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 도마니 130Km 시승 - 제주도 법환에서 해거름 왕복 라이딩9

흔히 엔듀런스 바이크는 장거리를 달려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하지요.

도마니를 타고 서귀포시 법환에서 출발하여 제주시 해거름 도착

다시 해거름에서 출발 법환으로 복귀, 중간에 송악산 둘레길 라이딩까지 합쳐 130km 조금 넘게 라이딩을 했습니다.

 

제주 바람은 다운힐을 평지로 평지를 업힐로 만들 만큼 위력적이라 하지요.

기상예보에 나오는 풍속은 의미가 없습니다. 제주 바람은 해상 풍속을 보고 판단하는 게 맞습니다.

해거름으로 가는 길이 맞바람이었는데, 특히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인생 최고의 맞바람을 경험합니다.

 

다운힐에서 댄싱을 쳐야 합니다.

가끔은 건장한 성인이 핸들바를 잡고 있는 듯 역풍에 자전거가 멈추어 강제로 스탠딩 연습을 합니다.

측풍은 순식간에 자전거를 옆쪽으로 1m 정도 순간이동 시킵니다.

속도 케이던스 이런 것, 다 필요없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날의 바람은 다운힐을 업힐로 만들 만큼 위력적입니다.

1100, 516, 성판악 오를 때도 남겨두었던 스프라켓 한 장을 주저없이 쓸 정도였죠.

다행인 것은 일주하시는 분들에게는 바람의 방향이 순풍이었습니다.

그래도 해안선에 따라 가끔 역풍을 만날 수밖에 없고 측풍은 피하기 어렵지요.

 

제주에 올 때 저는 휠셋으로 스프린트를 선택했습니다.

1,300대 가벼운 무게의 알루 로우림 휠셋이죠. 

간혹 내구성을 의심하는 분들이 있는 휠이지만, MTB를 오래 탔던 제가 험하게 굴려도 잘 버텨주네요.

스프린트를 선택한 이유는, 먼저 한라산 중산간 업힐을 대비하기 위해서이고

다음으로, 도로에 돌들이 많아 돌 튐이 심하고, 느닷없이 비가 오기에 카본 휠셋은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로우림의 장점은 측풍입니다. 봄, 여름은 괜찮지만 11월부터 2월까지 부는 해안쪽 측풍은 

로우림으로 타도 몸의 무게 중심을 옮겨 겨우 지탱할 만큼 위험합니다.

 

도마니에 스프린트 휠셋, 슈발베원 25C 타이어로 바꾸고 장거리 라이딩을 했습니다.

복귀하는 길, 순풍이 불어 오로지 바람 덕분에 스트라바 구간 2위도 찍었지만,

맞바람 맞을 때 11-12km 겨우 나왔기에 결과적으로 평속이 18km밖에 안 되었습니다.

 

겨울 제주 일주를 계획하시는 분들은 구간 거리 예상하실 때

꼭 역풍과 측풍을 고려해서 계획을 잡으시고 휠셋은 로우림으로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측풍은 자전거를 순간이동 시키니 차도 주행시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예보의 온도보다 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으니 방풍 보온 준비 잘하시길 바랍니다.

 

힘든 라이딩 환경에서 도마니가 참 믿음직했습니다.

휠셋 교체에 타이어를 28C에서 25C로 교체했음에도 안정감과 편안함은 그대로고

속도 면에서 훨씬 나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트렉 에어로바이크인 마돈에도 아이소스피드 기능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도마니는 속도를 희생하지 않고 편안함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장거리, 거친 환경에서 장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네요.

 

중년 가장에게 자전거를 새로 장만한다는 것은 대사입니다.

무엇보다 기대는 큰데, 비용 대비 편익이 작으면 어떨까 노심초사하지요.

중년의 나이에 장거리,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도마니는 괜찮은 선택 같습니다.

 

올린 사진은 송악산 둘레길에서 찍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심해 넘어질까 걱정하며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