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창업주 박관호 회장이 약 240억원의 거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가산자산 거래소 지닥(GDAC)에서 위믹스 해킹 피해가 난 이후 자신이 지닥에서 사두었던 위믹스 물량 거의 대부분을 1년이 지나도록 회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지닥이 위믹스 거래 종료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박 회장에게 피해 물량을 돌려줄 의지가 없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킹 피해로 위믹스 1000만 개를 탈취당했던 국내 코인마켓(C2C) 거래소 지닥이 지난 27일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이에 따라 위믹스의 입금과 거래는 오는 29일 종료된다.
출금 역시 오는 4월 29일 오후 6시부로 중단된다.

지닥은 자체 심의위원회 결과 위믹스를 시장성 결여, 법적 문제 등 사유로 거래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닥의 이러한 설명에도 아직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통상 거래지원 종료 이전에 유의종목 지정이 이뤄지지만 이번 발표는 그런 과정 없이 거래 지원 종료 결정이 이뤄져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의 위믹스 물량 회수 요청 압박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지난해 책임경영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매입한다고 발표한 뒤 지닥을 통해 1100만개 가량의 위믹스를 매입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지닥이 해킹을 당하면서 1000만개의 위믹스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위믹스 1100만개를 지닥에 수탁했는데 출금되지 않은 800만개가 남아있다”며 “전량을 다 돌려달라고 했으나 지닥이 이를 거부하고, 하루 출금량을 1만6000만개로 제한했다.
(제가) 해킹의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가 돌려받지 위믹스 물량 800만개는 현재 시세(개당 3100원)로 환산하면 약 24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경제는 이러한 박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지닥 측에 의견을 물었으나, 지닥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회장이 명백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현행 법적 제도안에선 피해를 보전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가산자산거래소 해킹에 따른 벌칙과 보상 규정이 담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이 올해 7월부터 시행되지만, 이미 지나간 사건에 대해선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

결국 박 회장에게 남은 선택지는 소송전 하나다.
박 회장은 민법 390조의 채무불이행과 790조의 불법행위청구 등을 근거로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래소가 해킹 방지에 미흡했다는 점을 이용자가 입증해야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온전하게 배상을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게 법조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