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라고까지 얘기하긴 부족하지만 나름 커피 애호가로 지냈는데,

오늘 새로운 기기를 들인 김에 그간의 시행 착오와 커피 추출 방법별로 느꼈던 점을 정리해 봅니다.

경험해봤던 순서대로 얘기해 볼께요.

1. 프렌치 프레스

제가 보유했던 것은 아니고 회사 옆자리 동료가 이걸로 커피를 내리던걸 홀짝홀짝 얻어먹었던게

커피 입문이었습니다.

워낙 오래전이고 커피맛을 평가할만한 내공이 없을때라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긴 미흡합니다만,

비교적 추출 방법이 간편하고 뒷처리도 어렵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돈 많이 쓰지 않고 커피를 집에서 즐기고 싶으시다면 프렌치 프레스나 모카포트가 좋은 선택이라 봅니다.

2. 핸드 드립

본격적으로 커피에 빠지게 해줬던 추출 방법입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커피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핸드드립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여러가지로 손도 많이 가고 연장들도 은근히 거추장 스러워서 아이들이 생긴 이후엔 봉인한 추출 방법입니다.

원두 종류별 아로마를 제대로 표현해주고 글라인딩 차이, 물 온도 차이, 로스팅 차이등등의 피드백이 좋아서

실험하듯 커피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네요. 언젠가 아이들이 대학에 보낼 때 쯤이면 홈 로스팅한 원두를

핸드드립 해서 먹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캡슐 머신

핸드드립을 봉인하고 들인게 일리 캡슐 머신이었습니다. 편하기로는 캡슐 따라갈게 없죠.

다만, 캡슐값이 만만치 않고(하루에 4샷 이상 먹습니다.) 맛의 베리에이션이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에 정이 가진 않더라고요.

커피 많이 드시지 않고, 편한걸 찾으시면 닥치고 캡슐입니다 ㅎㅎ

4. 전자동 머신

지금도 많이들 구입하고 계신 필립스 세코 머신 참 좋습디다. 6~7년여 전쯤에 HD8751 을 독일에서 직구해서

펌프도 직접 교체해서 바로 어제까지 참 잘 썼습니다. 캡슐머신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상당히 해소되었고

추출이 간편해서 너무나도 만족 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추출은 간편하지만 관리는 간편하지 않습니다. 추출 그룹 청소에 꽤 많은 신경을 쓰시지 않으면

곰팡이와의 전쟁을 경험하셔야 합니다. 편하려고 쓰는 전자동인데.. ㅠ.ㅠ

1주일에 한번정도씩 추출그룹 관리를 꾸준히 해주시면 되는데, 한순간 나태해 지면 바로 곰팡이행입니다.

곰팡이에 강한 전자동 머신? 그런거 없습니다. 

긴 여행을 떠나기 전 날 잊지않고 커피머신을 깨끗하게 닦아놓고 가실 부지런함을 가지셨다면

전자동 머신도 매우 괜찮은 선택입니다.

5. 반자동 머신

전자동에서 곰팡이에 패배하여, 결국 브레빌 BES870을 직구로 들였습니다.

일단 샷 몇개 내려본 느낌에 의하면 만족스럽습니다. 

커피를 갈고 포타필터를 끼워 추출하는게 커피 내리는 재미가 있고,

좋지는 않아도 후지지 않은 글라인더가 일체형인게 간편하고 좋네요. 크기도 컴팩트한 편이고 외형도 맘에 듭니다.

초보자에겐 세팅에 다소 시행착오가 필요하긴 하지만, 맛도 전자동보다 좋은 것 같고요.

청소도 바로바로 조금씩 하는 형태라서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네요.

이러다 또 뭐로 갈아탈지 모르지만, 이상은 BES 870 샀다는 자랑 글이었습니다.ㅎㅎ

커피를 어떻게 즐길지 고민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