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우연히 해본 동네 내과 혈액검사에서 당화혈 5.7로 당뇨 전단계가 나왔습니다.(동네 내과 직접 검사는 아니고 전문 검사업체 외주였습니다.)

이것 저것 검색하며 알아보다가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대학병원에 경구포도당 부하검사를 예약했습니다.

공복혈당은 전날 아주 늦게 야식을 먹지 않는 이상 거의 90미만으로 나와서 공복혈당 장애는 아닌 게 확실하고 분명 내당능장애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대학병원이라 역시 예약은 자리가 잘 나질 않아 거의 2달을 대기했네요. 

당화혈 5.7진단받은지 얼마 안됐을 때 1시간 혈당 2시간 혈당을 자주 재봤는데 전 1시간 스파이크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특히 외식메뉴들에서요. 모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월남쌈을 1.5인분 먹었던 날은 1시간이 200을 넘기고 2시간도 183이었어요.

2달 간 삼시 세끼 채소 위주로 샐러드 만들어서 잘 챙겨먹고 운동은 원래 하던대로 아침 공복운동을 계속 했습니다.

당뇨 전단계 진단으로 부터 2달이 지난 저번 주, 드디어 예약일이 되어 병원에 갔습니다. 선생님과 간단한 문진 후 약을 받아 채혈실로 갔습니다.

디아솔S라는 약인데 굉장히 맛있더라구요. 레몬향이 나는 매우 진한 설탕물맛입니다. 싸구려 레몬주스맛이라고 하면 딱 맞겠네요.

사람에 따라 구토나 어지러움증이 있다던데 전 그런건 없고 1시간쯤 됐을 때 갑자기 엄청 졸려서 채혈실 의자에서 졸았습니다.

채혈은 약 먹기 전, 먹고 30, 60, 90, 120분 총 5번 정맥혈 채혈을 했습니다. 2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시간은 잘 가더라구요.

그리고 이틀 후에 결과를 들었는데 결과가 참 난해합니다.

혈당은 30분 154, 60분 129, 90분 110, 120분 104가나왔고 혈중 인슐린, C펩타이드 수치 모두 좋아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나왔네요.

총 콜레스테롤도 243에서 197(HDL 96, LDL 112,  중성지방 33)로 내려갔고 기타 범위 밖이었던 다른 수치들도 다 안정권으로 돌아왔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당뇨를 걱정할 수치가 전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표로만 보면 췌장도 매우 건강한 상태인거 같다구요.

근데 웃긴게 당화혈은 5.8로 올라갔습니다.ㅜㅜ

의사 선생님이 당화혈이 올라간 건 외적인 문제일 거 같다고 다른 방향으로 관리를 해보고 3개월 뒤 다시 보자고 하셔서 일단 그 쪽으로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5.7% 진단받고 관리 시작한 지 2개월이 조금 넘게 지났는데 첫 1개월가량은 일반적으로 먹던 거 먹으면서 혈당 튀는 음식 찾느라 그냥 날렸다고 쳐도 리브레로 측정한 최근 4주 혈당도 95% 이상의 시간이 80~140안에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식당관리랑 운동 병행해서 고지혈증도 싹 사라졌는데 당화혈은 도대체 왜 올라간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당화혈 빼고는 모든 수치가 완벽하게 정상범위로 들어갔습니다.

조금 의심이 가는 점이라면 5.7받은 병원과 5.8받은 병원이 다르다는 건데...

어차피 관리 시작한 거 계속 할 계획이지만 이상한 결과가 나오니 너무 혼란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