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미륵산에 이어서 다음날은 전남 장흥 천관산에 다녀왔습니다.
천관산도 자주 나오는 산도 아니고 역시 남도의 다른 산들처럼 무박으로는 아쉽고 당일로는 빡빡한 산입니다.
전날 미륵산이 많이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천관산 신청해 놓고 지난번 불갑산 때처럼 늦잠 안자기를 다짐해 보았습니다.
일요일 아침 다행히 늦지 않은 적당한 시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버스 출발지로 갑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무학산 산행에 참여했던 산악회.
이 산악회는 은근히 코스가 길고 산행시간도 조금 빡빡합니다. 하기야 당일로 천관산 가는데 넉넉하게 주는데는 없습니다.
대장의 어눌한 말투에 답답한 코스 설명. 초보대장이라 이해를 하고 넘어갑니다. 사람은 굉장히 성실해 보이고 착합니다.
내가 두번째 좌석에 앉았는데 앞 줄에는 이 산악회의 단골 멤버들이 앉아서 대장에게 계속 지적질합니다. 마음시 착한 대장은 묵묵히 따릅니다.
일요일은 별로 막히지 않기 때문에 차는 열심히 달립니다. 버스 기사분은 전날 미륵산 산행 때 운전하셨던 분이고 거슬러 올라가면 불갑산 때도 버스를 몰았던 분입니다. 이 분하고는 이제 낯설지가 않습니다.
서울에서 장흥까지 가는 거리가 400킬로가 넘기 때문에 여러 고속도로를 탑니다. 경부-> 천안논산->서천공주->서해안->남해
들머리에 11시 30분에 도착합니다. 아주 양호합니다.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5시간. 여유롭진 않지만 그래도 다녀올만한 시간입니다.
산행코스는 주차장-> 양근암-> 연대봉(정상)-> 억새군락지->환희대->구룡봉->환희대->종봉->선인봉-> 장천재->주차장.
보통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세가지 길이 있는데 묘하게도 1박2일 촬영지라서 그런지 3코스에 별칭이 붙어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맨 왼쪽이 이승기길, 가운데가 이수근길, 오른쪽이 강호동길.
보통 강호동길로 올라가서 환희대 찍고 억새군락지 그리고 정상인 연대봉 그리고 이승기길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인파를 생각해서 우리는 이승기길로 올라가서 강호동길로 내려옵니다.
이승기길은 세 길 중에 비교적 바위가 적은 편입니다. 강호동길이 바위가 제일 많습니다.
이승기길에서 올라가니 아직 사람들이 내려 올 시간이 아니라서 별로 막히지 않고 올라갑니다. 그러나 그다지 볼거리는 없습니다. 문바위와 양근암 정도. 암릉길을 지나니 조망이 터지면서 연대봉이 보입니다. 멀리서 보니 무슨 제단 같은 곳에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 있던데 알고보니 봉수대였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올라갈 틈이 없어 올라가지 않습니다.
정상은 비교적 넓었고 역시 인증샷 찍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그리고 식사하는 분들. 복잡한 그곳을 지나 본격적인 억새밭으로 갑니다.
중간에 헬기장에서는 가운데 이수근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 환희대로 갑니다. 역시 환희대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그곳에서는 멋진 바위들이 아주 가까이서 잘 보입니다. 그러나 카메라에 담기는 어렵습니다. 바위가 거대해서 똑딱이로는 잘 담아지지 않습니다.
환희대의 복잡함을 피해서 다시 구룡봉으로 갑니다. 구룡봉에 갔다가 환희대로 다시 와야하기 때문에 왕복 1킬로지만 시간을 봅니다. 시간은 충분할 것 같아 다녀옵니다.
구룡봉 역시 암릉으로 이루어졌는데 월출산 구정봉 처럼 바위에 작은 우물처럼 물이 고인 풍화된 지형이 있습니다. 전문 용어로 나마(Gnamma)라고 하는데 9개인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눈에 띕니다.
거기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 환희대로 갑니다. 환희대 가기전에 기가막히게 멋진 진죽봉이 보입니다. 지도상에는 지장봉으로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안내판에는 진죽봉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들이 조각작품처럼 서 있습니다.
환희대에서 하산길은 제법 거칩니다. 바위 사이로 난 길, 가파른 길, 틈틈이 보이는 수많은 기암괴석들. 처음에 사진 찍다가 끝이 없을 것 같아 대충 찍고 갑니다. 중간에 금강굴이 조금 특이합니다.
주차장 1.9킬로 이정표 다음부터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길은 아주 편안한 숲속길입니다.
계곡도 있었는데 물도 제법 많고 상수원으로 쓰여서 출입금지로 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50여분 정도 남았습니다. 주차장에는 역시 버스로 가득차 있었고 하산주에 라면 끓여 먹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어떤 산악회는 아예 테이블에 의자까지 버스에 싣고 다닙니다. 술상도 차려진 곳도 있고, 아뭏튼 거대한 야외식당이네요.
이렇게 지난 주말 힘든 산행은 끝났습니다. 산 자체 보다는 서울에서 이동 거리가 대단한 주말이었습니다.
사진 올려봅니다. 역광도 많아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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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가 안보이네요..
장거리 다니신다고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