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내야수들이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프로야구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수비를 마치며 4-2로 승리한 후 자축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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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우리팀에 생각보다 홈런 칠 선수가 많아. 한 방이면 분위기 갖고 올 수 있어!”
KT 강백호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이 7회초 수비가 끝나자 함께 온 친구와 결의에 찬 표정을 지었다.
강백호가 아니더라도 홈런 한 방 터져나오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이어 시작한 7회말 KT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배정대가 두산 이영하의 바깥쪽 슬라이더(134㎞)를 걷어 올려 좌월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아치로, 팀 창단 후 한국시리즈(KS)에서 터진 1호 홈런이었다.
팬의 염원이 현실이 된 순간, 1루쪽 관중석을 가득채운 붉은 신호등이 춤을 췄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 KT 7번 배정대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프로야구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이영하를 상대로 좌월 1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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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달라졌다.
강력한 예방주사를 맞아서인지 단기전 귀재인 두산에 단 한순간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차분하게 경기를 즐기는 인상을 풍겼다.
KT의 역사적인 KS 첫승은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팀 KT’로 일궈냈다.
KT는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KS 1차전을 4-2로 이겼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7.2이닝 동안 투구수 100개로 7안타 1실점으로 역투해 승리 디딤돌을 놓았다.
4회말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1-1 동점이던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배정대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끌어온 솔로 홈런으로 창단 첫 통합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힘의 균형에 균열이 생기자 KT는 상대 실책을 더해 두 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쿠에바스가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켜, KT 이강철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 고영표는 하루 더 수면 아래에 머물렀다.
 |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두산 박건우(오른쪽)의 2루 도루 때 KT 2루수 박경수가 태그를 시도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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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산과 맞붙은 플레이오프(PO)에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KT다.
이 감독도 “정규시즌과 달리 조급했던 것 같다.
PO를 넘어서면 KS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감독 스스로 발목을 잡은 게 아닌가 후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올해는 KS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
괜히 나까지 말을 보태면 선수들이 더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믿고 간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믿음은 선수들이 각자 준비한 것을 완벽히 펼치는 토양을 제공했다.
가장 눈에 띈 장면 중 하나가 5회말 공격. 1사 2루에서 조용호의 타구가 중견수 앞으로 날카롭게 뻗었다.
왼쪽 펜스 직격 2루타로 KS 1로 안타를 신고한 2루주자 심우준은 서너발 3루로 달리더니 몸을 돌려 중견수를 바라봤다.
 | KT 강백호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7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두산 이현승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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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타순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 정석대로 하프웨이(누와 누 사이에서 타구 결과에 따라 주루하는 방식)를 했다.
1-1로 팽팽한 상황이었고, 짧은 안타로도 홈을 노릴 수 있는 발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력질주’할 만한 타구였다.
그러나 쏜살같이 날아든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글러브에 타구가 빨려 들어갔다.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막내급’인 심우준의 플레이는 여유가 없었다면 할 수 없는 동작이었다.
KT 박경수는 “NC, SSG와 치른 정규시즌 마지막 두 경기, 삼성과 한 타이브레이크 게임으로 ‘조바심은 경기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강력한 예방주사를 맞은 셈인데, 이미 KS 같은 분위기를 느꼈고, 그 속에 승리를 따낸 경험이 있으니 KS에서도 마음껏 우리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KT의 첫 KS는 박경수의 예언(?)대로였다.
정규시즌과 다름없는 평정심으로 경기를 지배한 팀 KT가 ‘막내의 성장’을 뛰어난 경기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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