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랑이라고?
세상에는 이런 연애도 있다!
조금 이상하고 특이하지만 결국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연애 소설 추천!

세상에는 참 다양한 연애가 있습니다.
옆에서 보자면 왜 그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내 친구의 연애사도,
뉴스에서나 볼 법한 황당무계한 사랑도,
판타지를 자극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없을 로맨스 소설 속 사랑도, 결국 사랑이죠.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지금부터 그 지평을 넓혀줄,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애소설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 한줄평: 너무 달콤해서 녹아버릴 것만 같다.

날 보러 2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이라니, 설레지 않나요.
"니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어. 가보자, 갈 데까지(<커피프린스1호점>)." 이후로....
네, 이번에는 진짜 외계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저탄소 배출 생활을 실천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 한아는 경민과 11년째 연애 중입니다.
여행 경비가 모아지면 직장을 관두고 훌쩍 떠나기를 반복하는 경민은,
휴가를 같이 보내고픈 한아의 마음은 몰라준 채 이번 여름에도 유성우를 보겠다며 캐나다로 훌쩍 떠나죠. 
한데 경민이 간 지역에 운석이 떨어져 사람들이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한아는 걱정하지만 경민은 무사히 돌아옵니다.

그런데, 돌아온 경민이 어딘가 이상합니다.
안 먹던 가지 무침을 먹고, 팔의 흉터가 사라진 데다,
한아를 데려다주거나 6단 도시락을 싸오는 등 안 하던 짓(?)을 시작한 것.

시종일관 한아에게 '체념'을 가르쳐온 경민이,
하루 아침에 만점짜리 남자친구가 되더니, 이제는 프로포즈를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아는 기다려 마지않던 프로포즈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상한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죠.
경민의 입에서 초록빛 섬광이 나와 치한들을 물리치고,
급기야는 서울 시내에 초록빛의 기둥을 세우는 모습을.....!!!!

내 남자친구는 외계인인 걸까..?
한아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설사 외계인이라고 해도, 날 만나러 지구에 왔다니 달콤하지 않나요.

이어지는 달콤한 명대사들의 향연!
너무 달콤해서 녹아버릴 것만 같은 연애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이었습니다.

두 번째.

★한줄평: 처음 마셨을 땐 쓰기만 했던 아메리카노처럼, 점차 받아들이게 되는 연애의 씁쓰름한 맛!

『지구에서 한아뿐』이 당도 한도 초과 로맨스였다면,
이번에는 달달함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씁쓰름한 연애소설입니다.

첫 문장에서 천명하듯, 『연애의 기억』은 어찌 보면 연애의 괴로움, 고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 고통을 사랑의 한 부분으로 끌어안으며 긍정한다는 것이 위대한 점이지요.

소설은 일흔 즈음의 남자가 50여년 전 자신의 첫사랑을 돌이켜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19살 청년이었던 폴은 여름방학을 맞아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오고,
테니스클럽에서 48세 중년 여인 수전에게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있는 수전에게 반한 폴은 곧 그녀가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런던에 둘 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떠납니다.  

행복의 시절은 잠시뿐... 수전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렁텅이에서 구하기 위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결국 한때 빛나고 아름다웠던 관계가 점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깊고 좁은 곳으로 파고들고,
퇴색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폴과 수전 각자의 시선에서 본 사랑과 상처는 어떠했을까요?
『연애의 기억』은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맨부커상 수상작가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줄리언 반스는
『연애의 기억』을 통해 나름의 결론을 내립니다.

사랑의 아름다운 시절뿐 아니라,
스러져가는 아픔의 시간과 그 후의 상처까지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성숙한 태도가 아닐까요.
물론 상처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 태도는 물론이고요.

사랑을 하고 또 잃어본 어른들을 위한 연애소설, 『연애의 기억』이었습니다.


세 번째,

★ 한줄평: 아니, 이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간다고? 세상에 이런 사랑도 있다고?

이제껏 본 적 없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발로,
참신한 설정으로 스릴러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다음1boon에서 카드뉴스 130만 뷰를 달성했던 소설, 존 마스의 『더 원』입니다.

『더 원』은 'DNA매치'라는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10년이 지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DNA매치'란 말 그대로 유전자를 가지고 나와 완벽히 들어맞는,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연인을 찾아주는 검사로, 전 세계 수억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매치를 찾으면 배우자와 자식을 버리는 것도 서슴치 않아서,
약 3백만 쌍이 이혼했을 뿐 아니라, 매치를 따라 먼 대륙으로 이주하기도 했죠. 

『더 원』은 DNA 매치를 앞에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갈등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혼녀 맨디의 매치는 이미 죽고 그의 냉동 정자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고,
런던 전역을 공포에 빠트린 연쇄살인범 크리스토퍼의 매치는 
놀랍게도 그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닉은 여자친구의 권유로 마지못해 테스트를 받았는데요, 
완벽한 이성애자였던 그의 매치는 잘생긴 남자.
한편 매치를 찾아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간 제이드를 맞아준 연인은 앙상한 몸의 시한부 환자입니다.

절대적인 ‘영혼의 짝’을 갈구하던 이들이 빠진 딜레마.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연애 블록버스터가 펼쳐지는데요.

『더 원』을 읽다 보면 이러한 생각이 고개를 듭니다.
과학으로 사랑의 시작과 결과가 완벽히 정해져 있다 해도,
그것이 성공만을 보장하며, 실패할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과연 인간이 거기에 만족할 수 있을까...?
만족한다 한들, 인간의 선택과 의지가 개입되지 않은 사랑을 사랑이라 일컬을 수 있을까??

미친 페이지터닝에 더해 철학적 질문까지 던지는 소설,
사랑에 대한 가장 기발한 상상을 보여주는 소설,
『더 원』은 2020년 하반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