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혼밥레벨이 만렙을 찍게되서 혼밥이 가장 빡센 곳 중 하나라는 고깃집도 혼자 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엊그제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모래내시장에 들렀다가 해당 식당이 개점 7주년 행사로 

고기를 저렴하게  판다는 배너를 달아둔 걸 보고 언제 한 번 들러보자 맘을 먹었더랬죠 . 그래서 오늘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귀갓길에 들렀습니다 . 

 구조가 좀 특이한데 , 식당 건물 앞 마당에 커다란 천막이 처져있고 그 내부에 테이블이 여럿 배치되어 

있습니다.  바닥엔 자갈이 깔려 있으며 , 난방용 난로와 초벌구이용 난로가 설치되어 있구요 . 개인기호에 

따라 극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구조인데 , 개인적으론 갬성돋는 인테리어로 받아들였습니다 .

 기본 상차림 .

 빈말로도 세련된 맛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 흔한 동네 고깃집 스타일이었는데 , 직접 상을 차려주시던 

사장님께서 갑자기 나름 자격증도 있는 요리사라 본인을 소개하시며 우리집이 비록 저렴하지만 

고기도 국산쓰고 , 양념도 본인이 직접 만들어 재운다며 나름 팔고 있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어필하시

더라구요 . 실제로 가게 입구 정면에 자격증과 함께 요리사 복식을 갖춘 사장님 사진도 떡하니 붙어 있었구요 .

 된장찌개 . 1000냥 .

1000원 짜리라 기대치가 제로에 가까웠는데 의외로 맛있었습니다 .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고기나 바지락은 없었지만 , 나름 고추 , 두부 , 애호박 , 버섯 , 대파 등등 있을 건 다 

넉넉하게 들어가 있었네요 . 꽤 맛있었어요 . 이 때부터 사장님의 말씀이 허언이 아녔음을 알게 됐습니다 .

 수제 국산 돼지갈비 2인분(250g x 2) . 9700냥 x 2 .

원래 13000원에 팔던 메뉴인데 , 7주년 행사로 내년 1월까지 9700원에 팔고 있습니다 .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 맛있었어요! 가격 감안하면 꽤 괜찮은 수준이라 느꼈을 정도로요 .

보통 수제 양념 갈비 운운하는 대부분의 메뉴가 어차피 참소스 베이스 양념에 파인애플 , 무 등등을 좀 갈아서

첨가한 정도가 대부분인 걸로 아는데 , 이 집은 수제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에 부합하게 매끈한 느낌의 공장

제 소스보다 거친 느낌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뭣보다 다른 집보다 단맛이 훨씬 덜해서 그 점이 참 좋았

네요 . 고기 육질도 연육제에 절여진 느낌없이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있어서 좋았구요 .

 워낙 저렴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 생각보다 괜찮은 퀄리티의 고기가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

종종 이렇게 기분좋게 뒤통수 맞는 맛이 좋아서 자꾸 새로운 식당에 도전해 보게 되네요 .

 물냉면 . 6000냥 . 

무난한 맛의 물냉면 . 맛은 보통인데 , 면의 양은 다른집 곱배기 수준이었습니다 .

오이 고명은 빼 달라고 미리 요청드려서 좀 맛밋해 뵈네요 .

 격전을 마친 현장 . 반찬은 한 번 리필 했었습니다 .

제가 대식가니 망정이지 보통은 성인남성이 혼자 클리어하기 쉽지 않은 분량이었습니다 .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도 고작 26400원 밖에 안나왔네요 ;;

요즘 같은 고물가에 이렇게 배터지게 먹고도 3만원도 지출 안한거면 정말이지 극극 혜자죠 .

 오늘 워낙 만족한터라 행시 기간 끝나기 전까지 몇번 더 내방하리라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