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망했다고 할 순 없죠. 이유는 잠시 후에.

왜 이런 얘기가 나오냐면,

롤린이랑 비교하니 그런 겁니다.

멜론 월간차트 3달 연속 1위를 차지한 곡이 역사상 딱 두 곡입니다.

하나가 BTS의 다이너마이트.

그리고 쁘걸의 롤린입니다.

롤린은 그만큼 상상을 초월한 메가히트곡이죠.

이건 앞으로 쁘걸은 물론이고 다른 가수도 쉽게 넘기 힘들 겁니다.

노래 자체도 좋지만, 극적인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롤린은 존버와 희망을 떠올리는 상징곡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러니 치맛바람이 후달릴 수 밖에요.

촌스러운 것도 사실이죠. 용형 감성의 시대도 이미 끝났고요.

이번 음반은 차라리 풀파티나 나 혼자 여름같이,

대놓고 복고풍 곡을 타이틀로 했어도 치맛바람만큼은 흥행했을 겁니다.

(저는 개취로 FEVER가 가장 좋았습니다)

어쨌거나 쁘걸은 롤린으로 이미 범접할 수 없는 고점을 찍었습니다.

더 높이 오를 수는 없을 겁니다. 내리막길 맞습니다.

용형도 이미 인터뷰를 통해 말했죠.

"잘 내려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그것으로 몸값이 달라집니다.

수많은 중소 엔터 가수들이 멜론 1위, 지상파 음방 1위에 목메는 이유.

가장 높이 올랐던 그 자리가 가수의 가치로 오랜 시간 기억되는 거죠.

더구나 쁘걸의 경우 중요한 하나를 더 얻었습니다.

좋은 이미지.

이건 곡빨로도 돈빨로도 해낼 수 없는 상상 이상의 자산입니다.

치맛바람이 촌스럽든 폭망이든 여전히 쇄도하는 광고.

광고주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죠.

그냥 이미지 효과뿐만이 아니라,

해피콜이나 엘칸토처럼 팬덤에 의한 매출 급상승까지 눈에 보이니까요.

소속사 브레이브엔터가 쓰레기짓을 해서 망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다수 대중들은 그런 세세한 이야기까지는 잘 모릅니다.

모른다기보다는 큰 관심이 없죠. 포털 뉴스에도 거의 안나오니까요.

그런 일을 떠들고 확산시키는 것은 아이돌 팬덤 커뮤니티뿐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쁘걸 오래 보고 싶습니다.

나이 많은게 한계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 나이에 맞는 또 다른 세상이 있죠.

오히려 30대 초반인 멤버들 나이에 걸맞게,

걸그룹이 아닌 우먼그룹(?)으로 가늘고 길게 갔으면 좋겠네요.

춤도 좀 설렁설렁 추면 어떻습니까? 나이 들면 관절 조심해야 합니다.

노래도 운전만해나 FEVER 정도만 뽑아주면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한물간 용형이지만 시스타 '나혼자' 같은 명곡 생각하면,

롤린은 못넘어도 운전만해는 넘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정말 오랜만에 뽐뿌에 긴 글을 써보네요.

뽐뿌도 예전엔 매일 몇 번 씩 들어왔는데 요즘은 뜸했습니다.

제가 뽐뿌에 가입한 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뽐뿌에 들락거렸던 이유는,

뽐뿌가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무척 포지티브한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조롱하고, 차별하고, 혐오하고, 험악한 글들이 너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세상 분위기가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그냥 좀 아쉬운 마음입니다.

모든 사람이 평화롭기 어렵다면, 일단 나부터 평화롭기를.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행복한 화요일 저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