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렇게 오매불망 다녀오고 싶었던, 설악산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비도오고 산행내내 흐리긴 했지만, 2년여만에 서북능선을 다시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산행보다 집으로 복귀 하는 것이 더 힘들었네요.
하산후 서울 복귀가 1시간정도 지연이 되어서, 당진으로 오는 막차 떠나기 1분전에 겨우 탑승 했습니다.
백담사로 하산하던 인원들이 버스 대기줄을 예상하지 못해서 6시쯤 내려왔더군요.ㄷㄷ
여하튼 안전하고 즐겁게 잘 다녀왔으니 후기 올려보겠습니다.
사진이 좀 많으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출발할때까지도 공룡으로 갈까 서북능선으로 갈까 고민에 고민을 했습니다.
설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역시나 산악회 버스들이 어마어마 하더군요.
오색이나 공룡쪽은 많이 붐빌 것 같아서,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행을 위해 서북능선을 타기로 합니다.
하산후에 소공원이나 백담사에서 버스 타는것도 일이겠더군요.
한계령에 도착하니 이미 가을 설악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만원입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보슬비가 내리더군요.
오전쯤에 개이지 않을까 했었는데, 하산할때가지도 안개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2시50분쯤에 문이 열리고, 드디어 기차놀이가 시작됩니다.
한계령이 이정도인데, 오색 기차놀이는 대단했겠더군요.
4시20분쯤에 한계령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비도 오고 바위도 길도 미끄러워서, 정체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오색처럼 길이라도 넓으면 추월해서 갈텐데, 한계령쪽은 좁더군요.
그나마 계단길에서 추월이 가능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안개와 보슬비가 계속됩니다.
인증샷으로 복잡한 한계령삼거리에서 바로 귀때기청봉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한계령삼거리에서 귀때기청봉 너덜바위 길 입구까지 600m정도 되는데, 안개낀 칠흙 같은 어둠속에 혼자 갈려니 으시시하더군요.
길도 너덜한 돌길이라, 금색띠를 보고 조심조심 이동합니다.
본격적인 귀때기청봉으로 오르는 너덜바위길이 시작됩니다.
앞뒤를 봐도 아무도 없네요.ㄷㄷ
2년여만에 만나는 귀때기 너덜바위들을 보니 반갑?네요.
그동안 잘 있었는지 안부도 건네봅니다.ㅎㅎ
바람은 심하지 않았는데,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길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오르다 보니 다행히 귀때기청봉으로 오시는분들이 계시더군요.
어찌나 반갑던지..ㅎㅎ
일행 아닌 일행이 되어 뒤따라 갑니다.^^
맨뒤에 우비 입으신분이 삼천포로 빠질뻔한 저를 바른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ㅋ
이분 자주 오시는지 일행분 리딩도 안전하게 잘하시고, 어둠속에서도 길을 잘 아시더군요.
전에도 귀때기청봉에서 저를 구해주신 구세주분이 계셨는데, 귀때기를 저를 사랑?하나봅니다.ㄷㄷ
스틱을 접고 골룸이 되어 네발로 기어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전위봉에 도착합니다.
비에 안개에 너덜바위 정말 미끄럽더군요.
오늘따라 왜 알라스카를 신고 왔는지, 깜장스톰이 그리웠습니다.
다시 귀때기를 만나기 위해 이동을 합니다.
긴 너덜길을 지나 5시50분쯤 드디어 귀때기청봉에 도착합니다.
1.6km 오는데 1시간30분 걸렸네요.
이날 일출이 6시28분이었는데, 안개속이라 기대도 안합니다.
귀때기청봉에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은행과 밤이 들어있는 영양밥에 고추장 쓱쓱 비벼서 막걸리고 한잔 했습니다.
엄니 밥 꿀맜이었구만유..
산악회 버스 출발시간이 17시라서 남교리까지 아주 느긋하게 진행을 합니다.
2년전에 오색에서 남교리갈때는 시간에 쫓겨 서북능선을 제대로 못 즐겼었죠.
이번에는 느긋하게 하나하나 다 눈에 담아 올려고 했는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군요.
다음에 또 다시 찾아와야 하나 봅니다.ㄷㄷ
귀때기청봉에서 아침을 먹고 한참을 쉬다가 이동을 합니다.
자욱한 안개는 능선을 넘어가고, 날이 개일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뒤돌아 본 귀때기청봉도 안개속입니다.
올라올때 보다는 다소 앙증?맞은 너덜길이 나옵니다.
단풍도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하네요.
자~~이제 가도가도 나오지 않은 대승령을 만나러 갑니다.
전에 왔을때 대승령까지 가는데, 제가 욕을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습니다.;;
제속에 또 다른 자아가 있는지, 오만욕이 다 튀어 나오더군요.
어제는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가시는분들이 꽤 있으시더군요.
곳곳에서 모델이 되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안개속이지만, 단풍들이 참 이쁘더군요.
올해 단풍 구경은 끝내도 될 정도로 어제 정말 실컷 했습니다.
도화지뷰여도 역시 설악은 설악이더군요.
희미하게 보이는 설악의 가을 실루엣에도 눈이 즐거웠습니다.
투구꽃을 만납니다.
설악 서북능선이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하던데, 겨울이 오려는지 많지는 않더군요.
