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성년이 되면 어른이 되었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갓 스무살이 되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보면 과연 어른이라고 할 수 있나 싶고,

그때의 나보다 휠씬 더 나이를 먹은 지금의 나 역시도 몸은 어른이 되었다 말할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긴 한건지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내 머릿속의 어른이란 존재는

성숙한 어른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이란 책 제목이 매력적이었다.

비록 책 저자와 같은 상황을 살아가고 있진 않다 하더라도

저자가 살아온 경험과 성숙한 어른이 되고자 고민했던 흔적들이 내게도 울림을 준다.

초반부터 책 프롤로그에서 적힌 솔직한 문구가 참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절대로 이 책에 쓴 만큼 잘 살지 못했고, 잘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쓰다 보니 내 태도와 관점에 대한 과장과 포장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저 이렇게 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과 결심 정도라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래서일까,

책 꼭지꼭지가 공감가고, 때로는 나를 부끄럽게 하고, 때로는 이만하면 나도 좀 살아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게하고,

완벽하게 살아오진 못했지만 부족한 점은 조금 더 채워보고, 어제보다 오늘이 한걸음이라도 나아졌다면 나를 잘했다 다독여줘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혹은 한걸음 뒤로 물어났다 한들 그 어느날 한걸음 만회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같이 말이다.

물론 어떤 꼭지에서는 꼭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가 제각기 다른 얼굴 생김새를 가지고 살아가듯

누군가가 가진 어른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좋았다.

많은 꼭지 중에서 현재의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꼭지는 "친절"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부분이었다.

회사에서 중간에 끼여 치이는 요즘, 과거의 나를 잊고 자꾸만 후배들에게 혹은 타부서 사람들에게 까칠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다.

또한 자꾸만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 불친절한 나에게도 되새기고픈 이야기였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밥값하는 어른이 되려 노력하고 있음을 말하고,

살아가느라 애쓰고 수고하는 모든 어른들을 온 맘 다해 응원한다.

나 역시 밥값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나 스스로를, 저자를, 그리고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어른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