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과 관련 있는 '천연물 신약' 3종 조인스정, 레일라정, 신바로 캡슐 알아보기1

천연물 신약.

 어감상 좋은 약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화학합성의약품 보다는 부작용이 덜 하면서 효능은 좋을 것 같은 느낌? 적어도 전 그랬습니다. 우연히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처방전을 보면서 낯선 약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조인스정? 레일라정? 신바로캡슐? 어머니의 병력이 결코 짧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의 약은 거쳐 갔습니다. 그런데 위 3종은 생소하더군요. 그래서 찾아 봤습니다. 찾아보니 나름 사연이 깊은 약이었습니다.

 2001년 ~ 2010년까지 천연물 신약 개발 촉진 계획에 따라 통상의 신약 임상 보다 완화된 조건 하에서 많은 신약이 탄생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전임상, 임상1상은 생략하고(근거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고문헌), 독성에 관한 자료제출도 상당수 면제해 주는 등 엄청난 특혜? 수혜를 받았죠.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통제된 환경에서 수행된 임상실험도 분명 의미가 있지만, 수백 년 동안 민간에서 사용하여 어느 정도 검증된 약이라면 약리기전을 밝힐 순 없어도 분명 의미는 있는 것 같거든요. 어떠한 악재가 효능이 있다는 답을 알고 있다면 그 근거를 찾아가는 것은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한약의 특성상 유효성분 규명이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군요)

 의욕적으로 추진된 계획이었지만 실상은 어두운 면이 많았습니다. 수출 실적은 미미하고 FDA 임상은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현실적으로 FDA 임상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한약의 특성상 유효성분 규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전성 면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몇몇 제약사는 리베이트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고 2017년 이후부터는 천연물 신약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졌던 모든 시스템은 중단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조인스정, 레일라정, 신바로캡슐은 이 시기에 품목 허가 받았던 천연물 신약 중, 최근까지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처방 받는 약입니다. 한약재가 주성분이지만 한의사가 처방할 수 없고 양의에 의해서만 처방 받을 수 있습니다. 3종 모두 골관절염(소위 퇴행성 관절염)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허가 받은 약입니다. 이 중에서 조인스정은 류마티스 관절염도 적응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효능은 항염증 + 연골보호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기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이죠. 이미 망가진 연골을 재생하는 역할(구조개선)은 하지 못합니다. 이 부분은 수년 전부터 주목? 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제가 확언할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시술 받아 유명한 카티스템이 있고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k라는 치료제가 있긴 합니다.

 여하튼 3종류 약의 효능은 대동소이합니다. 이들은 실질적인 효능보다는 기존 NSAIDs 대비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는 부작용이 심합니다. 특히 위장관계 부작용이 심하죠. 그래서 이들 약을 처방 받으면 필수적으로 위점막 보호제도 처방 받습니다. 그나마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중에 쎄레브렉스(셀렉콕시브)라는 약이 있는 이 약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비선택적 COX 차단제) 등과는 작용기전 좀 달라 위장관계 부작용이 덜하다는 평가가 있죠. (COX-2 선택적 차단제) 그런데 신약 3종의 임상결과, 쎄레브렉스보다 부작용이 덜하다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들이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의 대체제로써 천연물 신약3종을 처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당수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통증 완화를 위해 쎄레브렉스와 같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복용하거든요. 그런데 환자에 따라서 위장관계 고위험군이라면 NSAIDs를 사용하지 못합니다.

 최근 이들의 성장세를 보니 조인스정은 작년 기준 300억 정도 매출액을 올렸더군요. 레일라정은 200억, 신바로캡슐은 100억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레일라정은 모 한의사의 처방전을 그대로 따왔다는 설이 있고(물론 개발사는 부인합니다만, 성분이 동일하죠), 신바로캡슐은 처음부터 자생한방병원의 ‘청파전’ 처방전을 가져왔죠. 어찌보면 한약을 경구약으로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한약의 과학화죠.

 아래 영상은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물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좀 더 특화된 내용이 있지만 그건 해당 환자나 가족에게 의미 있을 것 같고 해당 사항이 없다면 큰 의미 없는 내용입니다. 다만,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계열의 약은 우리가 일상에서도 흔히 복용하는 약이고 사람에 따라 위장관계, 심혈관계 고위험군이라면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약성분의 약을 양의만 독점적으로 처방하는 것이 다소 이상할 수도 있지만, 그건 뭐 제가 관여할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