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주에는 춘천에 있는 "삼악산"을 다녀올 예정이었으나, 지난 팔봉산 산행기를 쓰고 마무리를 짓는 도중 잠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출타를 했었는지 "다음 산행지는 감악산입니다". 라고 끝맺음을 맺고 올렸습니다.
그러다 오타 수정 작업을 위해 제가 쓴 글을 읽고 난 후에 문제의 "감"자를 "삼"자로 고치기 위해 수정버튼을 누르면 웹페이지가 멈춰버리는 기이한 현상을 계속 겪게 됩니다.
한 글자를 아무리 수정하려 해봐도 같은 현상은 되풀이 되었고, 마침 댓글을 달아주신 "환타12" 회원분이 다음 산행예정지가 파주 감악산이냐? 원주 감악산이냐? 하고 물어보시길래 "파주 감악산"은 인증전에 갖다 왔고 명절이나 휴가철에 써먹기 위해 아껴두고 있는 중이니, 어차피 "원주 감악산"을 다녀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고 답변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제 이번 산행지는 원주 감악산 으로 정해지게 되버렸습니다.
▶대중교통 탐색
저번 팔봉산 경우 처럼 이번 산행지인 감악산은 강원도 원주와 충청북도 제천 사이에 낑겨(?)있는 산입니다.
정답게 정상석도 2개 봉우리도 2개 입니다.
우선 네*버 블로그를 탐색해보니 원주쪽 들머리인 "창촌"쪽은 하루 버스운행이 2회 입니다. 이거 버스 놓치면 꼼짝없이 걸어가던지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야 될 판입니다.
그 와중에 한 블로거의 산행기가 눈에 띱니다. "천삼산-감악산-용두산 연계산행"바로 교통편을 검색해보니 오!!! 이거 대박입니다. 들머리인 "신림역"은 청량리에서 기차타면 2시간 이고 날머리인 "용두산" 청소년수련원 쪽에는 제천기차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버스로 10-15분 거리 입니다.
바로 교통편은 정해졌으나 문제는 산행거리 였습니다.
약 20여km에 이르는 장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유행하는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나 "지리산 화대종주"산행기를 읽기에 심취한 저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더더군다나 금년3월경 공포의 청광종주에 성공했었던 저는 (당시에 개고생했던 기억은 저 멀리 날려버리고서) 그저 자신만만 했습니다. "이것은 지나치게 짧았던 저번 팔봉산 산행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라도 꼭 가야돼!!!!" 라며 스스로를 세뇌시켰던 과거의 저를 지금 이글을 쓰고 있던 현재의 제가 할 수 있다면 목을 졸라서라도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두번째 탈출로. 근데 길을 내려가도 버스를 탈 수 있을 지 장담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나갑니다.
세번째 탈출로인 오미재 지점입니다.(PM04:47)
아 이 때는 왜 그랬을까요? 하산길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물어보려고 해도 사람 그림자도 구경 못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는 것 뿐!!!
아무리 평일이라도 그렇지 무슨 둘레길에 사람 한 명 없습니다.
기이한 소나무 1
기이한 소나무 2
뜬금없는 모노레일 길. 이게 왜 여기에???
중턱에서 드디어 가지고 있던 물이 바닥을 드러냅니다. 땀에 절은 상의와 모자 버프까지 다 벗고 상의를 갈아입습니다.
아직도 머나 먼 제천시내 모습입니다.
드디어 용두산 정상 턱 밑까지 왔습니다. 송한재(PM05:34)
용두산 등산로. 여기서 귀중한 정보를 얻습니다. 하산길에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바로 용담사 입니다.
산행 중 두번째로 만나는 계단. 올라가서 남은 두유를 마십니다. 손이 떨려 아까운 두유가 입가로 질질 흐릅니다.
정상이 저기 보이는 데... 도무지 줄어들 줄 모르는 거리.
헥헥!! 이제 다 왔습니다.(PM05:58)
오늘 산행 중 처음 만난 사람입니다. 아저씨를 배경으로 인증샷 한장 찍습니다.
저 아저씨 애타는 제 눈길을 외면하고 가지고 온 생수를 제 앞에서 원 샷 합니다. 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봅니다.
마지막 하산길. 오늘의 목적지가 제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여기서 용두산은 저에게 또 한번 빅엿을 먹입니다.
이 긴 계단을 후둘거리는 다리로 내려가니...
아 놔!!!! 여기가 아니야!!! 용담사 가는 방향이 아니라고 루가지도가 가리킵니다.
