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트레킹 4일차 입니다.
히말라야 롯지에서 오전5시 정도 기상 날씨가 꽤나 쌀쌀하다.
짐정리하고 계산하러 나오니 일본인 커플과 한국여성분이 아침일찍 식사를 하고 있다. 나는 데우랄리에서 먹을 예정으로 요금을 계산하고 5시30분정도에 먼저 출발한다. 길을 가는데 저 멀리 산 절벽에서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폭포들이 꽤나 많이 있다. 우기 기간에만 볼 수 있는 폭포인 듯 하다.(6월~9월은 몬순이라 하여 우리나라 장마와 같이 불규칙적으로 비가 계속 오는 시기라 하여 네팔 산행에서는 비수기입니다. 저는 운좋게 ABC트레킹기간중에는 비를 거의 만나지 않았습니다.)
- 엄청 높아 보이는 폭포
- 엄청 높아 보이는 폭포 2
그렇게 쭉 가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검은개가 나를 앞질러 간다. 알고보니 이 개는 어제 히말라야롯지에서 만났던 한국여성분을 촘롱에서부터 계속 길안내했다고 한 흑견이다. 가이드대상을 갈아 탔나보다.ㅎㅎ 나를 제치고 가더니 내가 자기보다 늦게 오자 자리에 앉아 내가 계속 올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 내가 오면 또 앞서 가고... 정말 신기하네... 그렇게 가던 중 저 멀리 데우랄리가 보인다.
- 히말라야롯지에서부터 가이드 해준 흑견
- 협곡 바로 위에 있는 데우랄리
데우랄리 가는길에 눈이 쌓여 얼어서 만들어진 길이 있는데 그게 길인지를 모르고 30분가량 계속 헤매다 뒤늦게 출발한 일본인 커플에게 따라잡혔다. 일본인 커플과 같이 헤매는데 흑견이 눈위를 가로질러 넘어간다. 이게 길인가? 위험해 보이는데... 그래도 흑견을 믿고 그냥 쭉 간다. 중간중간 구멍난곳을 보는데 빠지면 그냥 세상을 하직할거 같다. 흐미 살벌하네...
- 눈이 얼어서 쌓여 만들어진 길(여름인데도 안 녹고 있다)
그렇게 험난한 길을 지나 아침7시 데우랄리에 도착. 아침은 고추장에 비벼먹기 가장 무난한 믹스프라이 라이스와 계란후라이로 해결. 조금 쉬다가 다시 MBC로 출발한다.
- 데우랄리 파노라마 롯지
- 삼각대 세워놓고 셀카(얼굴이 안나와서 그냥 투척 ㅎㅎ)
MBC로 가는 길은 내가 ABC트레킹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껏 본 경치중에 가장 멋있었다. 드디어 안나푸르나가 똑바로 보이기 시작한다. 가면서 사진 찍기 바쁘다. 다 보여주기는 싫은지 산봉우리 꼭대기만 구름으로 살짝 가려준다.
치사해서 내가 그냥 올라가서 본다.(제발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고도가 3000M이상 되니까 걸을때 살짝만 리듬이 깨져도 그냥 숨이 엄청찬다.
- 협곡사이로 보이는 구름에 살짝 가려진 안나푸르나 1
- 협곡사이로 보이는 구름에 살짝 가려진 안나푸르나 2
그렇게 10시30분정도 마차푸추레베이스캠프(MBC)에 도착했지만 구름이 많이 끼어서 보이는게 없다.(이러면 안되는데...) 결국 뭐 하나 제대로 보지도 못한채 30분쉬고 바로 ABC로 출발.
- 마차푸추레베이스캠프(MBC 3,700M)
ABC로 가는내내 구름때문에 보이는게 없고 그냥 길따라 묵묵히 발걸음만 옮긴다. 그렇게 MBC에서 2시간30분정도 걸려 오후 1시30분 드디어 ABC에 도착! 했지만... 역시나 구름때문에 보이는게 없다. 아우...ㅜㅜ
- MBC에서 ABC 가는길
- ABC 바로 앞 표지판???(ABC를 깨끗히 하자 뭐 그런듯...)
- 안나푸르나생츄어리 롯지(4,130M)
배가 고프니 일단 점심을 시킨다. 믹스모모(만두와 비슷)에 허니팬케익 그리고 뜨거운 물을 시켜서 얻은 커피를 타서 먹었다.
그렇게 시간을 떄우던 중 오후6시정도 갑자기 밖에서 환호성이 들려온다. 무슨일인가 싶어 밖에 나가봤더니 구름에 가려져있던 마차푸추레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데 지금까지 했던 고생을 싹 날릴만큼 내 인생에서 최고로 멋진 장면을 보여주었다. 풍경이 워낙에 실시간으로 변해서 1시간가량 미친듯이 사진을 찍은거 같다.(나중에 보니 다 그사진이 그사진이네요 ㅡㅡㅋ)
- 마차푸추레 1
- 마차푸추레 2
- 마차푸추레 3
- 구름에 가려진 안나푸르나
- 안나푸르나 다른 봉우리...
그렇게 사진을 열심히 찍고 저녁을 먹는데 고소 때문인지 입맛이 없어서 거의 남긴다.
그리고 피곤이 갑자기 몰려와 오후 9시정도 잠을 청한다. 내일 새벽이 정말 기대된다.
하지만 고소때문에 숨쉬기도 힘들고 살짝 두통이 와서 살짝 잠을 설친다.
- 마차푸추레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어둡게 나와서... ㅎㅎ)
- 3편 끝입니다. 4편은 새벽에 기상해서 본 ABC에서의 풍경이 대부분입니다. ㅎㅎ 정리되는대로 바로 올릴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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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나 가고 싶은 ABC에 먼저 다녀오신 선배님에 대한 부러움만 가득 하네요.
소중한 사진 너무 잘 봤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