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기 마지막 편입니다.
마눌과 다니며 찍은 스냅사진들이 대부분이라 긴 글 좋아하지 않으시거나 혹은 어마무시한 제주의 풍경을 기대 하신다면 지금이라도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참고로 전체용량이 60MB정도이므로 모바일로 보시기에도 큰 부담?은 아니시니 모바일로 보셔도 되실듯? 합니다.
지난글은 여기에...
제주여행기 1/3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limb&no=87377&ismobile
제주여행기 2/3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limb&no=87429&ismobile
그럼...
시이자악~
10월 8일
마눌은 텐트안에서 디비자고 있지만...
여행중엔 일출 전 자동으로 눈떠지는 성격이라 오늘도 벌떡!
새로운 하루의 빛을 안겨주는 햇님 보러 한번 나가볼까?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에선 날씨 때문에 제대로 된 일출과 일몰을 너무 못본거 같아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구름들도 적당히 멋지고 하늘도 곱게 물들었네...
푸르스름했던 새벽 하늘이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색으로 물들어가고...
급기야 온 하늘을 태우고 있구나...
산 정상에서였다면 더 멋지겠지만 이렇게 바다에서 보는 것도 꽤 근사하네...
해변에 새겨진 모래의 물결들도 붉게 물들고...
마눌은 아직도 코골며 자는 중이고...
혹시 비올지 모르니 챙겨가게 우산이나 말려둬야지...
약국이 아닌 약방!
참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단어네...
언제부터인가 약방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점빵도 그렇고...
잠시 들러서 대일밴드 한통 구입완료!
성산포항도 참 오랜만에 오는 것 같아.
5년전? 6년전?에 우도 들렀던 때가 생각나네...
그땐 배낭 맨 채로 돌아다닐때 였으니...
너도 무지 힘들었겠다...
사실 나도 힘들었어...
그래도 우리...
꽃길만 걷자...
오늘은 분홍분홍한 스카프 출동?
표도 끊었으니 우도로 출발~
빛알갱이들이 잔잔한 바다에 반사되어 보석같이 빛나는군...
저걸 꿰어다가 목걸이 만들어주고 싶네...
아오.. 강풍에... 폭우에...
빗방울이 뽈때기 사정없이 후려치던 그 날 오른 지미봉이...
저기 있구나...
뿡뿡~ 이제 출발~
뿡뿡~ 금방 도착~
오늘은 오랜만에 제대로 커플티인건 좋은데...
같은 티 3장 중 지금 입고 있는 이건 이제 버려야겠다.
색이 아예 카키색이 되었네...
분명 살때는 블랙이었는데...
너.. 맨날 나 몰래 텐트에서 뭐 먹지?
어째 여행 출발 전보다 살이 더 찐거 같다?
올레길 따라 걷다보면 만나는...
두둥!
홍-조단-괴해-빈해수-욕장!
이름이 뭐 이리 해괴하지?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전에 설명 해준적 있지?
해변을 이루는 하얀 알갱이들이 모래가 아니라 홍조류의 체내에서 축적된 탄산칼슘 덩어리들이 이렇게나 쌓여서 해변을 만든거래~
일반 해변의 모래알들은 훨씬 조밀하고 부드러운데 이건 덩어리도 좀 크고 샌들 바닥에 들어갈 경우 발바닥이...
마이 아프지...
자 띄어쓰기 조심해서 한번 읽어봐~
참고로 이곳이 동양에서 유일한 곳이라 천연기념물(제 438호)로 지정된 곳이야~
파도 따위를 두려워해서 문어 잡겠어?
왁스칠 잘 해뒀으니 신발 걱정은 안해도 될거야~
하늘에 구름도 적당하고, 바람도 적당하고, 너도 적당하고, 나도 적당하고... 근데....
기온은 안적당해...
비오는 날 빼고는 초가을이 아니라 한여름 기온이야...
반사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하얀 홍조단괴들의 옅은 반사광이 자연 뽀샵을 만들어주는군...
웰컴 투 뷰티풀 우도!
사진 찍느라 지나쳤지만 저 뒤의 샛길로 빠졌어야 했는데...
이상한데로 가고 있는 중...
첨단기술의 도움을 받아 GPS+LTE+다음지도로 한참 후에야 원래 길로 합류 하긴 했는데...