갑자기 해가 보이면서 그림이 하나 나올듯 했는데, 바람이 너무 약해서 구름을 밀어내질 못하더군요.
전날에만 해도 바람이 엄청 났다던데, 오늘따라 바람은 왜 또 그리 힘아리가 없는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탄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승령까지 4.8km..
이제 날씨는 체념합니다.
설악에도 철 모르는 철쭉이 피었더군요.
정신차렷~!!
형형색색의 고운 단풍들이 대승령 가는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네요.
대승령까지 4.8km
도화지라도 멋지지요?.^^
높은 바위벽도 넘어가고..
너덜길도 다시 만나고..
대승령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한계령에서 오르고 시간이 넉넉하다 보니 그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네요.
그냥 즐거웠습니다.ㅎㅎ
그리고, 서북능선에 사는 다람쥐를 몇마리 만났습니다.
너무 빠르게 도망가서 사진에 담을수가 없었내요.
사람한테 잘오는 공룡쪽 다람쥐와는 전혀 다르더군요.
계단은 오르시는분이 연세가 조금 있으신 여성분이셨는데, 저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같이 가셨습니다.
묵묵하게 잘 가시더군요.
설악의 단풍 매력에서 빠져 나오기 힘드네요.
서북능선의 거친 속살에 많이 지치셨는지 가파른 계단을 힘들게 오르시더군요.
힘내세요~~
힘은 들어도 이렇게 고운 단풍들이 있느니 위안을 삼습니다.
1408봉이 코앞에 있습니다.
1408봉에 도착합니다.
이제 대승령까지 반정도 남았네요.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가을 서북능선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즐거웠습니다.
바람꽃을 만납니다.
이제 그 숨이 다해 가는지 잎이 시들어가고 있더군요.ㅜ.ㅠ
내년에 생생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구절초 맞지요?
줄기가 너무 짧은것이 긴가민가하네요.;;
솔채꽃을 처음 만납니다.
빗물방울이 맻혀 있어서 정말 이뻤습니다.
꽃도 담아가며 한적하게 서북능선을 즐길 수 있는 이 여유가 너무 좋았습니다.
요런것도 담아주고..
갈수록 단풍의 색의 더 화려해집니다.
무슨 바위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다시 만난 바람꽃..
너무 앙증맞고 이쁘더군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나무의 열매..
대승령 2.8km..
비에 젖은 땅이 너무 질어서. 신발과 바지가 만신창이가 되었 버렸네요.
대승령이 코앞입니다??..
저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1.8km가 그리 멀수가 없습니다.
느낌상 최소 2.5km는 되는 것 같더군요.
대승령 그라믄 안돼~~
앞서가는 사람마다 한장씩 담으셨던 단풍..
급경사내리막..
어제본 단풍중에 가장 색이 곱고 이뻤네요.
사진으로는 느낌이 좀 덜하군요.
드디어 이 오르막만 오르면 대승령입니다.
대승령 도착..
너를 만나기가 참 멀고고 험하구나..
대승령에서 남교리까지 하산길 8.6km..
오늘 산행이 19km정도 되는데, 하산길이 반정도 되네요.;;
허나 여기서 안산갈림길까지는 오르막을 꽤나 치고 올라가야합니다.
설악산에 소풍?온다고 이것저것 맛있는거 많이 챙겼는데, 날씨가 흠..
그래도 맛있네요.ㅎㅎ
오징어포에 남은 먹걸리 시원하게 들이킵니다.
맛있게 간식을 먹고 남교리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하산이 아니라 다시 올라가야합니다.;;
여기가 안산갈림길이라고 알고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대승령에서 이곳까지 1km정도 치고 올라오면, 본격적인 내리막 하산길이 시작됩니다.
오색에서 올랐을때 체력이 거의 떨어져서인지 이곳 오르는것이 가장 힘들더군요.
남교리 하산길 단풍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힘들어서 십이선녀탕 구경도 못하고 그냥 갔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구경하고 갈렵니다.
고도가 낮아지니. 여런 모습도 나오네요.
이게 설악이지요.ㅎㅎ
십이선녀탕으로 가는 길의 단풍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사진 찍다찍다 지치더군요.;;
크~~이거 볼라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말 멋집니다.ㅎㅎ
복숭아탕..
드디어 제대로 담아 보는구나..ㅎㅎ
영상으로도 담아봅니다.
너무 좋네요.^^
VIDEO
하산길에 보여지는 절경들에 발걸음이 가볐습니다.
물이 차갑긴 했지만, 족탕도 가볍게 즐겨봅니다.ㅎㅎ
14시 40분쯤에 남교리에 도착해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한계령에서 출발해서 11시간 40분정도 걸렸군요.
2년전에 오색에서 남교리까지 13시간정도 걸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찌왔나 신기하네요.
버스시간이 2시간 넘게 남아서 밥도 먹고 시간 떼우다가 갑니다.
정말 가을 소풍을 다녀온 듯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2년전에는 서북능선 다시는 안온다고 했었는데, 다음에 또 오고 싶습니다.ㅎㅎ
물론 오색이 아닌 한계령에서요.ㅋㅋ
이상 후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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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뽐뽐이왔네요
베르데sksduddk
고생하셨습니다.
날 좋을때 가시면, 참 멋질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