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 잊은 개막 8연승, SSG에는 특별한 게 있다[SS 집중분석]

SSG 최주환(오른쪽)이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쐐기 3점포를 뽑아낸 뒤 박성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SSG랜더스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SSG가 KIA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압박 야구를 표방한 KIA에 ‘압박은 이렇게 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완승이다.
SSG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11-2로 대승했다.
KIA 선발 로니 윌리엄스의 제구난조와 수비 실책을 발판 삼아 주도권을 잡은 뒤 쉴 새 없는 공격으로 조기에 승리를 낚아챘다.
9-0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린 4회말, KIA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하나 둘 구장을 떠났을 정도로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이날 승리로 SSG는 개막 8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2일 창원 NC전 4-0 승리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았다.
개막 8연승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최다 기록이다.
2003년 한화와 개막전부터 4월13일 사직 롯데전까지 8연승을 질주한 KIA가 작성한 것과 19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했다.
SSG는 2003년 4월17일 수원 현대전까지 10연승을 달린 삼성의 개막이후 최다연승 기록에 도전한다.

SSG 한유섬이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회말 우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제공 | SSG랜더스

SSG 김원형 감독은 “연승하면 물론 기분 좋다.
그러나 이제 개막했고, 많은 경기가 남아있어 현재 순위는 큰 의미 없다.
선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어 부상없이 현재 분위기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감독은 낮은 자세를 취했지만, 선수들은 질 생각이 없다.
상대의 작은 틈이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들어 흐름을 끌어온다.
이날 경기에서 2회말 1사 3루에서 최주환의 날카로운 타구를 KIA 3루수 김도영이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하마터면 3루에 있던 한유섬이 태그아웃될 수 있는 상황. 한유섬은 재빨리 3루를 밟았고, 최주환은 전력질주했다.
프로데뷔 후 3루수 훈련을 시작한 김도영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1루로 송구했지만, 볼은 1루수 황대인의 키를 훌쩍 넘었다.

SSG 노경은이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많은 홈팬 앞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SSG랜더스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을 뽑은 SSG는 박성한이 좌전안타를 친 뒤 중계 플레이가 느슨한 틈을 타 2루를 점령했다.
기선을 제압한 SSG는 3회에도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를 생환시켰고, 4회말 박성한의 솔로홈런과 최주환의 쐐기 3점 홈런 등 멀티홈런을 폭발하며 6점을 뽑았다.
상대가 피해 갈 틈을 내주지 않고 무섭게 몰아치는 집중력으로 개막 8연승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이 많은 팀이어서 경기 상황에 따라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올해 스트라이크존을 정상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짚었다.
우선 투수나 타자 모두 공격적으로 대응할 환경이 조성됐다.
여기에 베테랑의 위기의식이 시너지효과를 냈다.
베테랑 타자들은 자기 만의 스트라이크존이 확고한데, 볼로 판단한 게 스트라이크 선언이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볼카운트와 관계없이 확실한 ‘스트라이크’라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밀기 시작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니 자신감이 붙어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선이 적절한 시점에 득점지원을 해주니 투수들도 거리낌 없이 자기 공을 던지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KIA 김종국 감독이 “연승하는 팀은 기(氣)가 세다”고 말한 이유가 드러난 주말 3연전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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