어휴...이 더운날 30여분 알바 하다보니 화가 몹시 나는군...
저거.. 오도바이 미러 아냐?
너처럼 작은게 앙증맞네...
이런 이쁜 담벼락을 그냥 지나칠순 없지?
하고수동 해수욕장 도착하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기다 오도바이, 자전거, 자동차, 삼륜차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모두 짬뽕되어 도로는 난장판...
차선만 없애버리면 인도나 네팔과 별반 다르지 않을듯...
배만 간단히 채우고 이런 곳은 빨리 탈출하자!
너.. 그러고보니...
파란 가오나시 같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하고수동도 그렇고 홍조단괴해빈도 그렇고...
예전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네...
온갖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목 좋은 곳에는 까페들이 수십개 생겨나고 거기다 삼륜차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고...
올레길을 따라 걸어 왔던, 걷고 있는, 앞으로 걸을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에 지쳐가지 않기만을 바랄뿐...
녹슨 못 대신 작은 꽃 한송이로나마 이 길이 조금이라도 예뻐졌으면...
건물 외벽을 거울삼아 사진 찍고 있는데 여주인장분이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시네...
싸장님예~ 담에 꼭 오께예~
요런 비석이 있었나?
비양도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비록 황사 낀 흐리멍텅한 날이었지만 고요하게 우리들 앞에 놓여 있었던 작은 길들은...
이제는 다 사라졌네...
예전 봄에 왔을때 여기서 퍼질러 앉아 픽끼 마이 뽑아 뭇는데...
저 푸른 바다 너머에...
뭐가 있을까?
아마도...
지구 한바퀴를 쭉 돌아서...돌아서 오면...
네 뒤에 서 있는 나를 만날거야...
저 등대 기억나지?
그때는 등대로 가는 길에 물이 차 있어 찰박찰박거리며 건넜었지...
칡흙같은 어둠속에서 누군가에게 생명의 빛이 되어주는 게...
꼭 너를 닮았군...
가끔씩 네가 너무 눈부셔서 내가 길을 잃는건가?
어쩌면 조금은 짧게 느껴졌던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아...
이젠 보따리 싸서 저 멀리로...
떠나는 일만 남았네...
며칠간 정도 많이 들었는데...
아침에 널어둔 빨래를 걷으려고 보니 웬 팬티 도둑이...
잡았다 요놈!
살림살이 정리하고 보따리 싸서 모슬포로 이동하니 밤 8시...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9성급 호텔!!!에서 하루 묵을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온몸이 아주 그냥 샤르륵 녹는 것 같아...
제주 온지 벌써 10일이 지났으니...
그간 제대로 샤워도 못했고, 테레비도 못봤고, 카메라베터리, 휴대폰배터리, 외장배터리, 랜턴배터리도 충전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일단은 저녁 안먹어서 쓰러질거 같아...
침대에다 보따리 내팽개치고 밖에 나와보니 연휴라 문닫, 시간이 늦어 문닫, 전부 문닫...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곤 제주에선 8시 넘으면 밥 먹기 너무 힘들어...
하지만 괜찬아! 우리에겐 편의점이 있으니!
냉장도시락이랑 한번 맛들인 즉석떡볶이를 국물까지 비우니 흑돼지 삼겹살과 갈치조림 전혀 부럽지 않군...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온수에 온 몸 구석구석 찌든때 박박 문질러 청소하고, 침대에 누워 테레비를 딱 켜니 편하다는 느낌보다 뭔가 낯선 느낌이...
여행 시작 후 쌓여있던 고단함과 피곤함이 사라졌다기 보다는... 비좁은 텐트 안에서 바람에 팔랑거리는 플라이 소리 들으며 조금 불편했던 잠자리가...
이상하게 그리워지네...
예전에도 여행 중 잠시 쉬어갈때 이런 기분 곧잘 느끼곤 했지...
여행이 끝난 시점에선 이 낯선 느낌은 금방 익숙해져버리고 일상이 되어버리겠지만...
남자인 난 그럭저럭 한달이고 두달이고 이런생활 할수 있지만 여자인 넌 아무래도 그간 많이 힘들었을테니...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 푹 자둬...
아마 남자끼리였더라면?
