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에 다녀 왔습니다..14

4월 15일 08:30~15:30 천황지구 코스

토요일에 비가 와서 일요일에 집에서 가까운 오서산 이나 오를까 하다가..

맘 바꿔서 일찍 자고, 새벽에 2시간 반을 달려 월출산에 당도 했습니다.

거짐 다 와서 커브를 돌고 갑자기 눈에 비친 월출산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 였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거 같네요.

전에 대둔산 산행때의 신비하고 놀라운(?) 경험으로 인해

올라가기 전에 될 수 있으면 시원하게 빼놓기로 합니다.

그리고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주차장 근처 식당에 들어가기로 합니다.(얌마!)

산채비빔밥 맛은 어딜가나 비슷비슷 하네요. 

안내판엔 '책바위' 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제가 봤을땐 꼭 CCTV 같더군요. 괜히 숨고 싶어 집니다.

아마도 전생에 별볼일 많은 밤손님 이었나 봅니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폭포 물줄기가 시원합니다.

감상을 마친 후 떠나면서 중년 남성 일행 3명의 옆을 지나쳤는데,

좀 가서 뒤돌아서 보니 폭포 근처에서 아이들 처럼 장난 치는게

제 어릴적 생각나서 참 보기 좋더군요.

아아 옛날이여~~

멀리 구름다리가 보입니다. 

회사 동료 직원 얘기론 강원도의 산 어디 구름다리가 글케 끝내 준다는데

어디냐고 물어 봤더니 까먹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 때 하산 후 까마귀 고기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 들른 모양 입니다.

육형제봉 입니다.

절대지존 무림 초고수가 허공답보로 봉과 봉 사이를 

가볍게 뛰어 다니는 상상을 해봅니다.

참고로 전 무협지 중에 신조협려.. 양과-소용녀 편을 가장 좋아합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흐으음~~ 미세먼지가 정말 끝내줘요!! (케엑 콜록콜록)

중국에서 마시는 공기캔이 글케 잘팔린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도 그리 멀지 않은듯 합니다. (부들부들)

천황봉에 다다랐지만 온통 미세먼지 투성이라 흥이 떨어져서

이내 내려 옵니다.

원래는 남근바위 쪽으로 가서 경포대 삼거리를 지나쳐 원점회귀 하려고

했는데 갈림길 에서 잘못 판단해서 바로 사자봉 쪽으로 향합니다.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마친 후 잠시 진행 하다가

아무도 안올라가는 짧막한 오르막이 있어 호기심에 올라가 봤더니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눈에 들어 옵니다.

아무리 봐도 모양이 참... 허허...

길이 참 험합니다.

가는 도중에 몇몇 분들이 저한테 천황봉 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한 외국인 여성은 먼저 지나갈수 있게 제가 기다려주니깐 작은 목소리로 쏘리~ 하면서

제 옆을 지나칩니다.

정상 근처에 오자 바람이 극심해 집니다. 급히 배낭을 열어

집에서 막 굴러 다니던 경량점퍼를 꺼내 입습니다.

빈폴 꺼 인데 바람막이 기능이 될까 해서 시험삼아 가져왔는데

뜻밖에 잘 막아 주네요.

행여라도 쓰고 있던 모자가 날라갈까봐 고개를 숙이고 얼른 후드를 덮어 쓰는데

아니나 다를까, 앞에 어떤 할아버지 께서 쓰고 있던 모자가 훌러덩 날라가 버립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난간을 잡고 절벽 아래를 쳐다보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안타까운 맘으로 바라 보면서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구름다리를 지나 잠시 휴식을 가진 후

하산을 시작 합니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어째 등산할 때 보다 하산할 때가

땀을 훨씬 많이 흘립니다.

땀밴드를 착용하고 무릎 연골을 보호하기 위해 양 손의 스틱을 열심히 놀리며

천천히 내려 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오른쪽 무릎 느낌이 살짝 좋지 않은데, 아무래도 다음 산행 부터는

아무래도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번 산행에 처음으로 도수 있는 스포츠 선글라스를 착용 했는데

눈이 참 편안 하더군요. 그리고 왠지 멋있어진 느낌! (삐빅- 자뻑력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치만 자연 그대로의 색을 느낄 수 없다는게 단점인거 같습니다.

주차장에 오니 아침보다 많이 늘어난 관광버스 근처에서 흥겹게 먹고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시원한 동동주 한잔이 급땡 합니다. 하지만..

월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 이기에 한숨을 포옥 쉬며

신발을 갈아 신고 운전대를 잡습니다.

일요일 당일산행... 역시 어렵습니다. (에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