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시간이 되어

어릴적 뛰어놀던 고향 뒷동산으로 갑니다.

지금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이제는 부모님이 안계시니까 시골집이 덩그러니 비어있는 모습이 쓸쓸하긴한데

오히려 살아계실때보다 더 자주 가게 되더군요.

형제들끼리 이런 저런 이유들을 핑계로 한번씩 모여 오래전 추억도 되새기고

함께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 그런 시간을 얼마나 지속할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어릴적에는 오락이라는게

산과 들에서 뛰어놀던 것들밖에 없었습니다.

오락실도 없고 장난감도 없고 놀이시설도 없는 시골 구석에서 할수 있는거라고는

봄에는 나물캐고 여름에는 멱감고 가을에는 밤따러 다니고 겨울에는 칡캐러 다니는게

일상이었죠.

뒷동산은 그런 이유들로 내가 가보지 못한곳이 거의 없을 겁니다. 어디에 무슨 나무가 있고

칡이 있고 셩이있고 [ 정확한 이름은 모르고 우리들은 그리 불렀는데 봄에 새싹이 솟아나면 줄기를 꺾어 먹던 신맛나던 풀]

뽀로수[토종 보리수나무] 따먹고 밤따고 감따고 ...~그런 것들을 속슥들이 꿰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나하나 전부 기억에 있나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추억 한장을 되찾으러 그곳으로 갑니다. 

사진이 잘렸는데 연암산 삼준산 등산 안내도 입니다.

연암산에 있는 천장사라는 오래된 사찰이 있어

작은 산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까지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천장사로 올라가 봅니다.

이쪽으로는 가본적이 없는데 오늘은 어릴적 소풍가던 기분으로 가보려구요.

초등학교 중학교 9년동안 천장사로 소풍온게 열번도 넘을듯 ...그때는 정말 가기 싫었습니다.

왜 맨날 재미없는 천장사로 소풍을 가는지 ...따지지도 못하고 간다니까 따라다닌거밖에

그렇다네요.

그런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경허스님이라는 큰스님의 말이니 심오한 뜻이 있지 싶은데 ~ 무식이 죄가 되고 있네요.

연암산 삼준산 다니면서 이쪽으로 올라본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 소풍갈때는 이 계단이 얼마나 가파르고 높았는지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 올라보니 몇걸음 안되더군요.

여기에도 누가 불을 놨는지 시커멓게 그을려 있네요.

추우면 얼른 내려가든지 옷을 입든지 할것이지 저게 무슨 짓인지 참...어이가 없네요.

기껏 , 지 춥지 않게 하겠다고 산에서 그것도 유서깊은 곳에서 저러고 싶었을까요...

이렇게 의미깊은 굴이라는데 말입니다.

휼륭하신 분들은 언제 어디서든 깊은 깨닳음으 얻는데

나는 보고 들어도 해탈은커녕 아무 생각도 안드니 ... 큰그릇은 아닌게 분명하네요. 그럴뜻도 없지만요..~

들어보긴 했지만 경허스님이 얼마나 유명한 분인지는 잘 모르구요.

여기 오는 도로명이 경허로인걸보면 아무 많이 훌륭하신분이 아닐까 그리 추측해 봅니다.

천장사도 오래전 모습이 사라지고 신축을 했는지 깨끗하고 정갈하긴한데 고찰의 멋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10분만 오르면 이렇게 조망이 나오구요.

여기서도 우리집은 보이지 않지만 삼준산에 가면 보일 겁니다.

멀리서 내 고향집을 바라보는것도 좀 그렇지만 그거라도 바라보는게 어디냐는....

잘 안보이는데 뒷산 너머로 덕숭산 용봉산 봉수산이 희끗하게 있었는데 ...~

중간에 솟아오른 봉우리가 삼준산입니다.

내 어릴적 뛰어놀던 거기입니다.

연암산은 옆 동네 산이라 소풍때빼고는 와본적 없구요.

가야산 방면입니다.

연암산 정기받아 배움에 자라 ~

그렇게 시작되던 중학교 교가의 주인고 연암산 정상입니다.

우리동네 장요리에서 덕산면으로 넘어가던 연쟁이 고개로 내려옵니다.

저런 시장이 형성되었는지는 어른들에게 들어본적 없는데 ...그랬다네요.

삼준산으로 올라갑니다.

삼준산 가다가 뒤돌아서 바라본 연암산 입니다.

겨울에 보니까 너무  헐벗었네요.

옆으로 가면 나무들을 죄다 베어러려 흉물스럽던데 ...그게 필요한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요.

간벌도 아니고 산 전체의 나무 품종을 개량한다고 전부 베어놨는데....

최근에 세워놓은 이정표입니다.

