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을 마치고, 홍천의 팔봉산으로 향합니다. 서산 팔봉산도 아직 안 가 봤지만... 고흥의 팔영산, 진안의 구봉산 등 봉우리 많은 애들은 겪어 봐서 그들에 비하면 팔봉산은 오히려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합니다. 

당연히..  봉우리를 다 찍고 가야지요. 중간 하산이나 7봉 하산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입구에 이상한 게 많이 있어서 보니 이런 사연이...

팔봉산이라 8개인가 생각해서 세어 봤는데 8개는 아닙니다.

입구에 시멘트 거시기도 있고.. 양옆에 거시기..

등산로 입구에도 거시기... 좀 노골적인 모양입니다.

닿을까 무서워 화장실만 들르고 바로 출발... 입장료는 1500원입니다. 카드 가능.  

300미터급 산이라 봉우리까지 급경사로 시작합니다. 진달래가 살짝 보일 만큼 정도의 봄이 와 있습니다.

날씨가 우회하지 말라고 합니다. 여길 우회할 수는 없지요.

1봉 오르는 길부터 예상했던 것들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전남의 산들에 비하면... 이건 장난 같습니다. 

그럼에도 헐떡거리며 1봉에 도착. 1봉 오르기 전에 홍천강 조망을 못 찍은 게 못내 아쉽습니다. 홍천강 조망은 거기가 제일 낫습니다.

스틱이 방해되는 산입니다. 안전하면서도 위험하달까...

2봉은 로프네요. 바로 오른쪽에 우회로도 있습니다. 밧줄 없이도 그냥 올라가집니다.

문득 너무 속도전을 내는가 싶어(전혀 빠르지 않은데) 지나온 1봉을 봅니다. 우측으로 커브를 트는 홍천강을 조망하여 한 컷 했어야 하지만 돌아가기는 싫네요. 

팔봉의 1봉과 금학산이 나란히 배치됩니다.

2봉이 인증지지요? 정상석 보기 전에 보이는 삼부인당을 봅니다.

칠성칠군, 팔봉산X왕신령.. 중간의 한자는 알아보기 힘듭니다. 별태인가...

제물함이 왜 간식함으로 보일까요.

삼부인당의 본거지는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인증 줄을 안 서고 사람들이 교체되는 사이에 순간 샷을 날리고 3봉을 향합니다. 

2봉 정상에서 홍천강 샷을 담습니다. 두릉산 방향.

비발디파크 때문에 산에 도로가 나 있네요.

2봉을 내려가며 본, 3봉의 모습

솔직히 2봉보다는 3봉이 더 인상적입니다. 조망도 그렇고요.

가파르긴 하지만 계단이 잘 되어 있습니다. 오르는 재미는 많이 부족한 산 같습니다. 내려가는 건 안전해야 해도 사족보행의 재미가 있어야 암릉인데...

3봉 정상석 전에 돌아본 2봉

3봉의 정상뷰 

팔봉산 입구 가기 전 다리 건너 대형 주차장 방향

정상석이 유난히 큰 3봉입니다. 

3봉에서 내려오면 갈림길입니다. 해산굴로 4봉을 가느냐.. 그냥 4봉을 향하느냐...

우측으로 내려가면 해산굴입니다. 여성 4명이 낑낑대는 걸 보고 해산굴을 포기합니다. 

오래 걸릴 거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진으로만 봤던 굴이었습니다. 가방을 벗어야 통과 가능한 곳. 

통과한 남녀가 오늘 다시 태어났다고 이제 서로 남매라고 농담을 주고받더군요. 

4봉은 눈높이에 맞게 높은 바위 위에 있습니다. 

5봉 올라가는 길. 생강나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산수유는 없었어요. 

 5봉은 여러 명이 찍으려다가 골로 갈 수 있습니다. 비석을 손잡이처럼 잡아서 이동하다 보니 머지않아 5봉 비석은 떨어질 거 같습니다.

5봉에서 바라본 홍천강... 위치를 이동할 때마다 조금씩 옆면을 밝혀 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6봉 올라가는 길

다소 비좁은 길 우측에 있는 6봉 비석 

인증샷 찍으라고 그런 건지.. 6봉 뒤를 보니 저렇게 펜스와 발받침을 설치해 두었더군요. 내려가는 길은 위태롭긴 합니다만 두 손이 봉만 잘 잡으면 무난합니다. 

7봉 위에 오르면 왼쪽의 대형 주차장, 우측의 팔봉산 입구를 향하는 다리가 조망됩니다.

이 산은 가면 갈수록 험난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6봉 하산부터 8봉 하산까지 위험합니다.

7봉에서 6봉을 돌아보며

이상하게 좀 무섭긴 합니다. 그냥 굴러떨어질 수도 있을 거 같은...

7봉을 내려가며 나무 사이로 8봉이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데 제일 위험할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암릉 타는 맛과 추락할 것 같은 아찔함은 8봉 오르는 길이 제일입니다. 그나저나 팔봉산의 봉우리들은 간격이 좁고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체력이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제 하산입니다. 그전에 7봉을 돌아봅니다.

8봉은 전반적으로 축축하게 물에 젖은 곳이 많고 가파릅니다. 7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현수막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8봉으로 가야 하는 것이지요.

깎아지르는 하산길에 신경이 곤두서지만... 300미터니까... 결국 끝나겠단 생각으로 내려갑니다.

이 산을 내려갈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게 미끄러운 돌입니다. 반들반들해서 나무뿌리처럼 밟으면 자빠링할 수 있는 돌들이 지뢰처럼 숨어 있습니다.

손이 여유로운 만큼 무조건 일단 잡고 내딛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게 안 다치는 길이니까요.

옆으로 누워 자라는 소나무를 본다면 거의 다 왔습니다.

 하지만 이 계단은 또 시작입니다그려.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 강가를 철판 다리로 걷게 됩니다. 바위 밑을 지날 땐 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산길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홍천강에 거품이 이상하게 와류처럼 강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유입되면서 제자리에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거품이 떠내려옵니다.

이거... 하수 무단방류나 식기세척 오수일까요? 좋은 거 같진 않아서 언짢습니다.

여기 왔으면 진짜 끝이지요.

입구에 도착할 때쯤 2봉에서 3봉 사이 하산로(탈출로?)가 여기서 나타납니다.

다리를 건너니 봉우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눈에 들어올 만큼 면적이 큰 산은 아니군요.

좀 힘들게 했던 7봉과 8봉을 주목해 봅니다.

주차장과 식당가에서 팔영산의 봉우리를 담고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비빔밥과 감자전... 기대가 커서 그런지 전남의 식당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맛은...

감자전은 감자채가 아니라 갈아버린 채 구워서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팔봉산은 기대에는 좀 못 미치는 심심한 산이었습니다. 달마산, 덕룡산, 두륜산, 팔영산, 가학산 등과 비교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전남의 산이 저를 강하게 훈련시켜 준 것 같습니다.

팔봉산을 통과하셨다면 전남의 산을 가 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