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라이딩의 위험성과 대응8

[* 비회원 *]
등록일 2015-12-20 21:47
조회수 2881

저는 겨울용 글만 많이 쓰는것 같네요. ㅎㅎㅎ

가끔 탈만한 날씨라며 동계라이딩 경험이 없는 분들과 라이딩을 하거나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조향이 불안해진다던가, 급격히 체력이 저하된다던가, 낙차를 했다 하는 소식을 자주 듣게 됩니다. 물론 저도 추워진 날씨덕에 낙차 두번, 낙차위기 한번 정도의 경험이 있네요. 아까운 수십만원짜리 동계자켓이랑 빕에 구멍도 많이 냈죠. ㅜㅜ

1. 누구나 아는 위험. 눈과 얼음
당연히 위험한건 모두 잘 알죠. 지금 얘기하려는건...날씨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그늘진 구역에 눈에 안띄게 얼어있는 블랙아이스와 정오전까지 심심찮게 마주치는 서리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염화칼슘 뿌려진거처럼 보이는 뿌연 길... 서리가 내린것 일 수 있어요. 그리고 아스팔트에서 좀 더 검게 매끈해 보이는 부분.. 블랙아이스일 가능성이 높구여. 그늘진 곳을 지날땐 특히 주의해야합니다. 비나 눈이 오지 않았더라도 주변 민가나 공사장에서 물을 뿌려놓는 일도 많기 때문에 날씨를 너무 과신하면 안됩니다.

살짝 얼어있는 이런 곳을 지날때는 브레이크를 절대 잡지 마시고(슬립납니다) 직선으로 통과하세요. 절대 과속은 금물이니 진입전에 저런구간이 보이면 미리 속도를 줄이세요.

2. 급격한 체온저하
자전거를 타고 달릴때는 좋아요. 땀도 나고 덥죠. 그런데 업힐 땀 뚝뚝 흘리고 탄 후 다운힐을 내려가거나, 평지주행 실컷 한 후 야외에서 휴식하는 경우 옷안에 흐른 땀은 그대로 식어서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옷안이라 땀이 잘 빠지지도 않기 때문에 한번 식은 체온을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아요.

일단 휴식은 짧게 자주 가져주세요. 땀이 식기 전에 다시 조금씩 체온을 올려주고 땀이 너무 많이 나는 코스는 피하세요. 그리고 매우 추운날 방풍효과를 위해 바람막이를 안에 입으시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니 쉴때는 벗어서 땀을 증발시켜주세요. 약간 춥지만 이후에 원활한 라이딩을 하시려면 참으세욧. 그리고 너무 두껍게 입는 것보다는 땀 흡수가 잘되는 이너를 두겹정도 쓰시거나 망사이너를 활용하는곳도 좋아요. 관건은 젖은 상태가 금방 복구되고 공기층을 유지해주는 옷입기입니다. 실내에서 휴식하실 수 있다면 겉옷을 벗어 땀을 말려주면 좋아요

3. 손발 보온력은 평지수준으로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라이딩 시 손발은 레버조작, 클릿 패달링 등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추워지는 부분이지요. 간혹 동계장비 쓰시는 분들 보면 그냥 껴보고 따뜻하더라, 혹은 한강평지주행만 테스트 해보시는데요.... 진짜 중요한 건 다운힐 테스트더라고요.
다운힐은 몸은 안움직여서 체온이 식는데 바람은 급격히 세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손이 꽁꽁 ㅜㅜ 브레이킹미스가 일어나기 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내리막에 블랙아이스가 있다!! 으아아아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는데 손이 얼었어요!!?? 실제로 작년에 제가 그런적이 있어서 브레이크도 바꾸고 장갑이랑 바미츠까지 다 새로 샀죠.

장갑의 보온력은 아무리 좋고 비싼거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내리막은 겨울에는 가급적 미리미리 감속상태로 내려가셔서 긴급한 사태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브레이킹을 조금씩 하면서 내려가면 손이 움직이는 상태기 때문에 손 어는 현상도 조금 줄어듭니다. 가장 좋은 건 급경사 다운힐은 안하는거지만 말린다고 안탈분들 아니잖아요. ㅎㅎㅎ 이 계절에 타는 분들은 정말 무엇보다도 손 보온+움직임이 편한것에 투자 아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적당한 움직임을 보장하는 보온+방풍장갑이 좋겠죠. 랍스타장갑같은거나 방풍커버가 달린 종류의 장갑들이 보이더라고요. 안전을 위해서 손을 계속 풀어주시는것도 잊지 마시구요.

4. 적절한 보급
겨울에는 아무래도 따끈한 게 좋죠. 뱃속이 차가워지면 잦은 화장실, 배탈 등을 일으키고 체하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따끈한 종류로 드시면 좋습니다. (만두 찐빵 보급 좋더라고요. 아쉬운대로 편의점 죽도 괜찮았습니다)

5. 무리한 라이딩은 자제
설마 그럴일은 없겠지만 이날씨에 미시령 가거나 국종 하실 분 없으시죠? ㅎㅎㅎㅎ 높은 산 꼭대기들은 눈이 내린곳도 있고 서리와 수분이 얼어붙어있는 곳도 다수입니다. 특히 국종은 입문하고 초급이신분들이 많이 도전하시는 건데... 경험없는 동계 라이딩은 추천할 수가 없어요. 낙차가 많아지는 시기이고, 낙차는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거든요. 특히 겨울엔 몸이 굳어있어서 더 잘 다치더라고요. 세계적인 라이딩 잡지나 인터넷 매거진에서도 모두 겨울에는 페이스 유지하는 정도의 가벼운 라이딩을 권장합니다. 정 타고 싶으시면 엠티비나 사이클로크로스로 기변을 고려보시기 바랍니다. 로드와 겨울은 그다지 좋은 조합은 아닌거 같아요.

라이딩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 더 좋을것 같고요.

요즘도 타는 분들이 많고 저 또한 계속 타고 있지만 한분이라도 다치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