한두달은 안씻고 거뜬하지!!!
10월 9일
아침에 무조건 반사로 6시에 일어났지만 마눌은 침대에서 뒹굴뒹굴...
어차피 오늘은 쉬어가는 날로 정했지만 그래도 마냥 빈둥거릴 순 없어 올레 10길 쉬엄쉬엄 걷기로 하고...
야! 어서 짐싸!
들은척 만척... 여전히 뒹굴뒹굴...
그래...
그냥 푹 쉬어...
내가 짐 다 싸둘테니...
체크아웃시간 다 되서야 길을 나서며...
어제 '방없음'안내판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미리 전화해두길 잘했지?
여긴 모슬포 올때마다 들르는데 벌써 3번이나 왔네...
도시락 전문점에 왔는데 맛은 별로...
차라리 편의점 도시락이 더 나은거 같아...
그나저나 넌 틈만 나면 자는구나?
아오...
오늘도 땡볕이구나...
거기다 기온은 푹푹 찌네...
그러고보니 여기가 제주에서의 마지막 야영지네...
내일 마라도 갔다가 제주시로 가야하니...
소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있으니 천국이 따로없지?
난 바빠 죽겠구만...
빨래도 널고 텐트 안 짐도 정리하고 침낭도 한번 말리고...
근데 넌...
계속 자는구나...
어디 참한 몽둥이 하나 없나...
어이쿠 마눌님 기상하셨어요?
이제 궁디 바짝 세우고 여기 엎드리세요~
제가 곤장질을 참 잘하는 당쇠입니다~
가끔씩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조용한 하모해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름난 곳 보다 경치가 조금 덜하더라도 이렇게 조용한 곳이 난 더 좋아...
송악산도 근 1년만이지?
그때는 배낭무게에 나도 다리가 덜덜거렸는데...
짐 없이 이렇게 홀가분하게 오니 또다른 느낌이네?
올레길을 누군가가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난 1코스, 10코스를 추천할것 같아...
화순금, 용머리, 산방산, 알뜨르, 송악산 그리고 이쁜 해변들과 들녘을 가로지르는 작은 농로들...
종합선물세트!
저 아래쪽으로도 길이 나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보고 싶어지네...
뙤약볕 때문에 땀이 줄줄...
왜 바람이 하나도 없는거야!
어제 온 몸 깨끗이 샤워했는데 또 몸에서 식초냄새가 나기 시작했어...
지금은 오르는게 금지된 송악산...
언젠가 오를 날이 또 오겠지?
너도 덥지?
그러게 왜 두꺼운 옷을 입고 온거야...
난 반팔임에도 죽겠구만...
그래도 사진찍을 때만큼은 안그런척 해야겠지?
너.. 연기 잘한다?
송악산 둘레 다 돌았더니...
배가 너무 고파...
게다가 너무 더워서 물 2리터가 금새 사라졌네...
목이 너무 말라...
제주 올레길은 이제 추자도만 남았지만...
다 끝내고보니 뭔가 허전하네...
처음 시작할땐 그렇게 길어 보이더니 막상 시작하니 금새 끝나버린것 같아...
역시 오후 시간대로 접어드니 편의점의 도시락들은 씨가 말랐네...
삼각김밥도 없고 라면과 빵만 있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게 어디야 그치?
예전엔 편의점은 고사하고 민가도 없는 경우가 허다해 걷다가 굶어 죽을수도 있겠구나 했으니...
지금도 그런 곳이 몇 군데 있긴하지...
중앙선에 다리 걸치고 자해공갈 하게?
내가 주도면밀하게 계획 짤테니 넌 차가오면 박히기도 전에 무조건 어이쿠 하면서 자빠져~
알았지?
저기 오는 차가... 시속 300Km정도 되겠군...
자... 잘 할 수 있지?
나무액자에 갇힌 형제섬.
형제섬 중 어느게 형이게?
작년에 해설사분과 우연찮게 같이 걸었을 때 단디 들었으면 답 알겠지?
벌써 산방산이 코앞... 은 아니네...
송악산에서 볼 때와 왜 크기가 같지?
10코스는 다 좋은데 해안가를 타고 도는 탓에 시원한 숲길이 없는게 좀 아쉽다 그치?
좀 전 문제 답은 뭐다?
