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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이 끝나는 곳에는 막다른 벽만이 있었다. 막막해진 나는 다시 올라 가야 하나 망설였다. 반군들의 어지러운 후레쉬가 밤을 휘저었다. 벽에는 이 빠진 구멍이 하나 있었다. 손을 넣어 보니 손잡이 같은게 하나 잡혔다. 힘을 모아 힘껏 당기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벽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위에서는 계단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조명탄 하나가 바닥에 던져졌고 나는 잽싸게 벽안으로 몸을 굴렸다. 쿵소리와 함께 벽은 닫혔고, 총소리가 요란했다. 벽안은 바깥과 다르게 하얀 빛으로 충만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중앙에는 스텐인레스로 만든듯 커다란 욕조가 있었고, 파웨에이드 같은 파란물이 채워져있었다. 나는 타는 갈증에 정신없이 욕조의 파란물을 들이켰다. 짭쪼름한 맛이었고 어째 모든것이 귀찮았다. 어차피 죽는거.. 욱씬거리를 팔을 잡고 욕조안에 몸을 담궜다. 물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온도였다. 가물가물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어릴적 검은 숲의 물맛이 기억났다.병아리. 부활한 병아리는 닭이 되었다.그 다음에 어떻게 됐더라.. 자꾸만 눈꺼풀이 감겨왔다. 영훈아..영희야.. 검은 숲은 동네에서 한참을 걸어야했다.우리는 상자에 병아리를 담고, 조용히 걸음을 걸었다. 죽음은 무거웠고 슬픈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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