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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는, 자신의 일에서 일탈하여
뒤늦게 대중에게 돋보였던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가졌었었다.
엄밀히 말하면 대중에게 돋보였다기 보다는
대중이 그들에게 빨려들어간 것이지만....
조용한 샐러리맨에서 느닷없이 그림을 하겠다고 변신하여
남태평양 외딴섬에서 평생을 그림으로 산 고갱이나,
특허청의 직원으로 본인의 존재여부를 모든 사람에게 전혀 알리지 않다가
단 두편의 논문으로 그 누구보다도 가장 화려한 노벨상을 거머쥔 아인슈타인이나,
학교에 파묻혀 조용히 기호에 둘러싸여 살던 사람이,
한편의 추리소설을 씀으로서 전세계를 뒤흔들은 움베르토 에코 같은 사람들...
나는 그들을 언제나 동경했고
그들 삶의 궤적을 뒤따라 가보기를 즐겼다.
그중 특히나 움베르토 에코란 인물은
한 인간의 존재가치가 이렇게나 특이하고 상이하고 무한한 능력일까..
하는 동경과 찬탄의 대상이었었다.
오늘, 책장속에 묻혀있던 그의 몇몇 작품을 보며,
그 옆에 소박히 꽃혀있는
그의 평전이 나의 눈길을 더욱더 잡아 당기는 것은 왜일까?
숀코네리의 카리스마적인 연기와
쟝쟈끄아노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던 명화 "장미의 이름"
나는 그것이 움베르토 에코의 추리소설을 영화화 한 것임을 뒤에 알게 되었었다.
비록 소설이 나온지 불과 5년여 만에 만들어진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의 화려함이 오히려 소설의 왜소함 속에 파묻혔던 작품.
나는 그 한편의 작품으로 에코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가 철학자이며 기호학자이며 어문학자이며 언어학자라는 사실을
따라서 알게되고 덧붙여 비교할수 없는 역사학자며 미학자라는 것을 알았을때,
한 인물에 대한 놀라움의 궁극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정통하고 컴퓨터에도 박식했다는 인물...
글쎄, 이렇게 하고도 전세계 8개국어에 능통했다니..
더군다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유머와 위트까지 풍만하게 가지고 있었다니...
언젠가 크로스오버적인 삶을 갈망한다고 말한적이 있는 나에게
그는 분명히 존경의 대상임이 분명해 보인다.
.................
일탈....
글의 제목으로 붙혔던 일탈...
그것은 고갱이나 아인슈타인이나 에코에게는 맞지않는 어휘였다.
나는 단지 소박한 재능이나마
다르게 표출하고 싶은 일환으로 "일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
무심히 내뱉듯이 씌여진 위의 글..
움베르토 에코란 단어가 주는 중압감은
그 자체로서 크로스오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어,
내일 모레면 인생의 반을 살았다는 나이를 바라보는 나에게 또,
유혹의 단어로서 다가온다.
하나님은 과연 향후,
나에게 어떠한 길을 준비해 놓으신 걸까....
일탈과 심화와 크로스오브....
묘한 뉘앙스의 단어들이 오늘밤 춤을추며 내게 접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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