누가 형이다?
벌써 해가 넘어가려고 하네...
요 즈음의 붉은 색이 난 너무 좋더라...
사물 본래의 색에다 얇게 붉은 색으로 덧칠되기 시작하면서...
그 짧은 시간동안 이 색은 더욱 강렬하게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하지...
그리고는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호오.. 너 손가락이...
가위손?
그림자도 이제 많이 길어지고 저멀리 산방산도 붉게 물들어가네...
산방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색이 좀 진했더라면 더 이쁠건데 오늘의 햇님은 요정도로만 색출해주네...
지금 용머리해안까지 가긴 그렇고...
저기 등대까지만 가고 오늘 일정은 마무리하자..
오전 늦게 출발한 것도 있고, 해도 넘어가니...
게다가 이젠 여행 막바지이니...
조금 더 걷기 보다는, 조금 더 많은 걸 보는게 낫겠지?
해가 넘어가니 자동 뽀샤시 모드네?
오늘 하루 땀 뺀다고 욕봤어...
이제 내일 마라도 일정만 남았으니...
더욱 아쉬워지는 하루네...
10월 10일
아침엔 역쉬 코휘지?
난 달달한 막심.
넌 씁쓸한 원두.
그리고 평균연령 12세의 살림살이.
코끼리는 역시 사랑이지?
근데 요샌 사랑이 식었는지 그냥 시장표가 더 좋아졌어...
네 무게 때문에 도로가 내려앉아 금간걸 보고서도 먹을게 생각나니?
너에겐 샌드위치도 과해!!!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더울지, 땀은 또 얼마나 흘릴지...
이런 걱정보다는...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는 게...
조금은 서글퍼지려 하네...
마라도는 세번이나 예약실패로 인해 이제서야 가게 되었네...
날씨 고르고, 일정에 맞추다 보니 맨날 예약초과...
드디어 가는구나!
뿌웅~ 배타고 가는 중~
뿌웅~ 어느새 도착~
짜장면집 호객행위와의 치열한 전투 덕분에 체력감소 -30...
힐이 필요해...
마라도 인심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서 난 여기서 뭐 먹기 싫더라...
너 그렇게 잔디밭 뒹굴다가 살인진드기에게 체력감소 -99되는 수가 있어...
물론 내가 +99회복시켜 줄거지만...
고용비용이 만만찮은 건 알지?
오늘도 날 하나는 끝내주네...
네 포즈도 끝내줘!
마라도엔 나무도 없고 그늘도 없으니...
이런 건물벽 뒤에라도 숨어서 더위 좀 피하고 가자...
너무 덥네...
대한민국 최남단 돌삐.
그래도 한라산처럼 줄 안서서 너무 좋네~
이제 반쯤 돌았네...
나머지 반바퀴 돌고 짜장면 먹을 시간 간당간당하겠는데?
도대체 왜 다음배로 무조건 돌아가야 하는 건데?
내리자마자 짜장면만 먹고 조금 쉬었다 돌아가라는거야?
아니면 속보로 후다닥 한바퀴 돌고 난 후 인증사진만 찍고 짜장면 후딱 흡입하고 돌아가라는거야?
이해가 안가는 점 투성이야...
마라도 명물 성당...
절도 있고...
교회는...
있었나?
그늘이 없어도 너무 없어 여름에 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군...
다시 한번 더 오라고 한다면...
난 아마 안올거 같아...
차라리 하루 묵어간다면 고려해 볼만하지만..
한바퀴 다 돌고오니...
짜장면 정도는 먹을 시간 되는데... 먹을래?
넌 짬뽕이지?
음...그냥...
사진이나 좀 더 찍고 그늘에서 경치구경이나 하다 하모가서 먹는 걸로 하자...
억새도 이제 피려고 하네...
영알이나 화왕산의 억새가 그리워지지?
고새 헤어스타일 바꿨네?
발랄하고 귀엽게?
반은... 성공했어...
니 잘못을 니가 알렸다?
그러하다면 당장 미스테리랜치 배낭을 상납하거라!
배낭을 바꾸긴 바꿔야하는데...
볕이...볕이... 너무 강해...
이제 곧 여길 떠나겠지만...
이곳도 나중에 많이 그리워질까?
자.. 이제 떠날시간이야...
