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실컷 텐트 비교 질문해서 클라우드피크2로 사서 시범설치까지 해보고

결국 등억온천단지 주차 후 텐트 안 가져 간 것을 확인하고 절망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연휴 후반 날씨가 워낙 맑다고 예보 돼있고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

그냥 비박하기로 하고 등반했습니다.

침낭이 아직 제가 쓰던 것 여름/동계용 2개 밖에 없어 둘다 들고 가고 구스 패딩 챙겨 갔고

와이프는 동계용(구스 다운9:페더1 1500g) 주고 저는 패딩 입고 여름 침낭 안에 들어가서 나름 3시간 정도 숙면에

1시간 가량 그냥 저냥 잔 것 같습니다. 산에서 그 정도면 나쁘지 않지요.

비극적 상황에서 하게 된 인생 첫 비박이었으나 비만 안오면 할만하겠더군요.

추석 연휴였던만큼 달이 해처럼 밝게 뜬 하늘을 보며 누워있는 기분도 좋았습니다.

사진은 간월재고 간월재는 텐트를 칠 수 없지만 비박은 그 누구도 뭐라할 수 없죠.

텐트를 잊지 않고 가져갔다면 신불산 정상을 향하는 길에 있는 데크에 칠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간월재에서 잠자리를 마련한 것도 긍정적인 점이었습니다.

비 올 확률이 아주 낮은 맑은 날이라는 전제하에

4월초~5월초, 9월 말~10월 초 정도면 추위와 벌레 공습도 다 적은 시기라

이 시기 한정으로 저는 비박이 텐트 취침보다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혼자서 가지 않는 이상 좁은 텐트에서 자는 것보다 탁트인 넓은 공간에서 잘 수 있고

텐트가 빠지니 중량도 줄어드니까요.

장소에 관해 얘기하자면

영남알프스는 제가 3번째 묵은 곳입니다.

캠핑이나 차박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해발 1km 이상 산에서 백패킹은 3번 해봤고 3번 모두 영남알프스에서만 했어요.

앞선 2번은 신불산 정상 접근한 데크에서 텐트 치고 했었고 이번에 간월재에서 비박으로 했는데

포인트들은 전부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매번 해질녘부터 등반해서 임도를 만나고부터는 완전 까만밤이 되었는데

이유는 영남알프스는 밤 분위기가 좋아서 꼭 밤을 만나게끔 하게 되더라구요.

주간 정경은 하산 시에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편이었습니다.

간월재에서 신불산으로 가는 길과 간월산으로 가는 길로 나뉘는데 간월산이 더 등반이 편하고

키 큰 나무가 많이 없어서 풍경이 더 좋을 것 같아 다음에는 간월산으로 향해 보고 싶네요.

더 나아가서는 신불산~영축산 코스로 해서 2박 3일 종주도 해보고 싶습니다.

신불산 정상에서 보면 그 길이 보이는데 그 길 때문에 영남알프스라는 별칭이 붙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더라구요.

후기는 이 정도고 저희 부부에게 침낭이 하나 더 필요한데 하기 제품으로 고려 중입니다.

이 제품 써 본 분들 실사용 몇도까지 괜찮았는지와 냄새 문제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가지고 있다는 침낭이 아래와 같은데 이거 혹시 지금 어디 판매중인 곳 없나요?

8년 전에 18만원인가 주고 어떤 카페에서 구매하여 사용중인데 정말 대만족입니다. 

그 때 당시에도 뽐뿌에서 추천 받아서 그 카페를 알게 됐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