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는 좀 이기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2년을 만나면서도 이별통보를 3번인가를 받았고 넌 되고 난 안되는 그런게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전 여친은 우리 관계가 건강하다고 생각했나봐요.
제가 전 여친의 1년여간의 교환학생을 기다리고난 뒤 헤어지기 한달여 전 무렵 다시 한국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술을 마시며 저는 솔직히 그동안 제가 상처받은 얘기들 힘들었던 일들을 털어놨습니다.
굉장히 놀라더라고요. 나는 솔직히 네가 나한테 막대하는 것도 힘들었고 나는 안되고 너는 되고 이런 것도 힘들었고 나한테 잔소리 심한것도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솔직히 롱디가 시작되고 한 반년 뒤부터는 저도 서서히 마음이 멀어지기 시작했는데 꿋꿋히 기다렸습니다.
마음이 조금 식었어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이 식은게 느껴지자 그 여자친구는 여지없이 떠나갔습니다. 예전에 사진 정리하는데 네 마음이 식으면 나는 떠나갈거야 라는 말을 캡쳐해놓은게 있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동안 내가 할말 하고싶은거 다 말 못한게 다 네가 떠나갈까봐였는데 그렇게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그녀는 떠나갔습니다. 물론 행복하고 사랑하는 시절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이별 전 작은 다툼을 하고 다음날 카톡으로 헤어졌습니다. 옛 추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났지만 마지막에 제가 잘 못해준 것도 많이 미안하고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며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남자친구가 생기더라고요.직접 들은건 아니고 SNS에 데이트 사진을 막 올리는겁니다. 한 2주?아 환승당했구나 싶었습니다. 연락을 했습니다. 남자가 생겼답니다. 저랑 유럽여행 간 추억 일본여행 간 추억 중국여행 간 추억 2년간 함께한 일들이 모두 없었던 일처럼 하나도 기억이 안난답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한마디에 정이 뚝 떨어져서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 여자친구랑은 정 반대로 저를 정말 사랑해주고 저를 존중해주고 오히려 제가 상처입힐까봐 두려운 그런 친구입니다. 성격도 전 여자친구와 정 반대이구요.
그런데 가끔, 그 미워했던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네요. 제가 지금 여자친구를 너무 귀여워하면서 캡쳐하는 행동 이며 그런 것들이 전 여자친구가 저한테 하던 짓인데 그때 얘도 이런 기분이었나 싶고... 정말 정말 말끔하게 잊고 지금 여자친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문득문득 생각이 나네요. 전 여자친구같은 사람이랑은 결혼할 수 없을거야 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 여자친구는 와 이런 여자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우리가 그때 사랑하기는 했었구나라는 생각이 헤어진지 4달이 되어서야 드네요.
전 여자친구는 저랑 사귈 때랑은 다르게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만나나봅니다. 제가 그렇게나 졸라도 안하던 커플 프사도 해놓고 상메도 하트 뿅뿅 붙이고...제가 해달랄 때는 엄마가 뭐라 한다고 그렇게 안해주더니 ㅋㅋㅋ
그래도 어린 애처럼 그런걸로 조르지 않고 조금은 더 의젓함을 배웠습니다. 이 이별을 통해
마지막에 저를 그렇게 떠나간, 그리고 저를 힘들게 했던 사람이지만 제 추억을 아주 크게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니 그 사람을 통째로 떼어내려니 문득문득 힘이 들고 이런 고민이 되는게 지금 여자친구에게 미안합니다.
전 여자친구와 재회하고 싶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그저 그 많은 순간들을 없었던 일처럼 떼어놓기에는 제 삶이 너무 짧았나보네요.
헤어질 때 전 여자친구는 저한테 새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그 모습이 절대 상상이 되지 않지만,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같다고 했습니다.
그 추억이 떠오르면 그 시절의 저를 추억해줄 사람이 전 여자친구밖에 없다는 사실에 문득문득 연락이 하고싶어지지만... 참아봅니다.
이런건 잊는게 아니라 그냥 묻어뒀다가 문득문득 발에 튀어나온게 걸리는 그런 거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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