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전 기존에 고장난 이어폰을 대신해 한달용돈의 7%나 되는 3만원을 투입한 이어폰을 아직 사용중입니다.
멋진 이름표도 없고 대륙의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고아같은 아이였지만 큰 돈을 들인만큼 늘 애지중지하며
퇴근 후 하루종일 지친 몸을 이끌고 샤워하고 누운 보송한 잠자리에서만 1시간씩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애정을 너무 많이 줬던 것일까요? 채 2달이 가기도 전에 한쪽 귀가 들리지 않더군요.
상심이 컸지만 그래도 한쪽이라도 버텨준게 어딘가 해서 고맙더군요.
하지만 마음한켠 처량하기 짝이 없는 마음은 아직도 진정할 길은 없네요..
그렇다고 이놈을 버리고 옆에서 와이프 곤히 주무시는데 스피커를 틀어놓는다는 등의 용기는 저에게 없는지라
지금까지 10개월동안 영화의 배경음은 포기하고 대사만 들리는 한쪽귀로 영화를 시청중입니다.
배경음 없이도 재밌는 영화는 퍽이나 많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얼마전에 발생했습니다.
제가 욕심을 조금 부려 이 놈으로 레미제라블을 시청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이라고 하면 모름지기 그 웅장함. 그리고 그 감정을 억제하는 듯한 거친 숨소리. 사회의 핍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 치는 듯한 그 감정선, 어찌할 수 없는 인생에 놓인 그 처량함! 그것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제게 들리는것은 MR을 제거한 듯한 러셀 크로우의 거친 노랫소리뿐이었습니다.
3D사운드가 터지며 팝콘이 전율하는 영화관에서 느낀 감동의 쓰나미는 해질녘 서해에 썰물 빠지듯 쓸려내려가고
저에겐 노래조차 마음껏 들을 수 없다는 쓸쓸함만 남더군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도 사실 듀엣의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남자가수가 사랑해~ 라고 하면 여가수가 바로 이어서 사랑해~라고 답변하는 그런 듀엣이 듣고 싶습니다.
왼쪽귀에서 남자가수만 사랑해~ / ... 사랑해~/..라고 일방적인 왼쪽귀만의 사랑노래가 아닌
오른쪽 귀도 사랑스러운 육성으로 그 사랑에 대한 답가를 하는 그런 멋진 서로간의 사랑이 가득한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미흡하고 남루한 이런 제가 응모에 당첨되어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의 사운드 퀄리티의 AKG사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소유하게 된다면
이것은 오롯이 저를 위한 선물이니 이 소소한 일상의 크나큰 기쁨이 아닐 수가 없을 것입니다.
■ 갖고 싶은 상품 1가지를 장바구니에 담은 후 캡쳐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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