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10번째 경기 만에 성사된 외국인 투수 맞대결이다.
선발 왕국 입지를 기반으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벼랑끝에 몰린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를 각각 한국시리즈(KS) 3차전 선발로 내세운다.
불안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어느 경기보다 강한 정신력이 요구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KT가 앞선다.
이미 1, 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두 경기 모두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 투수들 간에는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가 있어 한 두명이 역투 릴레이를 하면 다른 투수들도 힘을 낸다.
시즌 33경기에 등판한 데스파이네는 188.2이닝을 소화하며 13승 10패 평균자책점(ERA) 3.39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그러나 9월 8일 KIA전 1.2이닝 4실점을 시작으로 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달 29일 키움전까지 10경기에서는 59.1이닝 동안 29실점(28자책) ERA 4.25로 썩 만족스럽지 않은 투구를 했다.
혼신의 역투로 표현할 만한 경기는 없었고, 설렁설렁 던진다는 인상마저 풍겼다.
데스파이네가 KT의 창단 첫 KS 1선발에서 밀려난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두산에 비교적 약하다는 점도 고민이다.
올시즌 세 차례 맞대결을 했는데 18.1이닝 11실점으로 1승 1패 ERA 5.40을 기록했다.
김재환에게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9개를 내줬고, 박세혁, 양석환, 강승호에게 모두 상대타율 4할로 약했다.
그나마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ERA 2.92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한점은 위안거리다.
2차전 MVP 박경수와 승리투수 소형준 모두 “데스파이네가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홈팀으로 KS 3차전을 치르는 두산은 어깨 통증에 시달리던 미란다를 드디어 출격시킨다.
포스트시즌 시작 직전 전열에서 이탈한 미란다는 불펜에서 30개를 던지며 ‘이상없음’을 확인했다.
시즌 14승(5패) ERA 2.33에 탈삼진 225개로 최동원상까지 받은 왼손 1선발의 뒤늦은 출격이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을 건져낼지 관심이 쏠린다.
KT전에는 크게 재미를 못봤다.
다섯차례 등판해 경기당 평균 5이닝 꼴인 25.1이닝을 소화했고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5실점(12자책)해 1승 1패 ERA 4.26의 성적을 남겼다.
KS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에는 황재균에게 홈런 1개를 허용했고, 호잉(4할) 유한준 심우준(0.333) 강백호(0.308) 등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강백호에게는 삼진 6개를 빼앗아내고도 4타점을 헌납해 위기 때 만나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고척 마운드는 한 번 올랐는데, 6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어깨 통증 탓에 긴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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