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인공지능(AI)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장사 다수가 해당 사업을 전혀 추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장사 최대주주의 경우 신사업 추진 발표 후 주가 차익실현에 나서는 등 부정거래 정황도 포착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테마주로 알려진 이차전지 등 7개 주요 신사업을 추가한 233개사를 조사한 결과 추진현황이 전혀 없는 기업은 129개사(55%)로 집계됐다.
추가사업에 대한 조직·인력구성, 연구 및 제품개발, 매출 발생 등 추진현황이 모두 있는 회사는 83개사(36%)를 기록했으며 일부사업이라도 매출 실적이 있는 회사는 47개사(20%)에 불과했다.
최근 3년간 증시에서 이슈가 된 주요 7개 테마업종(메타버스, 가상화폐·NFT, 이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 중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회사가 각각 125개사, 92개사로 가장 많았다.
메타버스, 가상화폐·NFT의 경우 관련주가 급등했던 2021년말부터 2022년초에 사업목적 추가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업목적이 추가됐음에도 추진현황이 전혀 없는 기업이 과반을 넘은 것이다. 문제는 추진현황이 전혀 없는 기업들이 추진현황이 있는 회사와 비교했을 때 다년간 영업손실, 최대주주 변경 등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다는 점이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전후 과정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한 경우도 빈번했으며, 공시지연 누락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도 있었다. 횡령·감사의견거절 등으로 상폐사유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 문제점이 다수 노출됐다.
또한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최대주주 관련자가 CB전환주식을 매도하고 사업추진은 철회하는 등 허위 신사업을 이용한 부정거래 혐의 기업도 일부 발견됐다.
금감원은 “투자자는 상당수 회사가 신사업 발표 이후에도 진행실적이 없는 점을 감안하고 사업진행 공시 내용을 참고해 투자판단해야 한다”며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 적발시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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