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후반~2000년대 초반, 그러니까 K팝 1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지금의 아이돌과 비교하면 사실 실력으로는 지금 아이돌이 훨씬 낫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당시만 해도 '트레이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처럼 수천 수만명 오디션을 보는것도 아니었구요. 언론에 1000:1의 경쟁률 운운.. 이러면 그냥 대여섯명 중 한명 이었다는 썰을 어느 제작자가 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시절에서도 가장 라이브 실력으로 논란이 많았던 가수 중 하나가.. 다름아닌 1세대 끝판왕 H.O.T. 였습니다. 강타 외에는 제대로 노래하는 사람이 없다며 젝스키스나 NRG에 비해 실력이 없다고 까였죠. 안티들은 H.O.T.를 '붕어대갈통 오총사' 라고 불렀었습니다. 붕어처럼 립싱크나 한다는 소리죠.
그런 H.O.T.의 2집 We are the future 라이브를 한번 보시죠.
라이브를 위해 도입부의 상징적 안무를 과감히 패스하긴 했지만, 리버브 거의 없는 완전 생 목소리에 레벨이 맞춰지지도 않은 말도 안되는 마이크 볼륨, 거기에 인이어도 없던 시절 모니터 스피커를 찾아보기도 힘든 저 환경에서 라이브는 물론 코러스, 심지어는 비트박스까지 수공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거의 미친 수준이에요.
이걸 보면 더이상 붕어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이죠.
하지만 더 놀라운 그룹이 있었으니.... 바로 '미안해~~~' 삑사리로 유명한 그룹 Y2K 입니다.
Y2K라 라이브를??? 이라며 놀랄수도 있는데, 사실 Y2K는 다들 립싱크할때 끝까지 라이브를 고집했던 그룹 중 하나입니다.
거기에 그야말로 전설의 라이브가 있었으니...
전설의 '폭설' 라이브입니다. 지금이라면 저런 환경에서 눈보라 정면으로 맞고 저런 라이브를 할 생각 자체를 안하겠지만, 저 당시는 정말 정글이었네요. 저런 환경에 인이어도 없이 리버브도 없는 쌩 마이크로 완벽한 라이브를 구사합니다. 심지어 핸드싱크 논란이 있는 기타도 자세히 보시면 정확하게 운지를 하고 있어요. 사실 마츠오 형제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고 한국 와서 할게 없어서 대표가 가둬놓고 연습만 시키는 바람에 악기 연주를 저 시절부터 꽤나 잘했습니다.
게.다.가. 저게 2집인데 2집 당시에 유이치는 만 18세, 코지는 만 16세였습니다. 애기들이죠.
저 당시에는 두 그룹 다 실력없다고 얼굴만 믿고 논다고 진짜 많이 까였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정도가 되니까 전설이 되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최근 나온 르세라핌 뿐만 아니라 K팝의 실력에 의문을 가지는 움직임을 보면서 라떼는~~ 이 생각나는 꼰대가 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웃나라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K팝 가수들의 실력은 그야말로 월등한 수준이니... 어찌보면 이제는 실력 보다는 정말 프로듀싱과 비주얼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살짝 아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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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예쁘고 멋진 외모에 춤 잘추고 상품성만 있으면 되죠.
그걸 즐기는 사람이 좋으면 그만이고, 노래는 1회성 음악일 뿐이고.
그러다 7년 정도 지나면 다른 아이돌로 대체되고.
이걸 굳이 문제 삼을 필요는 없어요. 유행이 지나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니깐요.
단지 지금 주류는 아이돌이라는 겁니다. 이것도 물론 흔히 나누는 세대별로 차이가 있구요.
엔터사업에서 음악을 소비하는 주층이 어디냐에 따라 흘러갈 뿐입니다.
저도 많이 아쉬워서 황금기라고 부르는 90년에서 2000년대 음악을 주로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