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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질문1,2,3(조정래 지음,해냄)
조정래의 <태백산맥>10권,<아리랑>12권,<한강>10권,최명희의 <혼불>10권등을 날밤을 새며 읽던
'눈밝은'시절은 갔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시력의 일정량을 빼앗긴 지금,'강물같은'대하소설은 부담스럽다.
조선생께서 눈의 피로에 고통받는 현대인들을 물쌍히 여기사,<천년의 질문>을 세권으로 끊어주셨으니
감읍할 뿐이다.
게다가 책의 판형이나 활자에도 가독성을 높이려는 출판사의 배려가 엿보이고 소설 내용까지 술술 넘어가니
더 바랄 게 없다.
돌이켜보면 살면서 조정래의 소설들을 만난 건 축복이었다.
그의 책이 아니었더라면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의 우리 민중사에 대한 인식의 결핍은 상당했을 것이다.
다만 <천년의 질문>은 현재의 이야기다.
'국가란 무엇인가'. 이 책의 화두다.
입법,사법,행정,재벌,언론. 5대 권력기관의 '그들만의 리그'를 파고 들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권력을 강화하고,국민은 그 울타리 밖에서 추레하다.
책을 읽다 보면 작금에 벌어졌던 5대권력기관의 여러 사건들이 연상된다.
책은 그것들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현재의 이야기여서 <태백산맥>을 읽을 때처럼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는 듯한 묘한 설렘은 덜하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에는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다.
그곳에는 <태백산맥>의 육필원고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보노라면 절로 숙연해진다.
칠십대 후반의 작가는 지금도 일일이 원고지에 글을 쓴다.
작품 하나를 끝내고 나면 창자가 내려 앉아 탈장 수술을 받곤 한다.
우리는 투혼의 노작가 조정래 선생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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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