내가 대충 만들어 표지판 붙여놨더만 그건 사라지고 이쁘게 만들긴 했는데 ...

뒷산 가야산 가는길은 험난하죠. 해미고개[덕고개]에서 뒷산까지 가는길이 없어요.

가곡 주차장으로 조금 내려가면 작은 암자가 있는데 거기 가볼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예전에 그 암자에서 내려가 으름을 한자루씩 따가지고 다시 오르던 생각이 문득 납니다.

무슨 대단한것도 아닌데 , 몇개 먹고 오면 그만인데 뭐하러 한자루씩 따가지고 다녔는지 ..무겁게시리 ...~

우측에 덕숭산 좌측이 가야산입니다.

앞에 뒷산 뒤로 보이는게 가야산 원효봉 가야봉이구요.

내가 수백번은 지나온 길이기도 합니다...

삼준산 압휘봉.

어릴적에는 이 산이 그리도 높아 보였습니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야 여기로 올 수 있는데 대개 그 앞산에서 놀다가 돌아가곤 했죠.

여기는 먹을것도 없어서요. 밤이나 감 으름 같은게 여기는 없어요.

암자 밑으로 내려가 계곡에 내려가면 으름이 즐비하긴 한데..

삼준산에서도 우리집이 안보이네요.

여기서는 보일줄 알았는데 ...~

이 곳에 오면 좋은게 ...

앞이 탁 트여 가슴까지 시원한게 너무 좋습니다.

저 멀리 서해바다도 보이구요. 맑은날씨면 세월가는줄 모르고 구경하게 되는 그런 곳입니다.

어디를 가도 임도는 ...좋은 운동코스지만

산허리를 잘라놓은듯 보이는게 보기는 좋지가 않습니다.

삼준산에서 내려와 가곡저수지 방향 이정표로 잠시 내려오다보면 만나는 367봉.

이 곳에서 갈산 방면 산길을 버리고 곧장 밑으로 내려가야

어릴적 온 산을 헤집고 다녔던 그곳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삼준산 모습이구요.

사람 하나 없을듯한 곳에도 사람 흔적이 있습니다.

오래전에 붙여놓은건지 글씨가 전부 지워져 버렸습니다.

누군가 이 길을 안내하려고 붙여놨을텐데요. 길도 희미하고 흔적조차 없는 길에 누가 찾아오려는지 모르지만

혹시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이 리본이 길잡이가 될겁니다.

이 곳이 우리들이 함바위라 부르던 곳입니다.

여기서는 우리집이 보이네요...~

이제 , 함바위 용굴을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대사리 저수지와 봉화산이구요.

오래전 봉화산에서 봉화의 흔적을 찾아봤는데 ...안보이더군요.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긴한데...

드디어 찾았습니다.

용굴은 그냥 내가 부르는 이름이구요. 바위틈으로 굴이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밖으로 통하는 길이 있습니다.

거기로 왔다갔다...그렇게 놀던 놀이터였어요. 여기가  

 지금보니 빠져나가기 쉽지 않겠는데 어떻게 어릴적 고무신 신고 다니던 시절에

저길 통과했는지 신기하네요.

그때 친구들도 이제는 늙으막 노인에 접어들고 있고 ...시절이 참 빠르네요.

두번째 미션...

사람 얼굴 닮은 바위를 찾아 나섭니다.

보이시나요? 사람 얼굴 옆모습이 ... 

 똑같다고 ...그렇게 기억에 있는데

겨우 겨우 찾아왔더만 얼굴이 닮긴 했는데 완전 똑같지는 않네요.

반가운 시그널을 발견합니다.

신경수님이 다녀가셨네요. 이런 이름없는 산길에 무슨 일인지...

찾아보니 삼준단맥이라고 부르는길을 가셨더군요. 금북정맥의 뒷산에서 분기되어 삼준산에서 갈산으로 이어지는 작은

산줄기를 말하나본데 ...왜 봉화산으로 가는지는 이해가 안되더군요.

운교봉 격봉산으로 가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무슨 까닭이 있겠죠.

얼치기 산꾼이 뭘 알겠어요.

무작정 내려와

임도를 따라 다시 돌아 갑니다.

몇년전 , 어머님 생전에 함께 밤따러 이곳까지 돌아다닌 기억이 또 스쳐지나 갑니다.

산초를 수확하겠다고 저 위까지 돌아다녔는데 ...고사리꺽으러 이산 저산으로 헤매고 다녔던 기억들...

고북면에서 자랑하는 편백나무숲이라는데...

세어봐도 셀수 있을듯한데 무슨 숲이라는지 ...그래도 치톤피드가 엄청 많다니

좋은 뜻으로 받아 들여야겠습니다.

연암산이 보이네요.

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