.
이정후 또한 이런 부분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올시즌 중반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2019년을 돌아보며 “당시만 해도 팀에 샌즈, (김)하성이형 등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우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이룬 팀이었다”며 “그 때와 비교하면 내 위치도 좀 달라졌다.
이제는 늘 중심타선에 선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말대로 2019년 키움에는 100타점을 훌쩍 넘겼던 외국인타자, 그리고 지금은 빅리그로 떠난 초특급 유격수가 있었다.
박병호도 언제든 홈런을 쏘아 올리는 4번 타자였고 외국인 원투펀치부터 토종 선발진, 그리고 불펜진까지 양질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핵심선수들이 하나둘씩 이탈했다.
올겨울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군복무에 임하며 박병호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흔히 우승은 하늘이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정도 전력을 갖춰야 하늘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유독 키움에서만 등장하는 것 같았던 어린 영웅들이 이제는 전구단에 두루 나타난다.
어느정도 성공을 이루곤 했던 외국인선수 영입 또한 최근에는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다.
육성시스템 상향 평준화, 신인·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시스템 개선 등이 이뤄지면서 키움만 잘 했던 것을 이제는 다른 구단들도 잘 한다.
 | 키움 선수들이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두산에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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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정후와 키움이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정후는 앞으로 2년만 더 뛰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선배 김하성이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할 최적의 나이인 만 25세에 빅리그행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키움이 앞으로 2년 동안 우승 전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 이정후가 다시 KS 무대에 오를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슈퍼스타는 큰 무대에서 더 강한 빛을 낸다.
이정후가 늘 그랬다.
그런데 앞으로 2년 동안 이정후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얼마나 높이 올라갈지는 알 수 없다.
늘 불안한 히어로즈 구단 상황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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