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뽐뿌를 굉장히 간만에 들어오네요...과거에 썼던 글들을 보니, 옛날 소개팅 얘기들이 많이 있네요..
이럴때만 여기다 글을 올리는 것 같지만...이번에도 역시 소개팅 글입니다.
일주일전쯤 소개팅으로 한여자를 만났습니다.
전 31, 그친구는 29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나이죠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제가 차로 집에 데려다 주었죠
그리고 다음주말에 주선자 커플이랑 같이 보기로 에프터까지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주선자를 통해 피드백을 들어보니
괜찮았다를 넘어서 호감이다! 라는 초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군요.
저도 맘에 들었기 때문에 설레였고
그렇게 카톡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친구가 카톡 답장이 굉장히 느렸습니다..1시간은 기본이고 2시간만에 답장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지요
이때는 이걸 별로 신경안썼습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떄문에요
그러다 에프터 날이 왔고,
전날 카톡보낸걸 에프터 날,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도록 읽지도 않고 있어서
좀 짜증이 났습니다. 예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냥 시간다되도록 연락없으면 그냥 집에 가버릴려고 하던 찰나에
시간 딱 맞춰서 연락이 오더군요 도착했다고
여차저차 해서 만났고 주선자 커플이랑 2시간쯤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즐겁게 마무리 하고
각자 따로 찢어졌을 때 넌지시 물어봤더니, 약속이 이미 된 상황이라 생각해서 더 답장 안보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카톡을 읽지도 않은게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그려러니 했습니다. 그 친구는 오해가 있었던거 같다며 미안해 했구요
그렇게 둘만의 데이트가 시작됐고, 영화를 예매하고 남는 시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많이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식사를 하고, 그날도 제가 데려다 주었죠
데려다 주는 길에 그 다음날 드라이브나 가자죠 제가 제안을 했고, 그친구도 흔쾌히 오케이를 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그친구의 친구한테 연락이 왔고, 통화를 해보더니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친구는 아무래도 친구의 집에 가봐야겠다고 얘기를 했고 저는 차를 돌려 친구집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가는길에 아무래도 주제가 그쪽으로 흘러서 남녀얘기 이별얘기 등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큰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뉘앙스상 한 2~3개월) 첫 남자친구이자 굉장히 오래 6년이상? 사귄 사람이랑
얼마전에 헤어졌다고 하더군요...저도 4년이상 사귄 사람이랑 헤어진 경험이 있는지라 그런경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언젠가는 잊혀진다.. 현재가 중요한거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제 경험도 얘기를 했구요
중간중간 자기 얘기를 하다 울컥 하는 모습도 보였고, 아직 전 남자친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저와 만나면서 갑자기 머리도 짧게 자르고 치아 교정도 시작하고 했는데
그날 얘기를 해보니, 전 남자친구가 머리도 못자르게 하고, 치아도 지적을 했던지라 그 부분에 대해서 변화를 하려고 했던거라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너무 주제가 그쪽으로만 가는거 같아서 좀 화제를 돌리고자
저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겠냐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서로 존대를 하고있었습니다)
이친구가 질문을 잘못듣고 "써...썸남?" 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관계에 대해 물어본줄 알았나봅니다.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지만 어쨋든 이친구도 저를 썸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아
한바탕 웃고, 이친구는 자기 입으로 그런말을 했다는 거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워 하며 한차례 소동이 있고 난 후에
저를 오빠라 부르기로 했고요
그렇게 친구집으로 데려다 주고나서 내일 드라이브 가기로 했으니 일어나서 연락을 하라고 말하고 저는 집에 왔습니다.
그렇게 내일 이 되었고, 이 친구한테 아침에 카톡이 왔는데 친구가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많이 힘들어한다
오늘 내가 같이 있어줘야겠다. 드라이브는 못갈것 같다 미안하다.. 이런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조금 서운했던지라 그냥 그래라 하고 말했는데
이친구가 먼저 대신에 주중에 자기가 밥을 사겠다 퇴근하고 보자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저는 알겠다고 하고, 친구랑 하루종일 있을테니 따로 연락은 안했습니다.
그러다 밤 9시쯤 제가 큰맘먹고 전화를 했고, 친구헤어진 얘기 등등 하며 통화를 하며 주중 약속을 확정하고
못한 드라이브는 이번 주말에 다시 하기로 3번째 만남과, 4번째 만남까지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 오늘이 밝았고 여느날과 다름없이 카톡을 주고 받다가
오늘 저는 술자리가 있어서 좀 늦게 집에 오는데
갑자기 전화가 옵니다...받아서 얘기를 해보니
아직 자기는 누굴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너무 성급하게 오빠를 만난것같다.
혼자 지낼 시간이 좀 더 필요한거 같다. 오빠는 너무 좋은 사람이지만 여기서 스탑을 해야 할 것같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저는 순간 벙쪘지만...이해한다... 이런얘기 하기 어려웠을텐데 용기내서 말해줘서 고맙다
다만 나 욕심좀 부려보자. 난 니가 좋다. 나도 이별후에 겪었던 감정들이고 얼만큼 힘든지 모르는거 아니다
성급하게 다가가지 않을테니 이렇게 만난 인연 섣부르게 끊진 말자... 이런식으로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남녀사이는 여기서 끝이다. 친구사이로 지내는 건 좋지만 당장 이번주 약속은 지킬 수 없다. 못만나겠다.
이런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뭐 질척질척하게 통화를 좀 더 지속하다가 알겠다고 나중에 친구로서 밥이나 한끼 먹자고 할테니 거절하지 마라 이러면서
통화 종료했습니다.
저는 사실 지금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정말 만났을때의 분위기도 그렇고 주선자를 통해 들은 피드백도 긍정적이었는데
갑자기 한순간에 이런 결말이라니요...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애초에 전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주위사람들의 성화로 저를 '잠깐' 만나서
기분전환이나 하려한건데 저 혼자 쌩쑈를 했던거였던가
아니면 실제로 정리됐다고 생각하고 저를 만났는데, 제가 괜히 안좋은 기억을 후벼 끄집어내서 제 무덤을 팠던가...
일단 이렇게 결론이 나긴 했고 생각해보면 이제 일주일 밖에 안된 만남이었긴 하지만
제가 호감을 느꼈기 때문인지 굉장한 허탈감이 듭니다.
저는 여기서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요...깔끔하게 그냥 포기하자니 마음이 쓰라리고
열번찍어보자니 이미 단호한 마음 돌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되구요
위에서 언급한 주선자커플의 결혼식이 5월이라서 그때 자연스럽게 마주치긴 할텐데 그건 또 어떻게 해야할지
모든게 혼란스럽고 걱정입니다.
오래사귄 이성이랑 이별 후에 새로운 사람을 처음 만나보신분들
혹시 이런경우에 제가 어떻게 하면 될 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등록안내
0
0
GreatUmbro
leesak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