온갖 욕을 하며 다시 올라와서는 제2의림지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중간에 만난 갈림길 이 길이 맞는 길 입니다.
용담사에 거의 반 기어서 내려가니 취사장이 보입니다. 애타게 "계세여?계세여?" 몇번을 불러봐도 대답이 없습니다.
때마침 수돗가 고무다대야에 물이 한가득 있습니다. 미친듯이 뛰어가서 한바가지 쭉 마십니다.
아!!! 살 것 같습니다. 내 이렇게 맛있는 물은 평생 처음 마셔봅니다.
다시 한바가지 더 마시고 가지고 있던 생수통에 물을 채웁니다.
안계신 용담사 여러분께 감사인사 남기고 하산합니다.
절 바로 밑에 에쿠스가 용두산정상 표지판을 쿨하게 밀어버리고 주차해 있습니다.
이제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갑니다.
임도 양편에 펜션과 음식점, 카페가 여럿 있습니다.
드디어 하산의 상징인 에어건을 만납니다.
용담사 들머리 입니다.(PM07:05)
왼쪽 길이 아까 처음 내려오려 했던 길이고 오른쪽 길이 제가 내려온 길 입니다.
여기에 마침 수도가 설치되어 있어 편하게 머리를 박고 물을 들이마십니다.
배가 부르도록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니 이제야 진짜 살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제천 시내 쪽을 걸어갑니다. 표지판에 있던 비룡담 저수지 입니다.
감악산에서 용두산 방향과 까치봉 방향으로 나뉘는 군요. 어차피 날머리는 같습니다만.
제 2의림지 전경. 의림지는 시내 쪽으로 더 들어가야 됩니다.시간이 없어서 패스!!
시간을 보니 PM07:16분 입니다. 안양가는 직행버스가 PM07:40에 출발하는 지는 알았지만 늦은 것 같아 제천역 가서 무궁화열차를 타기로 하고 세명대 방향으로 걷습니다. 가다가 세명대 학생에게 버스 정류소 위치와 버스번호를 물으니 친절히 가르켜 줍니다. 제2의림지에서 5분가량 걸렸습니다.
그런데 오잉! 마침 31번 버스가 옵니다. 얼른 타고 얼추 9분 가량뛰가니 시외버스 터미널 이랍니다. 시간은 PM07:29분을 가리키고 얼른 내려 정류장에 앉아있던 고교생에게 시외버스 위치를 묻습니다. 또 친절히 길을 가르켜 줍니다. 정신없이 뒤어 시외버스 터미널에 닿으니 PM07:34분 입니다. 승차권 구매후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버스에 탑니다.
안양과 호계동을 거쳐 부평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고속버스입니다
PM09:40 안양에 도착했습니다. 딱 2시간 걸렸습니다.
▶ 산행기록
트랭글 기록
트랭글은 중간에 꺼졌다가 다시 키는 바람에 전체 거리에 오차가 있습니다.
루가 앱의 기록
루가앱에서는 12.4km의 거리오차가 있습니다. 실거리는 약 20여km 입니다.
▶▶ 마치며
이 번 산행은 나름 여러모로 완벽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못한 날씨 때문에 고생고생 을 했습니다.
여러 회원분들의 주말 설악종주, 지리산종주 산행후기를 읽으니 날씨가 무척 더워 다들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현님 이하 모든 회원분들이 물부족 때문에 엄청 고생하셨다고 했는데, 저 또한 목적지를 4-5km남기고 물이 떨어져서 엄청 고생했습니다.
쓰다보니 산행후기가 아니라 고생후기가 됬네요.
이번 산행은 예상치 않게 종주 산행이 되었고 길을 걷는 내내 이번 산행이 제가 3월에 겪었던 청광종주와 유사한 면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총 거리와 중간에 식수보급지가 없다는 점
,오르락 내리락 고개가 많다는 점 등이 유사합니다. 따라서 저만 당할 수 없잖습니까?
▶ 추천회원
1. 청광종주, 광청종주는 지겹다. 이제는 새로운 종주를 해보고 싶다.(약 20여km정도)
2. 설악산,지리산, 주작덕룡 같이 먼 곳 말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다.(서울에서 2시간 정도이내)
너무 사실 같은 후기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말 중 하루 비 안오는 날 있으면 후기 따라 가리산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물론 소양호 12인승 모타보트도 타고 소양댐으로 복귀도 하고요.
다음 산행기는 어디일찌 벌써부터 궁금해 지네요.
이제 다 왔습니다.(PM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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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