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0 오색-대청봉-희운각-마등령-비선대-소공원 산행기. 무릎이 기억하는 그것과 두뇌가 기억하는 그것.61

안녕하세요.

어제 안내산악회 일정으로 설악산을 다녀온 사제주제에입니다.

45인승 버스에 제가 파악하기로는 13분의 등포분들이 계셔서 안내산악회의 쓸쓸한 산행이 아닌

화기애애한 친목산행이었습니다. 특유의 사람잡는 기나 긴 비선대 하산길이 좋았던 기억들에 살짝 생채기를 내며

내 다시는 공룡을 타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게 만듭니다만, 우리가 매번 공룡을 찾는 이유가 있죠. 그 얘긴 좀 이따.

안내산악회에서 제시한 들머리가 다른 몇가지 코스가 있습니다만, 저 포함 모든 등포님들은 오색 출발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오색코스는 아시다시피 대청봉까지 가는 최단거리입니다만, 상당한 오르막이 정상까지 쉴새없이 이어지는

난이도가 중상 정도되는 코스이죠?

힘든 직장생활에 거의 운동도 못하고, 산도 별로 못가서 공룡를 타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Lush84 님.

본인의 우려와는 다르게 잘따라와 주었습니다.

여기만 오르면 대청봉이 눈 앞에.

오전 6시경.  산행 시작 세시간만에 대청봉에 다다릅니다. 작년의 그것과 비교하면 페이스가 괜찮은 편입니다.

여섯시면 이번 산행의 대장님이자 등포러인 미니미님이 코스 설명 시간에 안내한 희운각에서 08시에 출발할수 있다면,

16시 30분  설악C 지구 상가 근처의 모식당앞 출발인 귀경 버스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란 말씀이 떠 올라

시간과의 싸움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란 안도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대청봉에서의 뷰. 칼바람에 몹시 춥지만 시정이 너무 좋습니다.

중청쪽.

희운각으로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바라 본 동해쪽. 인줄 알았는데 대청봉의 왼편..

07시 20분경 희운각대피소에 도착. 먼저 휴식을 취하는 중에 안쌤님. 커피타냐봉산탄다님 도착.. 이어서 ㅎ ㅕ ㄴ 님 도착

안쌤님의 시중에서는 구하기 약간 어려운 유명메이커 국밥, 커봉님의 소박한 참깨라면 ㅎㅎ

천불동이냐? 공룡이냐? 잠시 갈등하게 만든 그곳. 공룡의 힘든 봉우리를 오를때, 하산길은 내내 그곳에서 다시 선택하라면

별 생각없이 양폭대피소쪽으로 향했을텐데...

앞에서부터 안쌤님, 커봉님, 조란희님, Lush84님. 뒤에서 따라가며 네분 모두 나오게 사진찍기 은근 어려웠어요.

공룡에서 바라보는 멋진 곳들 사진. 쩝. 일천한 경력이라 봉우리등등 어디가 어딘지 봐도 잘 몰라유 ㅎ

탐방로 곳곳에 국공에서 설치한 '안전길잡이'라는 리본, 원통 모양의 것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탐방로 안내 인듯.. 처음 보는 건데

설악에만 있는 건가요?

마등령에서 비선대 하산길의.. 주먹만한 돌들이 깔려서 발바닥을 괴롭히는 길이며, 채석장을 방불케하는 길도 있고..

경사가 족히 -40은 되는데도  보폭을 늘려야 하는 암름 구간이며.. 어지간한 무릎의 소유자가 아니면 도무지 속도를

낼래야 낼수가 없는 구간의 연속인데.. 다양한 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작년에 난생 처음 어제와 싱크로율 백퍼센트 동일한 코스로 그 유명한 공룡 능선을 다녀오면서 내 다시는 여기 안올꺼야

다짐했는데도, 몸에 새겨진 고통의 기억들은 한계가 명확하네요. 당장 몸이 편안한데 힘들었던 어제의 그 모습을 떠올리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군요. 공룡의 어느 봉우리에서 커봉님께 비선대 하산길 정말 이가 갈린다라고 말하며 비로서 작년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올랐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그렇게 힘들었지란 디테일이 많이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육신의 기억보다는 머릿속에 남아있는 설악의 장면 장면들이 훨씬 강한가 봅니다. 어제 그 끙끙앓으며 욕하며 내려오던

비선대로의 긴 하산길에 대한 기억이 벌써 기억 저 너머로 사라졌다면 너무 나간 건지. ㅎㅎ 절대 다시는 이라고 장담 못할 변덕스러운

몸뚱아리의 소유자입니다. ㅎㅎ

이상 허접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람에 날려간 제 모자 주워주신 브릭본님. 제 모자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거침없이 달리는

등력이 상당하시더라구요. 하산주 한잔 같이 하시지 어디 가셨느지? 많이 아쉬웠습니다. 담번에 곡 다시 인사나눴으면 합니다.

신계의 죠리퐁내외님과 같은 시간에 내려오셨다는 놀라운 등력의 쇼유자이신 크고밝은하늘님. 구조활동도 도와드렸다는데

그 얘기 좀 풀어 놓으시죠? ㅎㅎ 어제 처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이번 산행을 주관(?) 하신 안쌤님~ 오르막은 제가 어떻게 비슷하게 따라가도 내리막은 연세를 무색하게 만드시는데.. 비결이 뭔가요?

피엘라벤 상하의로 맞추신 커봉님. 아주 인상적인 패션이었습니다. ㅎ 저번 무등산때보다는 많은 얘기를 나눠서 반가웠습니다.

탁월한 유머 감각의 소유자이신 미가부님. 식당에서 여러모로 챙겨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담 번에 뵈면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저분들 모습을 뵙기란 이 버스안이 마지막일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명불허전의 신계 두분. 쬬리퐁님 내외분 반가웠습니다.

두분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산에서 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군요 ㅡㅡ

갑자기 나타나셔서 놀라게 했던 ㅎ ㅕ ㄴ 님. 오랜만인데도 제 얼국을 기억해주시고. 참 스마트한 분이신 듯 ㅎㅎ

항상 좋은 직구 정보주시는 다연이네님. 자주 뵙고 장비에 대한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ㅎㅎ

안내산악회 대장님이시자 등포유저이신 미니미님. 첨 뵈서 너무 반가웠구요. 제가 본 안내산악회 대장중에 살갑기로는 최고이신듯.

같은 등포유저로써가 아니라 안내산악회를 적잖게 이용해 봤던 사람의 솔직한 느낌입니다. 연 이틀 무박 설악하시는라 심신이

모두 힘드셧을텐데.. 친철하신 모습에 솔직히 감명받았어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