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추석 번들 산행 - 계족산/덕유산/민둥산/매봉산/정선하늘길24

기나긴 추석 연휴를 맞아 원없이 산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산들을 맛 보았는데 추석 패키지, 또는 추석 번들 산행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보았습니다. 추석 차례 전 후로 다녀온 산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2017-10-03 : 계족산 - 친구와 함께

2017-10-05 : 덕유산 - 가족 그리고 처형네와 함께

2017-10-07 : 민둥산 - 가족 그리고 처형네와 함께

2017-10-08 : 매봉산 바람의 언덕 - 가족 그리고 처형네와 함께

2017-10-09 : 백운산 하늘길 - 가족과 함께

명절때마다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 중 한 녀석이 계족산에 다녀오자고 꼬득여서 다녀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장동 산림욕장으로 올라서 황톳길 따라 산허리를 쭉 돌다가 계족산성으로 올라갔다가 하산했습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곱게 물든 단풍에 황톳길.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책 코스였습니다. 산허리를 중심으로 이런 아름다운 길 한켠에 황톳길을 조성해 놓아서(선양소주 회장의 사회환원) 맨발로 부드럽고 찰진 느낌의 황톳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산 중턱의 황톳길 코스가 닭발 모양이라고 해서 계족산이라고 한다는 군요.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성에서 본 계족산 정상.

계족산성은 가장 최근의 발굴을 통해 백제가 아닌 신라가 쌓은 산성이라는 주장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합니다.

2017-10-03.

차례를 지낸 다음날 우리 가족은 덕유산 백두대간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줄 곧 덕유산을 아빠만 가는 게 어딨냐며 가자고 한데다가 최근 아내도 관심을 가졌었기에 추석 연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죠.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올라서 백암봉까지 간 후 빼재로 내려와서 덕유산휴양림에서 야영을 할 근사한 계획이었죠. 처가에 들렀을 때 둘째 처형네가 이러한 계획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을 하기로 하되 대신 처형네 가족은 중봉에서 구천동으로 하산하거나 곤도라로 돌아가는 것으로 했습니다.

10월 5일 아침, 덕유산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너무도 청명하더군요. 덕유산에 이르자 산꼭대기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지만 곤도라를 타기전까지는 날씨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기온이 찬 것만 빼고요... 설천봉에 이르니 정말 추웠습니다. 그리고 구름 안개로 그저 흰 백지 조망뿐이었습니다. 산경험이 없었던 처형과 조카는 급변한 날씨에 당황해했고요... 저는 속으로 원 계획대로 가기는 힘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향적봉에서 큰 아들과 작은 아들.

중봉에서. 기대했던 조망은 커녕 거센 찬바람만이 있었을 뿐. 게다가 밑바닥이 맨들맨들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던 조카들이 빨리 내려가자고 보챕니다. 그래서 중봉에서 다 같이 하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100여미터 고지에서 만나는 구천동 계곡물.

백련사에서.

하산 후 처형네는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야영을 했습니다. 희안하게도 일기예보가 정확히 맞더군요. 설영 후 밥을 먹고 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보슬비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고 아침에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습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서둘러 철수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2017-10-05~10-06.

집에서 하룻밤 자고 나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는 다시 강원도로 출발했습니다. 하이원리조트에 2박을 하고 민둥산, 매봉산 등을 다녀왔네요.

민둥산에 이르자 좋았던 날씨가 다시 흐려지더니 해가 떴다 안개 구름이 휩쓸다 비 한두방울이 떨어지다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계속되었습니다. 증산초등학교 길건너에서 출발하는데 급경사 완경사 두 코스로 갈리더군요. 아이들과 산행 경험이 없는 처형을 생각해서 완경사를 택했는데 나중에 보니 급경사나 완경사나 큰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오히려 탐방로에 고무패드가 엉망으로 깔려 있는 완경사 코스가 더 곤욕스러운 길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민둥산은 전형적은 육산인데 경사도가 꽤 있어서 땅이 젖어 있으면 진흙길처럼 매우 미끄럽습니다. 여기에 고무패드 길을 깔아 놓았는데 고무패드 결이 경사도 방향으로 깔려 있어서 매끄러운 미끄럼틀처럼 쭉쭉 미끌리고 맙니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한마디씩 욕을 내뱉으며 담당 공무원(?)을 질타했습니다. 고무패드가 있는 한 비온 다음날에는 민둥산 완경사는 피하라가 정답이네요.

능선에서의 민둥산 경치는 일품이었네요. 사진으로는 담아내지 못할 그런 하늘도 보았고요.

2017-10-07

하이원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묶고 우리는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에 다녀왔습니다. 가족 산책길로는 참 좋은 길입니다.

검룡소에서 바라 본 단풍. 

 검룡소 주차장 초입에서 본 뱀. 아스팔트가 따뜻하니 일광욕을 하러 온 모양입니다. 아내가 다람쥐가 있다며 다가가려 할 때 제가 소리치지 않았으면 밟을 뻔 했죠. 동서 형님이 나뭇가지로 들어올려 길 밖으로 던졌는데 한마리가 또 있더군요. 아이 손가락보다 얇아 보이는 새끼뱀이 있었습니다. 사진속의 뱀은 붉은 색이 있지만 새끼뱀은 갈색이었습니다. 이 새끼뱀도 가지로 들어올리려 하니 공격을 하더군요. 또아리를 틀고 꼬리를 바르르 흔들며 주둥이를 앞으로 내밀며 입을 크게 벌리고 가지를 향해 공격을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어떤 분이 새끼도 할 건 다 하는구나 하며 놀라워합니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농사철인 10월까지는 중간에 차량통행을 제한하더군요. 시원한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 본 함백산, 은대봉, 금대봉 백두대간 능선.

 둘째 아들이 먼저 올라와서 엄마에게 소리칩니다. 빨리 좀 오라고.

  2017-10-08

하이원리조트의 마지막 날, 우리는 곤도라를 타고 하늘길 탐방을 하기로 했습니다.

 투숙객에게 2장의 무료 티켓이 주어져서 아이들표 2장만 할인쿠폰으로 끊고 곤도라를 타고 마운틴탑까지 올라갔습니다. 편도로 약 3km정도 20분을 타고 갑니다.

 두위봉 조망. 끝내주네요.

 하늘길. 마운틴탑에서 1.7km 정도 내려가면 운탄고도와 만나고 그 만나는 점에 도롱이, 아롱이 연못이 있습니다.

 도롱이 연못에서. 광산때문에 지반침하로 생긴 생태연못입니다. 광부의 아내들이 도룡뇽 서식지를 확인하면 광부들이 안전했다고 믿었다는군요. 그래서 도롱이 연못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우측의 함백산, 중함백, 은대봉, 금대봉,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어제와 반대편에서 보는 셈입니다.

2017-10-09.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