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선발투수 고영표. 고영표는 도쿄 올림픽 이후 로케이션을 넓게 활용하면서 더 빼어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지만 로케이션 상단에도 투구하며 타자들의 시야를 흔든다.
고척| 스포츠서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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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나는 옛날부터 인하이를 던졌다.
특히 삼성을 상대할 때는 양준혁과 이승엽을 잡기 위해서라도 인하이를 던져야 했다.
”
메이저리그(ML)에서는 하이 패스트볼이 대세다.
야수들의 수비력이 향상되고 시프트 적중률까지 높아지면서 타자들은 공을 띄우는 데 집중한다.
타자들이 어퍼 블로우 궤적의 스윙으로 장타를 노리는데 투수들은 이에 맞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공을 던지고 있다.
스윙 궤적을 벗어나는 곳에 로케이션을 집중해 헛스윙 혹은 내야 플라이를 노린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ML) 콜로라도 소속이었던 2019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타자들의 스윙 궤적을 보면 하이 패스트볼 없이 살아남을 수 없었다.
포수도 당연한 듯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KBO리그도 비슷한 흐름이다.
타자들의 장타 선호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
롯데 정훈처럼 어퍼 블로우 스윙으로 성공을 거둔 선수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ML처럼 투수들의 하이 패스트볼 비중이 맞물려서 올라가지는 않는다.
일단 스트라이크존 상단이 ML보다 좁다.
더불어 투수 입장에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낮은 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쉽지 않다.
스크라이크존 하단에 꾸준히 공을 던지는 것 만큼이나 상단에 공을 던지는 것도 기술과 훈련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시대를 앞서가는 팀이 있다.
막강 마운드를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는 KT다.
현역시절 특급 사이드암 투수로 활약했던 이강철 감독은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투수들에게 하이 패스트볼을 주문하고 있다.
이 감독은 후반기 맹활약하는 고영표에 대해 “스크라이크존을 이전보다 넓게 활용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후 달라진 부분”이라며 “예전에는 바깥쪽 위주로 던졌다.
이제는 몸쪽도 던지고 스트라이크존 상단에도 공을 던진다.
로케이션을 상하좌우 모두 사용하면서 타자들에게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후반기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8, 9월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27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영표만 스크라이크존 상단을 공략하는 게 아니다.
높은 타점을 자랑하는 오른손 선발투수 배제성도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를 넓게 활용한다.
지난해 두 번째 전성기를 보낸 베테랑 투수 유원상, 올해 유원상처럼 재도약을 이룬 박시영의 비결도 하이 패스트볼 구사에 있다.
이 감독은 “원상이는 한참 좋았을 때처럼 구속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타점이 높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각이 크다.
장점을 더 살리기 위해 하이 패스트볼을 주문했고 지난해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피치가 잘 됐다”며 “시영이도 그렇다.
데려올 때부터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박시영은 올해 평균자책점 2.56, 10홀드를 기록하며 30대 초반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고 있다.
 | | KT 이강철 감독. 수원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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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의 하이 패스트볼 강조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그는 현역 시절을 돌아보며 “나는 옛날부터 인하이(몸쪽 높은 지점 패스트볼)를 던졌다.
인하이를 던지는 훈련도 꾸준히 했다”며 “특히 삼성을 상대할 때는 양준혁과 이승엽을 잡기 위해서라도 인하이를 던져야 했다.
둘다 스윙 궤적이 몸쪽에서 어퍼 블로우가 된다.
몸쪽 높은 곳을 공략해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부터 유난히 야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깊고 넓었던 이 감독이다.
이 감독을 통해 KT 마운드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KT는 28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71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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