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그린라이트 5차 경과보고서 올립니다. 

18:30분 저릿저릿한 하체를 질질 끌면서, 단백질이 13g밖에 안들어있어서 썩 맘에 들진 않지만 편의점 1+1 칼로바이 곡물맛 프로틴을 후릅하며 헬스장으로 향했다.

무슨일인지 헬스장에 사람이 별로 없다, 아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등을 조지는 날, 전날 하체를 조졌기 때문에 뒷다리살이 조금 부담이었지만 등의 두께감을 위해 데드부터 점진적으로 조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고중량 저반복을 하다가, 등의 세밀한 두께감과 스킨을 조금이라도 얇게 만들기 위해 저중량 고반복으로 등을 조지자 다짐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정신을 차려보니 또 고중량 저반복을 처버렸다. 

세트를 마치고 BCAA를 처마시며 스스로 반성을 하던중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또 약속의 8시가 되었다. 

'삑ㅡ"

헬스장 출입구에 번호키를 찍는 소리가 들린다.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오는데 하나가 없다 흠 

오늘은 항상 같이오는 친구만 왔다, 갑자기 등이 식어버렸다

'그래..오늘은 뭐 항상 하던데로 운동만 하자, 운동하려고 온거잖아 ㅠㅠ" 라며 혼자 되네이고 풀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튜버 조준스타일의 개구리 풀업으로 식어버린 등을 다시 활활 태우고 있는데 뒤에 뭔가 자꾸 누군가가 서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둘중 하나다 

그냥 보고 있거나, 아니면 '허허 나 한세트만 해도 될까요 허허허" 하는 어르신들이다, 

이렇게 길을 잃은 분들은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드리면서 설득한 후 렛풀다운으로 보내드려야 한다. 

그.런.데.

??? : '저기요...."

나 : '네??"

뒤를 돌아보니 그분의 친구분이다 음 무슨일이지 (그냥 친구 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친구 : '안녕하세요"

나 : '아 안녕하세요 그 항상 둘이 어깨 하시던.."

친구 : '아 ㅎㅎ 네네 매번 지나가는데 인사 못해서"

나 : (눈웃음) 'ㅎㅎ 앞으로 자주 인사하시면 되죠" 

하고는 간단한 목례를 하고 로우를 하러 넘어갔다, 너무 길게 이야기하면 또 속없어 보이니까. 

효과는 대단했다 

기구 옮길때마다 신상을 캐러 온다 

친구 : '혹시 나이가"

나 : '음...35입니다" 

친구 : '아...35이요?"

나는 여기서 끝났구나, 아아 즐거웠어 안녕 내나이가 어때서 썅 ㅠㅠ 라고,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순 없다 

나 : '나이가 그럼 혹시" 

친구 : '30이에요" 

나 : '오옹..동안이시군요" (사실 이거외엔 할말이 없다)

신상캐기는 계속된다 

직업, 회사, 회사 소재지, 헬스외에 하는건 없는지, 그리고 결정적인 유도질문을 한다. 

친구 : '주말에는 여자친구 안만나세요? 맨날 헬스만 하시면 지루하지않나여" 

나 : '그런거 없는..."

친구 : '아 죄송해요 ㅋㅋ" 

원하는 대답을 얻은 표정이었다.

이모든 것들은 마지막 질문을 위한 워밍업이었나. 그리고는 9시반이 되자 그 친구분은 떠나갔다. 

은근 사람 헷갈리게 하는 하루였다. 

여튼 성공적으로 등을 조지고 집에 돌아와 계란 6개와 닭가슴살을 스크램블하여 미친듯이 퍼먹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이제는 헬스장이 내집처럼 편안해진다. 

이상 5차 보고서 마칩니다. 

친구한테 신상캐오라고 시킨건지..뭔지..뭐지 흠. 

일단 오늘도 퇴근하고 헬스 다녀올게용 그럼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