1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만남으로는 여러모로 너무 아쉽네...
얼른 하모로 돌아가서 주린 배를 채워야겠지?
메뉴는...
해물짬뽕으로!
저건 문어가 아니라 주인아저씨가 며칠간의 사투 끝에 잡은 전설의 크라켄이라고 해!
그리고 니가 자르고 있는 건 다리가 아니라 크라켄 다리에 붙어있는 잔털이야!
먹을만하지?
배도 채웠고...
이젠 보따리 싸서 제주시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어.
내가 짐 싸랬지 짐 속에 파뭍혀 자랬니?
하모 안녕...
모슬포 안녕...
그리고 우리가 보냈던 아름다운 사간들도...
안녕...
제주시로 오니...
넓다랗게 잘 포장된 도로에, 자동차에, 사람들에, 건물들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
짧았던 일탈이 끝나면 우린 또다시 이런 공간속에 놓여지겠지?
숙소 고민 끝에 다음지도 어플에서 가장 많은 리뷰가 있는 곳으로 선택했더니...
나름 라운지도 있고 분위기도 괜찮네?
작은 소품들로 잘 꾸며놓고...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들도 이곳에 빛바랜 사진으로 남아있고...
대충 샤워만 하고 제주 동문시장으로 고고!
주 목적은...
시장구경 + 김떡순 + 갈치구매...
김떡순은...
가 본 사람은 알지?
싱싱한 갈치들이 즐비하군...
내륙에선 제주산 갈치 드럽게 비싼데...
오늘 잡은 싱싱한 중짜들 7마리가 오만원?
한마리 만원도 안하네?
아지매~ 여 깔치 쪼매 주소!
얼맴니꺼?
에이~ 파장인데 면마리 더 찡가 주이소~
하이구 두바리나?
아지매~ 고맙심니데이~
마이 파이소~
9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와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이번 제주여행을 간단히나마 정리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괜찮겠지?
처음 계획으론 보따리 지고 올레길 걸으며 경치좋은 곳에다 집을 짓고 묵어가야 했었는데..
여행 초반부터 궂은 날을 너무 많이 만나 그러지 못한게 좀 아쉽네...
그리고 마라도 때문에 영실~돈내코를 포기해야 했던 것도 너무 아쉽고...
그치만 그 덕분에 다시 한번 거닐수 있었던 사려니길과 광치기 해변, 우도, 송악산 둘레길도 너무 좋았어...
숙원사업이었던 마라도도 다녀왔으니...
무더위와 비바람, 많은 지침 속에서도 이 모든 걸 가능케 해 준 우리들의 두 다리와 작은 심장에게도 박수를 보내...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나와 너의 해묵은 장비들, 이 친구들이 잘 버텨준 것 또한 너무 고마워...
모두들 수고했어...
너희들도 이제 그만 푹 쉬렴...
10월 11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대충 씻고 공항으로 가서 티케팅을 하는데...
아...
수하물 보내는데 내 배낭 무게가 15.8Kg...무게초과네...
내 감이 많이 죽었구나...
아시아나는 19Kg라 올때는 참 좋았는데...
배낭 해체해서 800g 뭐 빼야하나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
이쁜 언니가 '손님 요정도 초과는 괜찮습니다' 라네?
그저 굽신굽신...
이쁜 제주 티웨이 언니 고맙심니데이~
그리고...
제주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구미로...
구미에서 집으로...
이렇게 우리의 길고도 짧았던 여행에 작은 마침표 하나를 찍지만...
어느날 우린 또 어디론가 조그만 여행을 떠나겠지만, 그때도 네 웃음소리와 미소와 게으름과 잔소리와 줌마룩이 늘 곁에 있었으면 해...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웠고,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어...
안녕 제주~
안녕 올레~
안녕 우리가 지나온 길 위의 모든 것들~
.
.
.
이로서 이번 제주여행기를 마칩니다.
그동안 다소 긴 글 읽어주시고, 글 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포럼분들도 이 좋은 가을, 사랑하는 분들과, 혹은 혼자일지라도, 이쁜 산 많이많이 만나시고 더욱 마음이 풍성해졌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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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등산이라기보단 여행에 가까운 글이지만 또 트래킹 범주에 들긴 드니깐...ㅎㅎ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