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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함백산 찍고 태백산까지 종주를 신청하려 하였으나 체력의 미비함으로 포기하고
네이버 제로산악회의 계방산을 선택하였습니다.
오늘도 역시 죽전 정류장에서 아침 7시50분 버스를 타고 운두령에 10시쯤 도착합니다.
운두령은 1089m로 만항재 다음으로 높다고 합니다.
운두령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쉬울 줄 알았더니...
산대장은 계방산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10시부터 3시 10분까지 준다고 했다가
산객들의 반대에 넉넉하게(?) 3시 30분까지로 변경합니다.
아이젠등 준비하고 10시 10분 출발합니다.
여러대의 산악회 버스가 많은 산행객들을 내려놓습니다.
출발부터 보이는 계단 위의 상고대가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올라가면서 시작되는 상고대와 눈꽃이 많은 양의 눈과 더불어 즐겁게 합니다.
그런데 눈이 뭉쳐지지도 않고 얼지도 않고 쌀가루처럼 지지력이 없는 눈이예요.
저처럼 체력 안되는 사람들한테는 아주 힘든 눈이네요.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해 가는 느낌..
힘은 들어도 어쨋든 모처럼 엄청난 상고대와 눈의 향연을 즐겨봅니다.
하늘도 맑고 전망대까지 힘을 내서 달려봅니다.
깔딱고개를 힘들게 오르니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아..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설경이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설악산도 보인다는데 어느산이 설악산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다 좋네요.
등산이라는 취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겠죠?
깔딱고개를 오른 힘듬은 다 사라지고 황홀한 설경에 푹 빠져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간도 얼마 안남고 정상은 1킬로나 남았네요.
서둘러 길을 출발합니다.
배가 슬슬 고파오는데 밥먹을 시간이 없습니다.
사탕이랑 초콜렛을 입에 넣고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정상에는 역시 인증줄이 늘어서 있고
저는 언제나처럼 멀찌감치서 셀프인증 합니다.
이번에 30번째 인증입니다.
못난 얼굴이 너무 화면 가득해서 놀라실까봐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ㅎㅎ
일반 장갑 끼고 오르다가 손끝이 시렸는데 사진에 보이는
벙어리장갑으로 갈아끼니 산행내내 편했습니다.
아랫삼거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많아서 만만치 않네요.
배도 고프고 시간은 없어서 쉬지도 못하고 양쪽에 쌓인 눈으로 추월도 힘들고해서
아주 힘들었네요.
선두에 여자분들이 너무 느린데 피해주지를 않아서 뒤에서 웅성웅성 뭐라 하더군요.
성질 급한 사람들은 눈밭으로 추월하는데 바닥이 안좋아서 위험해보였어요.
버스에 도착하니 3시15분쯤이었고 마지막 한쌍이 3시30분 땡에 들어오더군요.
산대장 왈.. 산행 해보니 시간이 부족했겠다고..자신도 한발 걸으면 한 20% 반납하는 기분으로 걸었다고..
죄송하다고 하네요..ㅎㅎ
우리 버스가 3시30분에 떠나는데 3시10분부터 3시30분 하산이라던 다른 산악회들 버스는 미도착자들이 많아서 출발을 못합니다.
제 한참 뒤에도 많이 있었거든요..ㅎㅎ
계방산 산행 강력히 추천합니다.
같은 날 태백산 가신분 얘기로는 설경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다음 설경은 무등산을 꼭 가고싶은데 어찌될 지는 모르겠네요.
부족한 후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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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볼 상고대를 다 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