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안내 산악회를 쭉 검색하다보니 팔영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덟 봉우리가 특이하고 정상에서 바다도 조망할 수 있다고 하는 다도해국립공원에 속해있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40분에 죽전에서 승차하여 장장 4시간 30분을 달려 12시 10분께 도착합니다.

아침을 5시반쯤 먹었으니 배가 고파오는데 주어진 산행시간이 4시반까지라 조급한 마음에

그냥 출발합니다. 맞아 죽어도 먹고 출발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어쨋든 출발합니다.

출발하면서 팔영산의 8봉에 대한 명칭 유래를 읽어봅니다.

팔영소망탑이 있는 탐방로 입구입니다. 이곳은 1봉(유영봉)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원래 계획은 1봉부터 8봉을 돌고 마지막으로 깃대봉까지 찍고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등로 초입에서 보니 멀리 8봉 부분이 보입니다.

배가 고픈게 살짝 불안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쉬지않고 올라갑니다.

계속 경사가 좀 있어서 저한테는 어려운 산행입니다.

좀 땀이 난다싶고 배가 좀 더 고파오는 듯 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돌고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온몸에 식은땀이 나면서

그자리에 푹 주저앉았습니다.

딱 1초만에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나갔네요.

순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쳐갑니다.

속도가 느린 탓에 제 주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등로에 그냥 주저앉아서 10여분 있으니 정신이 듭니다.

간신히 옆으로 옮겨앉아 한참을 더 쉬면서 그냥 내려갈까 고민을 합니다.

초코렛과 물을 먹고 기운을 조금 차린 후에 점심을 꺼내 먹습니다.

그러고도 한참을 쉰 후에 1봉이라도 찍어야겠다고 출발합니다.

쓰러진 자리가 심장마비 사망사고 지역이었네요.

한번 빠진 기운이 좀처럼 회복이 안되면서 아주 느리게 진행합니다.

계속된 급경사 계단길이 힘들게 합니다.

흔들바위에 도착합니다.

밀어보려했으나 기운이 없어서 그냥 통과합니다.

악전고투끝에 1봉(유영봉)에 오릅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힘들지만 주위 풍경이 시름을 잊게 해주네요.

저기 보이는 2봉을 가야하는데 시간도 다 쓰고 기운도 별로 없어서 포기합니다.

남은 봉우리들을 다 포기하고 급하게 우회 등로를 찾아 하산합니다.

체력이 그나마 조금씩 회복되어 하산은 빠르게 합니다.

중간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양말도 갈아신는 여유도 생겼네요.

수년전 큰 수술을 하고 지병까지 생겨서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 마음만 청춘이고

몸이 안따라주네요.

이번 경험으로 항상 조심에 또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런데 다짐은 다짐이고 주말에 영남알프스 하프종주 신청을 했네요..ㅎㅎ

비 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좀 그렇지만 폭우만 아니길 바래봅니다.

저도 젊은 시절 건강을 자신하고 엄청난 술담배에 건강을 돌보지 않았었는데

지나고보니 많은 후회가 됩니다.

젊어서부터 이산 저산 꽤 많이 다녔는데 술담배와 세월에는 장사없네요.

등포님들은 모두 항상 건강한 몸으로 즐거운 산행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