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보다 구위' 두산 신들린 운영에 KT는 어떻게 응답할까

두산 김태형 감독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2차전에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진출을 확정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11.10.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쓸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았기에 차라리 고민은 더 적었을지 모른다.
구위가 강한 투수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누가봐도 열세였으나 신들린 투구 교체로 또다시 새 역사를 쓴 두산 얘기다.
엔트리에 투수 13명이 있으나 역할이 고르게 분배된 건 아니었다.
선발진부터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늘 한국시리즈(KS) 7차전을 치르듯 투수진을 가동해야 했다.
선발투수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만큼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불펜진을 가동했고 중간투수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중간투수 이영하와 홍건희가 불펜에서 기둥 역할을 했고 선발투수 최원준과 김민규도 고군분투했다.
상대 타자에 맞추기 보다는 투수를 믿고 운영하면서 기적을 이뤘다.
반면 상대는 철저히 데이터를 중시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 상대 LG는 3차전에서 임찬규, 앤드류 수아레즈에 이은 세 번째 투수로 김윤식을 내세웠다가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김윤식이 정규시즌 두산 클린업(박건우·김재환·양석환)에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러한 운영을 했다.
그러나 김윤식은 박건우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교체됐다.
많은 이들이 이정용을 생각하고 있을 때 김윤식이 나왔고 이정용은 김윤식 다음 투수로 등판했다.
준PO 3차전 승패가 갈린 지점이었다.

LG 투수 김윤식(가운데)이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두산 김재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삼성도 비슷했다.
삼성은 PO 2차전에서 선발투수 백정현 다음 투수로 최지광을 내세웠다.
그리고 최지광은 첫 타자 정수빈에게 볼넷, 다음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준PO 3차전과 흡사한 장면이 나왔다.
최지광은 타자 세 명만 상대하고 원태인과 교체됐다.
많은 이들이 백정현 다음 원태인, 선발 1+1 운영을 예상했는데 의외의 카드를 펼쳤다가 경기 초반 기세를 상대에 빼앗기고 말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정수빈과 페르난데스까지는 계획된 상황이었다.
김재환부터 원태인이 맡기로 미리 약속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최지광은 올해 정수빈과 두 차례 대결에서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에게도 피안타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1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2차전 2회말 최지광으로 교체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데이터는 중요하다.
승리 확률을 높이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다른 무대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석자료를 활용하고 준비도 철저하다.
더불어 정규시즌보다 훨씬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기세가 곧 결과가 된다.
기교파 투수보다는 파워피처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

KT 이강철 감독이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 경기 1회초 1사 만루 장성우 중견수 플라이 아웃에 대해 비디오 요청을 하고 있다.
2021.10.30.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정규시즌 우승팀 KT는 두산이 올라오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역시 한국시리즈(KS) 마운드 뎁스에서도 KT가 두산을 압도한다.
두산이 선발투수 2, 3명으로 근근이 운영하는 것과 달리 KT는 선발투수 5명 중 한 명을 불펜진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KT의 승리, 두산의 패배를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포스트시즌 시리즈가 그랬듯 KS 또한 김태형 감독과 이강철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야구포럼 입니다.

관련메뉴

파워링크 등록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