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파국의 지형학』은 최근 인문학의 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파국, 묵시록, 종말 담론을 콜라주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그 지형도를 드러내고 있는 첫 스케치다. 사상 초유의 전지구적 기상이변 현상과 세계적 경제침몰 그리고 개인적 삶의 파편화 등이 일반화되면서 아포칼립스 담론이 감염되듯 퍼지고 있다. 이 시대는 가장 실제적인 파국의 가능성에 직면한 시대이다. 저자는 아포칼립스 나우의 현상들을 '파국'이라는 용어로 포섭해 그 '지형학'을 펼쳐 보이며, 인류가 자신의 문화유산 속에 '파국'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 독서평
세계가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디스토피아적 감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정치/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 그러하다고 책 속에서 풀어가고 있는데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쯤은 읽고 넘어가볼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음과모음에서 나오는 하이브리드 총서 중 6번째 책인데요, 이 시리즈는 모두 좋네요..
- 발췌
<팬도럼>과 <아바타>는 지구의 자원부족이라는 절망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행성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이며,
코맥 맥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로드>는 지구 재앙이 닥친 후 생존한 아버지와 아들이 희망이 남아있을 거라 믿으며 남쪽으로 길을 재촉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코드는 바로 '파국'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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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보다 이 영화들이 그리는 디스토피아적 상황, 즉 자연재해, 자원의 소진, 인류의 멸망, 원시로의 귀환을 알레고리로 경험하는 것을
넘어 이미 지금 여기서 목격하고 또 경험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폐허, 아이티의 죽음과 혼란, 용산의 폭력, 실업자와 노숙자의 절망, 알몸투시기의 벌거벗은 영상은 이미 영화 속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경험 속에서 변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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