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KS)가 14일부터 열린다.
승부의 핵심은 7년연속 KS에 진출한 두산의 ‘가을DNA‘와 창단 첫 KS무대에 오른 KT의 ‘준비태세’에 있다.
양 팀은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우승경험이 없는 KT는 큰 경기 부담과 긴장을 버려야 하고, 두산은 PO(2선승제)와는 결이 다른 KS(4선승제)에 대비해야한다.
양적으론 가용선수가 풍부한 KT가 여유롭고, 심적으론 최종무대까지 오른 두산이 여유롭다.
아마 두산은 부담없이 즐기면서 KS에 나설 것이다.
두산이 올해도 KS에 진출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지만, 두산은 외인 원투펀치의 부재와 적은 선수풀로 최종전까지 올라왔다.
대단하다.
원동력은 감독과 선수의 ‘시너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현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해 적확하게 기용했다.
이에 선수는 기대이상으로 활약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경기를 치를수록 양자간의 신뢰를 쌓는다.
그 결과 두산은 전력이상의 성적을 만들어냈다.
더불어 선수들의 집중력과 응집력을 칭찬하고 싶다.
각자 위치에서 ‘내가 무너지면 다음은 없다’라는 책임감과 절박함이 보였다.
KT는 이런 두산의 플레이 특징을 분석했을 것이다.
더불어 키움,LG,삼성의 패배를 눈여겨보며 힌트를 얻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PO 2차전에서 나온 구자욱의 수비는 KT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큰 경기에선 초반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KT는 지쳐있는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한 삼성과 LG타선을 분석하며 볼카운트 싸움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것이다.
양 팀은 거듭된 만루 상황에서도 득점하지 못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이미 KT와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 16차전을 통해 상대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선수 개인별로 가진 데이터와 팀데이터가 쌓여 있다.
그러나 KS무대는 평시와 다르다.
특히 최근 실전을 치르지 못한 KT선수들은 현재의 몸상태를 바탕으로 새롭게 데이터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작전을 가져가야 한다.
초보감독의 실수는 대부분 변수에 대응하지 못한 경직성에서 나왔다.
그리고 타자는 투수가 공 하나라도 더 던지게 해야 한다.
상대 투수를 괴롭혀야 승산이 올라간다.
야구는 개개인의 볼카운트 싸움부터가 시작이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중요한 이유다.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투수가 던질 공은 예측 범위에 들어온다.
야구는 확률싸움이다.
가장 큰 변수는 앞으로 KS까지 남은 3일이다.
이 시간은 두산 투수들에겐 보약과 같다.
7차전까지 가는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
투수의 경우 베스트 몸상태가 아니면 자신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면 마운드에서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그러면 리듬과 밸런스가 깨진다.
실전에서 릴리스포인트가 0.1mm만 어긋나도 18.44m 떨어진 홈플레이트에선 공 한개 차이가 난다.
그 차이로 성공과 실패가 나뉜다.
투수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으로 못던지면 패한다.
반면 72시간이 두산 타자들에겐 유불리가 작용한다.
체력면에선 도움이지만 타격감 유지는 미지수다.
두산은 공격력을 앞세워 KS까지 왔다.
휴식후, 리그 최고의 마운드를 자랑하는 KT를 상대로 지금까지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타자의 감은 1일, 2일, 그리고 3일 휴식에 따라 미묘하게 변한다.
휴식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포츠서울해설위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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