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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해외 아주 먼 타지에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1년 반째 근무하고있는 33세 싱글남입니다.
올해 2월 초에, 권역사무실(같은 사무실 쓰지만 다른 부서라고 보시면 됩니다.)에 4살 어린 여직원 새로 왔고요, 그 직원 다른 업무 관련해서 여기 오기 전 부터 알고있었고,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거든요, 여자로 보이는건 전혀 아니었고요. 암튼 굉장히 반가웠어요, 황량한 타지에 그나마 말 통하는 여자직원이었으니까.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자주 하면서, 점심도 자주 같이 먹으면서, 알게모르게 많이 가까워졌어요. 그리고 타지에 아는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직속은 아니지만, 후임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챙겨주고 잘해줬어요. 그 친구는 저한테 여자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공적인 회사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나마 이곳에서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한 몇 안되는 친구였어요.
암튼 그러다가 갑자기 한 달 전쯤인가, 갑자기 나를 멀리하고, 막 싸한 공기를 풍기는겁니다. 불편하고 짜증나서 무슨일있냐 내가 뭐 실수한거 있는지 물어봤어요. 그러더니 며칠 전 둘이 커피 마신 이후로 내가 불편해졌다고 합니다.(그때 퇴근 후 첨으로 둘이 커피 마셨고, 당시 이상형이라던지 그따위 더 사적인 이야기를 내가 물어봤던거 같습니다. 정말 순수하게 심심하고 궁금해서.) 그러면서 자기는 저 외에 다른 사람이랑도 개인적인 이야기 많이 나누고, 나는 선임 그 이상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때 하도 어이 없어서 안에 화 그냥 지르려다가 참고 그냥 집에 왔고요. 집에 와서 카톡으로 오늘 너 완전 오바했다, 내가 무슨 고백했냐, 언제 들이대기라고 했냐 라고 보냈고. 이에 그 친구는 죄송하다고, 본인이 실수했고, 예민하게 반응해서 오바했다고 답문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나서도 하도 괘씸해서 그 친구 한 일주일정도 무시한거 같습니다. 그동안 그 친구는 본인이 실수한거 아는지, 커피도 사주고 살근살근 말도 걸어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워 보여서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 잘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다시 그 친구랑 전 처럼 허물없는 관계로 돌아가고 싶었고요. 근데 그 친구가 나 대하는게 다시 또 뭔가 더 어색하고, 또 뭔가 계산하고 다가오는 것 같고, 사람 굉장히 불편하게 하는겁니다. 둘이 있을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때 더 어색한 공기 내뿜으니까, 내가 뭐 실수한것도 아닌데, 괜히 주변 신경쓰고 의식하게 만들고요.
솔직히 이 친구 혼자 나 두고 시나리오 쓰고 북치고 장구치는 것 같아 너무 불쾌합니다. 그렇게 제가 선을 넘어 남자짓을 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이 불쾌한 감정과 함께, 언젠가부터 되려 제가 그 친구를 신경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 타지에서 말이 통하는 여자아이를 오래간만에 만나 서로 나누었던 인간적인 호의는 분명 있었지만, 다시 뒤돌아보면 인간적인 호의와 이성적인 호감 사이에 경계가 명확히 나누어지는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 친구도 이를 저보다 더 먼저, 더 예민하게 케치하고, 저를 대할 때 마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가요.
아무튼 이 미묘한 감정, 그리고 이 불편한 관계,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이상 먼 곳에서 주저리주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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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아재발아아재
여러명 있을 때는 그냥 신경도 안 쓰는게 답일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