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18]어른과 아이, 모두를 만족(?)시킨 청주키즈캠핑장.53

매번 캠핑을 가면, 

딴에는 꽤 신경써서 놀아준다고 생각은 하는데 정작 애들은 만족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애들은 자꾸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게 되고

그 모습이 싫어서 잔소리하고

결국엔 울고.

그래서.

어디 놀고 싶은만큼 놀아봐라

키즈카페? 도서관? 운동장? 다 있어. 다.

밥먹으러 안와도 좋으니 심심하단 말은 안나오게 해줄께.

그렇게 벼르고 별러서 간 키즈캠핑장.

토요일 1박만 하는게 아까워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금요일 입실하신 분이 퇴실하기도 전에 도착해버렸다.

시간도 때울 겸,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캠핑장이 있는 마을 뒷동산을 산책하듯 거닐다 보면.

영조대왕 태실...이라는 곳이 나타난다.

마침 장원 한국사 조선시대 수업을 듣고있는 서영이는 궁금한게 많다.

임금님의 태실이라고 하니 일단 폴더인사로 문안(?)을 드리고.

방과후 수업으로 한자8급자격을 따더니 비석에 써진 한자도 곧잘 읽는다.

어느새 13시.

드디어 청주키즈캠핑장 입실.

(시계방향으로)게임방, 개수대, 화장실, 매점

키즈캠핑장이라 이름짓게 된 키즈카페.

마치 돈내고 들어가야 할 것 같은...생각보다 꽤 큰 규모와 깨끗한 관리가 인상깊었다.

역시 키즈카페는 채원이 또래가 놀기에 아주 적당한 규모였다.

물만난 고기처럼 잠시도 쉬질 않는다.

아빠! 이거봐~

꺄륵꺄륵.

여기좋아?

응!

말해 무엇할꼬.

좀 더 영유아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

키즈카페나 놀이방을 가기엔 너무 커버린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

만화책, 소설책, 요리책, 심지어 문제집까지.

서영이는 1박 하는동안 여기서 살다시피 하더라는..

청주키즈캠핑장의 전경.

잔디밭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서 사이트가 있다.

금요일부터 오신 분들도 있고, 겨우내 장박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다.

날이 좋아서.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꼬마야 꼬마야 땅을 짚어라~♪

줄을 돌리는 엄마도

줄을 넘는 아이들도

뛰어들어 갈 준비를 하는 다음 사람도

다같이 합창을 한다.

괜히 한참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더라는.

우리가 예약한 A19번.

더 크고 더 넓고 더 가까운 자리도 있었지만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잡고 싶었다.

왠지 노란색 도로시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짜잔~!

겨울이라 그런지 왠지 흑백사진에 도로시만 칼라인듯.

포인트가 되는 색감이 너무 맘에 든다.

나무아래 잡은 자리가 내게는 명당이었다.

작년 크리스마스 캠핑 이후로 (올해)처음치는 텐트라 풀개방으로

바람도 슝슝~ 햇볕에 바싹~

아무래도 구이바다만 가지고 다니다보니 화력이 부족해서 영입한

알리발 파이어메이플 3600W 스토브.

기대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시는 바람에

솜씨도 없는 김치찌개가 꽤 맛있어졌다.

늦은 점심이지만,

좋은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꽐루아.

이 자릴 빌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와이프가 너무 맛있다고 감탄과 칭찬과 하트뿅뿅을..

데헷~*^^*

낮잠한숨 자고났더니 어느새 해가 진다.

역시나 아이들은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하더니

키즈카페에 가서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주 바람직하고 의도했던 캠핑이 되어간다.

금방 밤은 찾아오고.

고목나무 아래에서는 1박의 아쉬움이 깊어간다.

키즈캠핑장은 아이들이 많아서 제법 시끄러울 줄 알았더니.

너무 뛰어놀아서 그런지 각 사이트들 마다 애들이 일찍 잠들었다.

고요한 시간엔 역시나 불멍이 빠질 수 없다.

요즘 통 와이프와 얘기 할 시간이 없었는데,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 얘네걔네 이야기, 이놈저놈 뒷담화까지.

모처럼 웃음꽃(?)이 핀다.

어김없이 아침이 밝았는데, 

이젠 코끝시린 바람이 아니다.

상쾌한 쌀쌀함에 기지개를 켜며 어느새 겨울이 저만치 갔음을 느낀다.

느긋하게 정리하고.

온 듯 아니온 듯 뒷정리는 깔끔하게.

집으로 오는길에 

차안에서 먹을 군것질거리를 사기위해 들어간 진천근처 편의점인데

무려 당구다이와 각종 놀이시설이 있더라는.

난 사구 백돌이고 와이프는 큐대를 잡아본 적도 없는데

뭐에 홀렸는지 기본구를 가르쳐주다보니 어느새 게임을 시작하고 있더라는.

두 꼬맹이들의 방해공작을 번갈아 방어해가며 무섭게 몰입한 결과,

세트스코어 2대1로 30 놓고 친 와이프의 승리. 

흡사 자넷리인줄..ㅠ_ㅠ

이겨서 그런지, 친대로 들어가서 그런지.

와이프는 당구가 너무 재미있다고 계속 치겠다는 걸 겨우겨우 말려서 데리고 나오느라 힘들었다.

이러다 맞다이 치는 날도 오지싶다.

원래는 (용인)집으로 와야 하는데, 

타이밍 좋게 처제에게 전화가 와서 당구얘길 신나게 떠들더니 

저녁먹으면서 얘기하자고 (처제네 집인)원주로 가야한다네?!

헐~

운전대를 잡은 사람맘이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애들은 생각지도 못한 막내이모집에 간다고 좋아하고.

모처럼 우리끼리만 간 가족캠핑은.

마지막까지 어른과 아이, 모두를 만족시킨 시간이었다.

나도 뭐.

좋은게 좋은거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