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주왕산 산행시의 산악회를 일정상 또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산행 후 집에 오면서의 2시간여의 광란의 파뤼~~~!!! 오~~예... 엄청 힘들었습니다. 산행보다. ㅎㅎㅎㅎ.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또 이용하게 되었는데 지난번 산행에 힘들었던 그 일들이 뭔가 그립고 설레고.. 뭐 그러더군요..
하여간 이번에도 최종 픽업지에서 다 태우니 지난번 산행에 참여하셨던 어르신들이 2/3 입니다.
엄청 반갑게 아니 격하게 반겨주십니다.
뭔가 귀여움을 독차지 하면서 ㅎㅎㅎ(언제 제 나이에 귀여움을 독차지 해보겠습니까? ^^;;;)
역시나 출발부터 약주 일발 장전들 하십니다.
며칠전에 백두산 다녀오신 산우분들이 사오신 알콜도수 50도짜리 술을 한병 까십니다. 안주는 문어포...
전 술 못마신다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이번 산행은
A코스 : 갑사 - 연천봉 - 관음봉 - 자연성릉 - 삼불봉 - 동학사
A-1코스 : 갑사 - 금잔디 고개 - 동학사
B코스 : 동학사 - 체력 닿는데까지 - 동학사
이렇게 설명하시네요.
산행 인원은 A코스 20%, A-1코스 40%, B코스 40% 요런 구성이 되었습니다.
산행 시작하고 혼자 사진찍고 구경하고 설레 설레 하다보니 젤 마지막으로 올라가게 되었네요.
아 구름도 껴서 산행하기 괜찮다 싶었는데 그래도 더운데다 시간이 11시 넘어 그런지 아님 물3L, 도시락, 알탕 후 갈아 입을 옷 등 짐 때문에 그런지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지난 주 가지산은 설렁 설렁 간거 같은데 ㅡㅡㅋ...
하여간 혼자 낑낑 거리면서 연천봉과 관음봉 중간 능선에 오르니 바지, 티, 속옷 할거 없이 죄다 물에 빠진것 마냥 흠뻑 젖어 있네요..
너무 힘든데다 계단 공사하는지 나무등 자재들 있길래 뭐 누가 가져가랴 싶어 가방 벗어놓고 몸만 빼서 연천봉 들러 다시 가방 회수해서 관음봉 올랐습니다.
관음봉 오르니 어르신들 식사중이신데 저 올라 오니 왜이리 늦었냐며 엄청 반겨주십니다.
인증 사진 찍어야 하는데 벌써 막걸리 한잔 따르시며 어서 오라고 ^^;;;;;
가방 벗으면서 사진 후딱 찍고 온다고 말씀드리고 인증 찍고 같이 앉아서 식사하는데 어르신들 웬 약주를 꺼내십니다. ㅡㅡㅋ..
몸에 좋은 액기스라시며 끝끝내 정체는 안 밝혀주시고 쇠주에 희석해서 주십니다.
약주 마시는 동안 다른분들은 먼저 가시고 60후반 1분 70초반 2분이랑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쉬다 삼불봉거쳐 동학사 가자시며 출발합니다.
솔직히 힘들어서 관음봉에서 바로 내려가고 싶었는데 ㅜ.ㅠ
이 때부터 해가 내리 쬐네요. 더위에 숨이 막히고 가다 쉬다 가다 쉬다 반복하며 삼불봉에 겨우 겨우 도착했더니 끝도 없어 보이는 가파른 철제 계단 어르신들도 힘드신지 삼불봉 오르기전 샛길로 가자하시네요.
쫄래 쫄래 따라 갔더니 '어 길 없다. 다시 돌아가서 올라가자' 켁 ㅜ.ㅠ
그렇게 계단 많은건 아닌데 넘 힘들다보니 4번 쉬고 올라갔습니다.
겨우 겨우 올라 이제부터 쭉 내리막길.. 집결시간까지 1시간 남았는데 시간안에 안될 것 같아 어르신들께 저 알탕 하러 먼저 내려가겠다고 말씀드린후 뛰다 싶이 내려 갑니다.
어르신들 뒤에 오시니 버스는 있겠다 싶어 날머리 근처에 있는 한적한 계곡에서 급하게 알탕 후 옷을 갈아 입고
산행 안내 지도에 있는데로 주차장에 갔더니 휑..... 버스는 없고 자가용만 2대...
뭐지 하면서 지도 다시보니 분명 지금 서 있는 주차장인데 버스가 안보입니다. 허... X 됐다... 나 버려진겨? 귀염 받다가. ㅜ.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에 가려져 있는 하천 너머로 주차장이 하나 더 있네요...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어르신들 버스로 그늘 만들어서 수박에 음료수에 묵 드시고 계십니다.
두근대는 가슴 진정시키면서 오랜만에 산행 후 장딴지에 쥐도 나고 해서 절뚝절뚝 걷노라니 어르신들 저 발견하시곤 '후딱 안 뛰오나' 하시면서 고함들 지르시길래 후다닥 뛰어 갔더니 '오늘 고생했제. 수박이랑 후딱 무라'
남은 수박이랑 묵이랑 저보고 다 책임지랍니다. 저 준다고 냄겨놓으셨다고.. ^^;;;;;
수박 반통정도 먹으니 도저히 배 불러서 못 먹습니다. 또 술 주신다길래 극구 사양하고 짐정리해드리고 버스 탑승하니 또 술자리가 거하게 벌어집니다.
남은 중국술도 다 까시고 쇠주 있는대로 다 까시고 대신 이번엔 어르신들도 힘드셨는지 댄스 파뤼는 안하십니다.
댄스 파뤼는 없지만 집에 도착 할때까지
아싸 관광가요 라는 도롯도 비데오는 음악소리 크게 심장 및 내장까지 쿵쾅쿵쾅 울리면서 쭈 욱 틀어주시네요...
덕분에 잠 좀 잘랬더니 멀뚱하게 도롯도 들으면서 집에 왔습니다.
오면서 혹시나 해서 인터넷 카페를 찾아 볼 수가 없더라고 여쭤보니 이 산악회분들은 그런거 안 키우신답니다. ㅎㅎㅎㅎ.
처음엔 적응 안되었는데 넘 반겨주시고 챙겨주시니 게다가 어르신들이 정도 많으셔서 은근 재미가 있네요. ^^
최소 1달에 한번은 나와야된다며 '니는 인자 우리 식구야' 하시는데 1달에 한번씩은 백수생활동안 같이 댕겨볼까 하네요. ^^
이상 재미없는 저의 계룡산 산행기 입니다.
날씨 때문인지 계룡산 생각보다 힘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치악산 갈때보다 더 힘들었든 듯 합니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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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응력해석해서먹구사는사람입니다요
![[* 비회원 *]](http://cdn2.ppomppu.co.kr/zboard/nickcon/1273454.gif?v=20241115)
수고많으셨어요^^
오를수록 산이 좋아져요
근데 산에가서 힘들땐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