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도 받아보고 연습장도 열심히 다니고 하면서

이제 스크린에서는 싱글도 몇번 쳐보고 했는데..

하지만 필드에서는 언제나 100타를 넘어가더군요. 그래서 제 목표는 계속 깨백이었습니다.

저번주 한낮 뜨거운 날씨에 반강제로 필드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세어보니 7번째 필드. (아! 9홀도 하나 있었으니 7.5번째구나)

시작하자 마자 첫홀과 두번째 홀에서 어이없게 양파를 기록하고 아~ 이번에도 망했네 하고 좌절..

뭐가 문제지? 평소의 스윙 느낌이랑 다른데 뭐가 달라진거지? 머릿속이 복잡해 집니다.

연습장에서의 그 느낌을 되찾자 라고 마음을 추수리며 내가 연습장에서 어떻게 그립을 잡았더라? 지금 잡는 그립이 맞나?

내가 스윙 느낌을 어떻게 가져갔었더라? 어깨는 허리는? 무릎은??

지금 너무 성급하게 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하며 하나씩 루틴을 잡아 갔습니다.

그러자 바로 캐디님의 지적이. ㅠㅠ '그렇게 오래 걸리시면 일행분들이 힘들어 하십니다.' (맹세코 막 4분 5분 루틴 이런거 아녔습니다. 길게 잡아도 2분?)

'죄송해요. 감만 찾으면 빠르게 플레이 하겠습니다.'

그렇게 좀 천천히 루틴을 가지면서 치자 감을 얼추 찾아 살아나는 샷들. (물론 그럼에도 죽는 녀석들이..) 

ㅠㅠ 와 주었구나. 열심히 연습한 노력의 결과물 들이여.

중간 중간 스스로 놀래는 샷들도 나오고.

8번 아이언으로 130미터를 친게 홀 옆에 바로 딱 붙어 줬을땐 저걸 내가 쳤다고? 내가? (물론 그래봤자 컨시드 파)

언제나 처럼 버디 펏이 보기로 마무리 되고 그랬지만 제 목표였던 깨백의 꿈이 이루어 졌습니다.

97타. 사실 멀리건 하나 받았기에 정확히는 99타. (게임 시작전 골린이 우대로 멀리건 하나 받고 시작했더랬지요.)

마지막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순간 깨백 했구나 라는 기쁨이..  하지만 이것도 잠시더군요..

오늘 플레이 정말 만족 하는가? 라는 스스로에게 물음에 전혀 만족 스럽지가 않다 였습니다.

왜? 첫 두홀에 양파를 했는가.

왜 버디찬스를 보기로 마무리 했는가. (적어도 파는 했어야지.)

왜 첫번째 벙커샷은 넘어가지 못했나?

왜 드라이버는 전체적으로 그렇게 실망스러웠나?(어제 연습장 가서 드라이버만 거진 1시간 연습하다 왔네요.)

계속 계속 이어지는 반성들...

마지막 질문은 난 정말 100타는 안넘는다 어디가서 말 할 수 있는건가? 조만간 또 필드 나가서 100타를 안넘으면 어디가서 90타대라고 말하고 다녀도 되는 거겠죠?

골프 재밌으면서 어렵고 힘들고 뭐 그렇네요.

미국이나 이런데처럼 뭔가 날 잡고 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가볍게 한번 치고 올까? 라는 느낌이 되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뭔가 필드 나가는게 정해지면 그때부터 전의를 불태우며 전장에 나가는 장수마냥 단단히 벼르고 가서 치니 뭔가 더 긴장도 더 되고 

힘도 더 들어가고 생각도 많아지고 그러는거 같아요. 

어렵네요 어려워... 하지만 재미있네요 ㅎㅎ