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 주작 두륜산 그리고 달마산 (묵은 산행기 올려봐요)24

애초 계획은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달마산까지 이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들로 두륜산에서 멈추고 차량으로 달마산으로 이동해 잠깐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덕룡산에서 달마산까지 30킬로 , 속도가 안나오는 구간이니 15시간 산행시간을 계산하여

소석문에서 새벽 3~4시쯤 출발하면 저녁때쯤 달마산에 도착할수 있겠구나 싶어 시간 맞추어 도착하니

새벽 찬공기에 바람도 불고 주변이 온통 운무에 쌓여 있습니다.

진달래 산행인데 아무것도 보지못하고 걷기만하면 무슨 의미인가 싶어 날이 개일때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아홉시는 되어야 운무가 걷히려나...그럴려면 뭐하러 새벽부터 달려왔는지 모르겠네요.

모처럼 , 내 몸에 휴식을 주고 마음을 달래준다는 이유로 진달래 산행에 나섰는데  

몸은 그렇게 휴식을 준거같지않고 제법 긴 거리를 산행한것처럼 무겁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 마음만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던거 같습니다.

절정의 진달래는 아니였지만 운무에 쌓여있는 산과 꽃의 향연이라니 ...

마음껏 누리고 돌아온 길이었습니다.

덕룡산 등산로 입구 , 소석문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출발합니다.

출발전 몇팀이 있었는데 모두 나처럼 날이 개일때까지 기다리더군요. 나와 같은 이유인지는 ...모르죠.

기온이 올라가야 조망이 나올텐데 ...언제쯤이나 보이려나 생각하면서 잠깐씩 쉬어 갑니다.

비가 왔는지 길이 조금 미끄럽더군요.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히 지나갑니다. 한번쯤은 넘어질줄 알았는데 한번도 안넘어지고 갔다는...

무릎한번 부딪친거 빼고는 ..^

나름 신경쓴건데 ..보이시나요?

날이 밝아오고 햇빛에 반사된 진달래를 담아보려 했는데 이번에도 실패...어렵네요.

이런 조망들도 좋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저 뒤에 펼쳐진 능선들입니다.

켜켜이 펼쳐진 능선들과 새벽공기가 주는 신선함이 제일 보기 좋은거 같습니다.

고지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산세는 제법 웅장합니다.

암릉과 바위지대가 많아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조금  위험한 곳도 있구요.

뭐 , 무리하지 않으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장면을 보겠다고 곡예를 하는 분들이 있긴 하더군요.

내 뒷동산도 고지는 비슷한데 비교불가네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시 쉬어 갑니다.

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내 몸과 호흡하며

이 산 저 산 어디에선가 함께 흘러 다니겠죠.

명물인 바위도 담아보고

조금은 여유롭게 진행합니다. 사진을 핑계로 적당히 쉬어가지만 실은 어느 한 장면도 놓칠수 없어 시간이 지체가 됩니다.

구름과 산과 꽃과 바람들 ...

이 모든 것들과 소통하면서 걷고 싶습니다.

덕룡산 내려가는데 ...

주작산은 머리만 내밀고 있고 멀리 두륜산도 구름속에 갖혀 섬이 되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길 기다려야 하나 ..주작산을 오르면서잠시 고민해보지만

이미 몸은 주작산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안개속에 갖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거 같더니

잠시 후 ,  한폭의 수묵화를 만들어 냅니다.

그져 감탄사만 나올 뿐 ,

달리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기저기 사진찍는 사람들의 환호성과 감탄사가 온 산에 메아리치고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담아보려고 좀 더 가까이 가까이 ... 산에 다가갑니다.

서서히 안개가 물러나면서 멀리 두륜산도 보이기 시작하고

조금이라도 더 안개가 머물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하면서

오늘 ,

이 산에 온 걸 기뻐하고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봅니다.

한발 한발 걷는 마음도 마냥  행복하고

하고픈 걸 하는 정도의 여유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모든걸 다 전해주는 산의 존재에 대해 새삼 감사함도 가져봅니다.

구름속의 산책같은 산행을 서서히 마무리할 때 쯤 오소재에 내려섭니다.

두륜산으로 갈까 아니면 달마산으로 가야하나 잠시 또 망설입니다. 시간을 보니 달마산까지 이어가는건 어렵겠네요.

갈수는 있겠지만 그럼 달마산 산행은 못하게 될거 같아 두륜산에서 하산 후 차량 이동하여 달마산으로 가기로 합니다.

오소재에서 맥을 이어가지 않고 등산로로 올라 갑니다. 조금은 편하고 계곡에서 식수도 구하고 세수도 할 수 있고 ..

결국 , 요령만 늘어가는 게지요.

오심재에서 노승봉을 거쳐 가련봉에 왔습니다. 

앞에 두륜봉이 장엄하게 있고 그 뒤로 가려던 도솔봉인듯 하네요.

두륜산의 명물 구름다리 ..

전에 없던 목책 공사로 잘 안보이게 만들어 놨더군요. 두륜산 군데군데 목책 공사를 했는데 내 눈에는 흉물이네요.

최소한의 안전 장치만 해놓으면 되는데 ...

두륜봉에서 뒤돌아본 가련봉 노승봉

좌측으로 케이블카로 올라갈수 있는 고계봉이 보이는 듯

시간 관계상 두륜산에서 땅끝기맥을 따라 달마산에 가는걸 포기하고 대흥사로 하산합니다.

차량 회수하여 달마산 미황사로 갑니다.

달마산도 비슷한 산세네요.

그러고보면 남녘의 산들은 대개 비슷해 보이네요. 월출산부터 팔영산 두륜산 달마산 ...

시간이 된다면 죄다 올라가 조망을 즐겨볼텐데 ..아쉽네요.

오후 시간이라 끝까지 못가고 돌아섭니다.

도솔봉에 가서 유명한 암자에 갔어야 하는데 ...아쉬움 하나는 남겨두고 와야 다음에 또 올 구실이 생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