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값진 시간이었어요.”
첫 경기, 첫 선발, 첫 홀드, 첫 승 등. 우완 투수 문동주(19·한화)에게 2022시즌은 온통 ‘처음’이었다.
자신의 이름 석 자 아래 기록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은 꽤 특별한 기분이었다.
이 모든 순간순간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물론이다.
항상 웃기만 한 것은 아니다.
프로세계에 발을 내딛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적응해 나가야 할 것도, 배워야할 것도 산더미였다.
문동주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프로라는 것을 경험한 값진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 하나둘 쌓아나간 오늘
‘슈퍼루키’라는 수식어를 안고 출발했다.
2022 신인드래프트서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우수한 신체조건(프로필 기준 188㎝, 98㎏)에 150㎞대 강속구, 변화구 제구까지 갖춘,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일거수일투족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신인에겐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문동주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나도 모르게 의식은 했었던 것 같다.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잠재력만큼은 확실했다.
습득력부터가 뛰어났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쫙쫙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서클체인지업이 대표적이다.
입단 후 최원호 2군 감독에게 전수받아 장착, 곧바로 실전 무대에서 활용하는 패기를 보여줬다.
문동주는 “어떻게 보면 프로에 와서 던진 변화구들은 대부분 새로 배운 것들이었다”고 운을 뗀 뒤 “그래서 오히려 더 당당하게 던졌다.
‘이제 막 던지기 시작한 구종인데 안타 좀 맞으면 어때’라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만나기도 했다.
부상 악재다.
스프링캠프 도중 내복사근을 다친 데 이어 6월엔 견갑하근 부분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았다.
1군 무대가 익숙해지려할 때쯤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올해 13경기 출전에 그친 배경이다.
문동주는 “솔직히 좀 속상했다.
(당시) 야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면서 “서산(한화 2군)에 있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조금 늦었지만 마지막 등판(10월 3일 SSG전)서 승리를 따내 기뻤다”고 전했다.
◆ 날개를 펼칠 내일
다시 뛴다.
시즌은 마무리됐지만 문동주는 여전히 경기에 나가 공을 던지고 있다.
11월 초까지 예정된 연습경기 및 교육리그에 참여한다.
힘든 기색은 그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남들 던질 때 많이 안 던지지 않았나. 시즌 막바지 좋았던 흐름을 유지하고 싶다”고 웃었다.
비시즌 계획도 하나둘 세워가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아프지 않는 것이다.
문동주는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 몸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굵직한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에 출전한다.
팀 코리아(KBO 올스타팀)에, 그것도 한화 선수단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KT 감독이 사령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문동주는 “처음 봤을 때 정말 놀랐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빅리거를 상대한다는 게 생각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조만간 선배 문동주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후배가 생겼다.
특히 2023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합류한 김서현과의 시너지 효과는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둘 다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일부 팬들은 선발 문동주-마무리 김서현으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상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동주는 “나도 상상은 해봤다”면서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둘 다 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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