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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 창고 정리하다가 발굴해 온 석유버너가 3개 있었습니다
어릴적 아버지랑 관악산 등산가서 밥해먹고 고추장 찌개 끓여 먹던 추억 가득한 버너였죠
그 시절엔 취사가 가능했고 힘든 등산이었지만 막내아들 예뻐해주는 아버지 따라가서 같이 밥해먹고 오면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초딩이었지만 작동하는 법을 배워서 직접 압력도 넣고 알콜로 예열하고 불조절해가며 코펠밥하면 그게 왜그리 재미나던지...
대딩때 친구들이랑 캠핑가면 자랑스레 들고가던 녀석이었는데 오랫만에 본가갔다가 발견한 녀석은 이미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나이드신 아버지처럼 여기저기 고장나고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짠한 마음에 몇 년을 보관만 하다가 장비 정리중에 다시 발견하고는 남대문에 수리를 맡겨볼까도 했는데 비용도 그렇고 수리를 한다고 해도 예열방식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해서 그냥 사진 몇 장 찍어두고 전부 고물상에 넘겼습니다
왠지 마음이 짠하더군요
그냥 평소 다니던대로 이런 저런 버너들 가지고 잘 다녔는데 동계만 되면 자꾸 등유버너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서 검색하다가 예열이 필요없는 버너가 있어 호기심에 구입해 보았습니다
보통 등유버너들은 화구 밑에 작은 접시처럼 생긴 예열부가 있어서 그곳에 알콜이나 백등유를 넣고 불을 붙이면 화구가 달궈지고 그때 밸브를 열면 기화된 가스가 나와 착화되는 방식입니다
화구가 달궈진 후에 불을 붙여야 불쇼를 안하고 파랗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할 수 있습니다
극동계에도 쓸 수 있고 화력 또한 강력하지만 이런 불편함 때문에 가스버너들에게 밀려났고 요즘은 몇몇 기종 뺴곤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더군요
어제 택배 도착했으나 피곤함에 박스만 열어보고 밀어둔 것을 오늘 시화해보았습니다
욘석의 장점은
1. 예열이 필요없다 (즉, 알콜을 따로 지참하지 않아도 된다)
2. 황동버너류보다 훨씬 가볍다 (785g)
3. 갈 일은 없지만 고산에서도 사용가능하다
4. -45도까지 사용 가능하다 (캠핑 가지마세요. 입만 돌아가는게 아니라 돌아가실 수 있어요)
5. 저렴하다 (한화 4만원 정도)
6. 사용 후기가 좋다
7. 기기파워가스 탱크 컬러라 예쁘다 (개취)
정도 입니다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1번과 2번 정도겠네요
상단부에 액출버너처럼 가스를 미리 데워주는 관이 있어서 예열 해주는 구조인듯 합니다
실제로 착화후 5초 남짓 붉은 불꽃이 나오다가 예열이 되고 나서는 바로 푸른 불꽃이 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점을 생각해보니...
1. 자체 무게가 가벼워서 위에 큰 들통 같은 것을 올리면 휘청휘청 할것 같다.
2. 구조상 고장날 확률이 적긴하지만 고장나면 사설 수리점을 가야 할 듯 하다 (수리비가 비싸면 버리고 새로...*_*)
3. 후기가 아무리 좋아도 중국산이라 살짝 믿음이 덜 간다
동계에서 막 굴리면서 쓸 생각입니다
옆 사이트에서 라면 끓이면서 몇번을 가스 분리해서 흔들고 가슴에 품고 할 때 한큐에 휘리릭 끓여서 먹고 커피도 마셔야죠
구입 링크 문의는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직구하는 모든 버너들이 다 그렇지만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지검색해도 다 나오고 버너류는 안전문제가 항시 존재하기에 혹시나 모를 마음 아픈 경험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계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전열기를 제외한 모든 화석연료 사용 히터나 난로는 극도로 조심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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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ang6ang
잘 닦아서 거실에 전시해 두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