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대형사고 나봤습니다79

어제 거래처 가는 길에 목적지 한 2~3분 남겨놓고

좌회전 전용 차선에서 좌회전 해야해서 서서히 감속하면서 거의 다 멈춘 상황에서

갑자기 쾅 소리 나면서 순간 정신줄 날라갔다가

다시 정신 돌아와보니 핸들에 머리 쳐박고 있네요...

뭐 어디 하나라고 할 거 없이 여기저기 아프고

입술 터져있고 얼굴 어딘가에서 상처나서 피흐르고 

뭔 상황인지 파악이 안되고 얼떨떨하기만 하다가

아! 하면서 문열고 나갈려는데, 문이 잘 안열려서 봤더니

중앙선에 분홍색 기둥 줄줄이 세워진 곳인데 차가 중앙선 넘어 튕겨나가는 바람에 기둥 하나에 문이 막혀있더라구요

고무기둥이라 어거지로 밀면 열리긴 열릴거 같아서 최대한 힘줘서 밀고 나간 다음에 상황파악을 좀 해보니

그냥 심플하게 카니발 택시가 뒤에서 때려박았더라구요.. 

트렁크 완전히 박살났고 카니발에선 엔진오일인지 뭔지 붉은색 액체가 줄줄줄 새고 있고

거기에 제 차가 날라가면서 앞차 때리고, 앞차는 그 앞차 때려서 총 3중추돌 된 상황..

그때까지도 여전히 정줄 놓고 있다가 

제 앞차 분이 오셔서 보험 어쩌고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정신 좀 돌아오면서 보험사에 연락 넣고

좀 있으니 경찰이랑 119 와서 사고 정리해주시고 응급실 데려다주신다는데

어쨌든 사고 처리는 하고 가야할거 같아서 좀 기다렸다가

보험사 분 오셔서 블박 영상 넘기고 차 떠서 보내고 보험사 분 차 얻어타고 응급실 가서 ct찍고 x레이 찍고 상처 치료하고..

ct에 뇌출혈 소견 약간 보이긴 하는데 아닌거 같아서 모레 한번 더찍자고 해서 재진 예약까지 해놓고

업무중 사고다보니 회사분들 응급실로 달려오셔서 그냥 이번주 싹 휴가처리한 뒤에 집 돌아왔네요

근데 몸상태가 생각보다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 어차피 회사 자리 비워봐야 돌아와서 일 다 떠안아야하고

집에 와이프랑 아기도 있고 해서 출근하면서 통원할 생각으로 입원 안하고 그냥 집에 왔는데

하루 자고 나니까 갑자기 두통 + 시야가 붕 떠있는 느낌 + 손목 목 어깨 통증이 엄청 심하게 와서 

집근처 병원 와서 치료받고 일단 입원했습니다..

누워있는데도 어질어질하고, 애기랑 와이프가 면회와서 얘기하는 중에도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계속 졸린게 진짜 뭐 문제있나 싶어서 걱정되긴 하네요

차라리 노트북 펼쳐놓고 일 좀 보면서 뭔가 하고있으니 좀 덜 어지러운거 같습니다

후방블박 보니까 후방차량이 아예 브레이크조차 안잡고 말 그대로 돌진해서 때려박던데

그런것치곤 생각보다 잘 버틴게... 업무중이다보니 차 안에 짐도 많고 트렁크에도 뭐가 많았던 상황이라

버틴거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대신 차 안에 있던 짐들이 사고날때 막 날라다녀서 그게 문제긴 했는데;;

(전방 블박보니 앞유리로 차 안에 있던 자잘한 짐들이 날라가는게 보이더라구요;;)

평소에 정차하고 나면 백미러 보는 습관이 있긴 한데, 완전 정차한 상황이 아니라 정차 거의 0.5초 직전? 

딱 그정도 타이밍이었던지라 미처 백미러를 못본게 아쉽네요..

백미러만 봤으면 사고는 못피하더라도 그래도 각오하고 당해서 좀 덜 다쳤을거 같은 느낌..?

다만 좀 화나는게...... 사고낸 사람이 진짜 사고 처리 내내 눈 한번 안마주치고 

미안하다 뭐 이런 말 입도 뻥끗 안하고 그냥 아예 없는사람처럼 외면해버리더라구요

저같으면 말 그대로 머리 박고 바로 도게자 들어갈거 같은데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

업무 상 매일 운전을 하루에 8~9시간 이상 하는데

그래도 조심조심하면서 운도 좋았는지 지금까지 사고 한번 안겪고 잘 살았거든요

처음으로 심각한 사고 한번 겪고 입원까지 해보네요.. 다들 항상 조심하시고 안운하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