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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후 지인의 차를 얻어타고 속초행
시외버스터미널 가까운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7시 30분 거기를 출발하여 미시령 고갯길로 향하였습니다.
미시령 가는 길은 동해안에서부터 출발하니까 계속 오르막길입니다.
가다가 리조트 부근에서 미시령 가는 길을 한 차례 헤맸지만 그 길이 결국 그 길로 통하더군요.
남들이 미시령 힘들다 힘들다 하였는데 힘들기는 하지만
동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과 시원한 동해를 바라보며 오르는 상쾌함이 오르막길의 고통을 상쇄합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설악산 울산바위의 장엄함
멀리 뵈는 속초시와 푸르른 동해가 흐리네요 ^ ^
굽이굽이 미시령 고갯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숨이 헉헉거리면서 다리는 쇳덩이가 되어갑니다.
미시령 고갯길이 모두 '자전거전용도로' 라고 길바닥에 적혀 있네요. 다가오는 차들이 오히려 비켜서 갑니다.
그러다 그럭저럭 경치구경하면서 오르다보니 드디어 미시령 정상에 도달했습니다.
아침부터 힘을 오르는데에 쏟아부었더니 고개 내리막길에서 시속 60으로 냅다 신나게 바람을 맞으며 내려갈 수 있네요. 조심조심!!
이후로 국도46번길의 우측선을 따라 버스와 자가용, 그리고 무시무시한 덤프트럭의 고속과 굉음을 들으며 달리고 또 달립니다.
그러다 터널을 마주하는데 참 친절하게도 자전거 우회도로로 옛 국도길을 자전거전용으로 제공해 놓았네요.
다른 터널에서도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터널안으로 달리는 것은 정말 위험해요.
옛국도로 지나가니 예전에 자가용으로 지나갔던 그 모습들을 떠울리며...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국도 우측 가장자리 흰선을 따라서 가노라면 이 길의 끝은 아마 서울? 그 생각을 하면서 하염없이 패달을 돌립니다.
뜨거운 열기에 가끔 만나는 휴게소에서 휴식을 자주 취하는게 좋더군요.
어차피 혼자 가는 길, 누구에게 구애받지 않겠지만 외롭기는 마찬가지, 고독한 라이딩을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요.
자동차로만 지나갔던 길을 이렇게 쉬엄쉬엄 자전거로 동네와 산천 구경을 하면서 가니 '소 등에 올라탄 목동' 마냥 한가롭기 짝이 없네요.
달리다 달리다 보니 드디어 지치기 시작하더니 자꾸 자꾸 쉬게 됩니다. 급기야는 홍천에서 그만 퍼져버렸답니다.
오늘의 목표 지점이 양평 단월면 봉상리인데 20여Km를 남겨두었는데... 이것참 큰 일이네, 난! 감! 하! 네!!
할 수 없이 양평 사는 이종사촌 동생에게 SOS, 나 좀 데려가라~ 이렇게 하여 한참을 기다려 차를 차고 이모네 집에서 하룻밤을 쉬고서 다음날 아침에 양평 옛국도길(터널이 두 군데나 더 있어서 우회함)을 따라서 양평군립 미술관 쪽으로 한강자전거길을 만나 편안한 마음으로 달려 왔습니다. 자주 다니는 자전거길은 역시 편안하네요.
가는 길에 밝은광장 쉼터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한 잔 하면서 5년전 국토종주에 도전을 시작하였던 추억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부인의 배웅을 받으며 팔당에서 출발하여 3박 4일에 걸쳐 국토종주를 하다 만난 다섯분들과 함께 종주를 완료하였답니다.
양수리 두물머리 강가에서 시원한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잔잔한 수면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네요~
남들은 하룻만에 속초-미시령-서울 구간을 다닌다는데 저는 2박 3일간 다녀왔습니다. 느긋하게~
속초라이딩에서는 같이 가는 분을 만나지 못해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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